[인터뷰]부활 드러머 채제민 경복대학 실용음악과 교수

열정 없이 유행이나 열풍에 휩쓸려서는 안돼
데뷔 28년 '부활', "열정없었다면 성공못했다"

▲ 부활 드러머로 잘 알려진 채제민 경복대학 실용음악과 교수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만 바라보고 온 학생들은 중도에 포기하고 맙니다"

최근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이 유행처럼 퍼져있다. 웬만한 지상파와 케이블방송은 하나씩 가지고 있을 정도다. 일반인들이 숨겨진 재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다는 데 많은 이들이 뜨거운 관심을 보냈다. 하지만 이같은 현상을 우려의 눈으로 바라보는 이들도 있다. 

국내 최고 밴드 중 하나인 ‘부활’의 드러머 체재민 경복대학 실용음악과 교수도 그 중 한 명이다.

"최근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의 유행, 아이돌 그룹의 열풍 등의 현상으로 실용음악과를 지망하는 학생들이 급증했습니다. 정말 음악에 대한 열정이 있어서 입학하는 학생이 다수 이긴 하지만, 오디션 프로그램이나 아이돌 그룹 공연을 보면서 화려한 일면에 취해 실용음악을 하겠다는 학생들의 모습도 보게 되죠. 최근 대학 실용음악과의 경쟁률이 매우 높지만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만 바라보고 온 학생들은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진지한 열정없이 유행에 휩쓸리게 되면 결국 결과는 뻔하다는 것이다. 채 교수는 부활의 성공도 모든 멤버들이 음악에 대한 뜨거운 열정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저희 팀이 항상 최고의 자리에 있고 늘 성공했던 것으로 아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팀이 데뷔한 지 28년이 됐는데, 그 중 잘 나갔다고 생각되는 시기는 길어야 5~6년 밖에 되지 않습니다. 말로는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힘든 시기를 보낸 적도 있었죠.”

1년에 행사 한 두 번 나가거나 앨범을 발매해도 거의 팔리지 않는 등 어려운 시기가 훨씬 많았다.  멤버 각자 음악에 대한 열정이 없었다면 그 힘든 시절을 이겨낼 수 없었을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런 이유로 채 교수는 학생들에게 꿈과 열정을 강조했다.

“음악이라는 같은 꿈을 향해 나가는 후배들이 올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입니다.  드럼을 처음 배울 때 전 하루에 10시간 넘게 연습에 매달렸습니다. 잘 때는 드럼스틱을 품에 안고 잤어요. 우리 학생들을 보면 당시가 떠오릅니다. 그들이 음악에 대한 열정과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조언을 아끼지 않을 생각입니다.”

채 교수는 학생들에게 인성도 강조한다. 학생들은 음악을 하기 위해 실용음악과에 입학했다. 그런데 그들에게 왜 인성을 강조할까.

"올바른 인성이 음악의 기초에 깔려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음악에 올바른 혼을 담을 수 없다면 과연 그것이 음악을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그는 최근 부활의 새로운 음반 작업에다 대학 강의, 본인이 운영하는 실용음악아카데미 레슨 등으로 매우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경복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친 것은 지난해부터다. 이 대학에서 그는 드럼전공 리듬스타일 연구 과목을 강의하고 있다.

“부활 멤버 중 베이스를 담당하고 있는 서재혁씨가 수년전부터 경복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었습니다. 서재혁씨의 권유도 있었고 실용음악 학부장님도 강의를 요청하셔서 시작하게 됐죠."

물론 처음에는 학생들의 기대에 어떻게 잘 부응할 수 있을지, 잘해낼 수 있을지 고민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막상 학생들을 대해 보니 가르치는 것이 적성에도 잘 맞는 것 같았다.

세계적인 뮤지션 ‘토토(TOTO)’의 드러머 제프 포카로는 채 교수로서는 롤모델이다.  존경하는 해외 유명 뮤지션들이 많지만 드러머는 리듬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가는게 가장 중요한데 그 점에서 포카로가 가장 뛰어난 역량을 지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저도 누군가에게 롤모델이 될 수 있다면 정말 좋은 일일 겁니다. 그럴 수 있도록 저 스스로도 많이 노력해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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