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대 이상 전문가·박사 편입제도로 입학

▲ 한국국제대 첫 오박생으로 편입한 68세 전직 능률협회 상임교수 김정배씨(사진 오른쪽)와 58세 전직 교장 우정열씨.
“손자뻘 학생들과 캠퍼스를 누비려니 좀 쑥쓰럽긴 하지만, 젊음과 열정은 물론 새로운 학문을 접하게 돼 행복합니다.”

68세의 전직 교장과 58세의 박사가 다시 대학생이 돼 젊은 학생들과 함께 나란히 강의를 듣는다. 김정배씨와 우정열씨가 바로 그 주인공. 이들은 한국국제대(총장 김영식)가 올해부터 실시하는 ‘오박생(오십대 이상 전문가나 박사학위 소지자)’ 제도로 편입한 첫 학생들이다.

한국국제대의 오박생 제도는 50세 이상 전문가 혹은 박사학위 소지자를 대상으로 전액 장학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등록금 부담 없이 편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 평생학습의 장을 마련하는 동시에 대학은 이들에게서 수업의 질에 대한 평가를 비롯한 다양한 자문을 얻는다. 오박생들은 학생신분이지만 특정 전문 분야에서 검증된 실력을 인정받으면 교내 특강도 진행한다. 이와 함께 객원교수로서의 예우도 부여받을 수 있다. 

사회복지학과 3학년으로 편입한 68세의 김정배씨는 지난 2006년 마산중앙중학교 교장으로 정년퇴직했다. 40년간 교단에 몸 담았으며 국어학 석사학위도 가지고 있다. 등단해 시조시인으로도 활동 중인 김씨는 한국국제대와 경남대 등에서 학생들을 가르친 경험도 있다. 김씨는 평소 고령화 사회에 발맞춰 사회복지에 관심이 많았는데, 우연히 신문보도를 보고 한국국제대의 문을 두드리게 됐다.

우정열씨는 58세의 나이로 음악학과에 입학했다. 우씨는 기업체와 한국능률협회 등에서 품질과 환경, 산업안전분야 전문가다. 사회복지학 석사, 산업공학 박사 학위를 가지고 있으며, 대학 강단은 물론 현대정공 기획실장, 한국능률협회 상임교수, ISO 국가고시 출제위원장 등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다. 평소 음악에 대한 관심이 많아 늦깎이로 배운 색소폰과 성악을 좀 더 깊이 배우기 위해 다시 대학생이 됐다.

두 명 모두 늦깎이로 들어왔지만 그만큼 어느 신입생 못지 않은 열의를 보였다. “손자뻘 동기들과 함께한다는 것만으로도 설렌다”는 김씨는 “젊은 학생들과의 생각차이에 당황스러울 때도 있지만, 앞으로 잘 될 것으로 믿는다”면서 “40년 교직생활의 노하우와 교육철학을 바탕으로 학생들과 교류하면서 발전적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우씨도 “항상 새롭게 피어나는 꽃처럼 새로운 것을 배우고 싶은 욕심뿐”이라며 “좋아하는 음악을 배우게 돼서 기쁘고, 기회가 된다면 성악 발표회와 색소폰 개인 연주회를 열고 싶다. 나이에 상관없이 학생으로서 충실히 대학생활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영식 한국국제대 총장은 이번 첫 오박생에 대해 “각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적절히 활용되지 못하고 있어 제도를 창안하게 됐다”며 “합격한 두 분의 경력으로 볼 때 우리 학생들의 대학생활과 학업, 대학교육의 질 제고 등 많은 시너지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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