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경희사이버대 미디어문예창작학과에 입학한 윤씨는 2011학년도 1학기 평점 4.3만점에 4.033을 받았고, 2학기에도 4.040점을 기록해 성적우수장학금을 받았다.

서울에서 출생한 윤 씨는 고교 졸업과 함께 사우디아라비아를 거쳐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선교사를 꿈꾸며 에버릿칼리지 3학년에 재학 중이던 윤씨는 1991년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했다. 당시 그의 나이 23살에 불과했다.

이후 40일간의 혼수상태를 거쳐 목숨을 거쳤지만 목과 척수를 다쳐 목 아래로 온 몸이 마비됐다. 성대도 손상돼 1년간 말도 하지 못했다. 의식조차 없는 식물인간에서 말을 할 수 있게 되기까지는 2년 6개월의 시간이 걸렸다.

아무것도 할 수 없을 줄 알았지만 공부는 할 수 있었다. 윤씨는 지난해 경희사이버대에 입학, 눈동자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센서가 부착된 안경으로 작동하는 컴퓨터를 이용해 레포트와 메일을 작성하면서 공부해오고 있다. 어렵게 공부하면서도 4점이 넘는 학점을 잇따라 받았다.

윤씨의 모친은 “하루에 잠자는 시간인 3~4시간을 제외하면 거의 공부를 하느라 시간을 보낸다”며 “글을 작성할 때마다 머리를 많이 움직이기 때문에 레포트를 쓰고 나면 아플 때가 많다”고 말했다. 책장을 넘길 수 없는 윤씨를 위해 그의 모친은 교재를 일일이 스캔해 윤씨의 메일로 보내고 있다. 몸이 불편해 공부가 어려울 때는 대학 내 장애학생지원센터의 도움도 받는다.

윤씨는 “컴퓨터와 인터넷 덕에 세상과 소통하고 있고, 온라인으로 강의를 듣는 사이버대학에서의 공부가 삶의 열정 원천이 되고 있다”며 “현재는 졸업 작품에 낼 글을 쓰고 레포트를 쓰는 것에 집중하고 있으며, 몇 년 후 한국을 방문해 졸업식에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윤 씨는 몸이 마비된 지 10년 후인 지난 2001년에는 시집 <마음은 푸른 창공을 날고>를 출간한 바 있다. 시집에는 불운에 절망하지 않고 신앙을 통해 장애를 극복하는 그의 사색과 고백, 찬양의 시 60편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