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시 소프트웨어 도입 등 감시체계 강화

 
최근 총선을 전후로 학위논문 표절 논란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는 가운데 해외 대학들도 논문 표절과의 전쟁이 한창이다.

중국에서 불법 학사·석사 논문 대필이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매체 온바오닷컴은 24일 현재매체를 인용, 최근 중국 대학졸업시즌이 다가오면서 논문 대필 거래 사이트가 800개 넘게 생겼으며 논문거래량도 5년전에 비해 10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유명 논문대필 사이트 관계자는 고객으로 신분을 위장한 기자에게 “학사논문은 1500위안(한화 약 27만원), 석사논문은 4000위안(한화 약 72만원)이며 논문소유권은 구입자의 것”이라고 설명하며 구체적인 대필 조건을 제시했다.

이 관계자는 “논문내용은 모두 창작이며 박사 논문은 상담 후 가격을 결정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타오바오넷’에 논문대필을 검색하면 3000개가 넘는 검색결과가 나온다.

몇몇 대필사이트는 중국 주요 포털사이트에 “믿고 맡기세요”라는 문구와 함께 광고를 게재하기도 했다.

중국 법조계 관계자는 “논문대필이 성행하고 있지만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와 관련 당국간 책임소재가 불분명해 단속에 어려움이 많다”며 “교육당국은 관련 법률 제정에 힘쓰고 대학에서는 자체적으로 논문심의를 철저히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논문 대필이 성행하는 중국에 이어 미국은 논문 표절 색출에 한창이다.  가을학기 신입생 원서 접수를 시작한 미국 명문 경영대학교(MBA)가 본격적인 논문 표절 색출에 나선 것.

파이낸셜타임스는 2008년 엔론 사태에 따른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MBA 재학생에 대한 윤리교육이 강화돼 연구보고서 표절은 줄었지만 입학지원용 에세이 표절은 인터넷 발달로 크게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학기에는 UCLA 앤더슨스쿨이 지원자 870명을 대상으로 표절 적발 프로그램을 이용해 조사한 결과 52명이 표절한 사실이 밝혀졌다.

데이브 윌슨 미국 경영대학원입학위원회(GMAC) 사무국장은 “우수 MBA 과정은 희소 상품성이 커서 졸업만으로 상당한 경제적 보상을 가져다 준다“며 “때문에 일부 사람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부당한 방법으로 입학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명문 MBA들은 입학용 에세이 표절을 잡아내기 위해 감시 체계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앤더슨스쿨이 사용했던 표절 적발 프로그램인 ‘턴잇인’이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오클랜드 IT업체가 2007년 개발한 이 소프트웨어는 학위 논문 1억1000만편과 인터넷 웹 200억페이지를 저장하고 있다. 미국 대학원 이상 과정 중 70%, 영국은 95% 이상 논문이 이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표절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패트릭 오설리반 프랑스 그르노블 경영대학 학장은 “프로그램 도입 초기에는 입학 에세이와 연구보고서 전수조사에 따라 갑자기 표절 적발 건이 급증했다”며 “표절 감시를 강화하자 2년 후부터 다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에세이 표절은 주로 인터넷 글을 내려 받아 참조하거나 전문 대행업체에 에세이 작성을 의뢰해서 이뤄진다.

윌슨 GMAC 국장은 “유명 MBA들은 표절이 발생했을 때 학교 명성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을 염려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표절 예방 교육을 강화하고 자발적으로 감시 소프트웨어를 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영대학원 가운데는 에세이 표절이 어렵게 매우 독창적인 질문을 출제하거나 전문 대행업체 블랙리스트를 작성해 이들이 대신 작성한 에세이를 쉽게 적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다.

윌슨 국장은 “외국 학생 중에는 전문가에게 고액을 지불하고 에세이 작성을 맡겨 100% 창의적인 글을 제출한 사례도 있다”며 “이들은 면접을 통해 심사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입학사정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말했다.

한편 슈미트 팔 헝가리 대통령은 논문 표절로 박사학위를 박탈당하고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기도 했다.

젬멜와이스대는 슈미트 대통령이 1992년 발표한 논문의 상당 부분이 다른 2명의 논문과 유사하다는 이유로 그의 박사학위를 박탈했다. 이후 슈미트 대통령직 사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슈미트 대통령은 결국 대통령직을 사임했다.

앞서 독일의 카를 테오도르 구텐베르크 국방장관도 박사 논문의 일부를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고 지난달 사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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