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래 삼육대 총장 “비전잃고 절망하는 학생들에게 희망 찾아줄 것”
김상래 삼육대 총장 “비전잃고 절망하는 학생들에게 희망 찾아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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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대학 지원보다 중소규모 대학 지원정책 늘려야”

“인성교육이 뒷받침 돼야 진짜 실력”

“내 경험을 미루어 고백하건대 비전을 잃고 절망에 빠진 학생들이 삼육대에 오면 희망을 찾을 수 있다.”

지난 3월 취임한 김상래 총장은 학·석사 학위를 삼육대에서 취득하고 전 가족이 삼육대 동문일 정도로 ‘뼛속까지 삼육인’이다. 그는 입학성적과 실력이 뛰어난 학생들보다도 절망적인 상황에 놓인 학생들이 입학한다면 삼육대만의 인재양성프로젝트를 통해 희망을 찾아주겠노라고 확언했다.

그는 일찍이 어머니를 여의고 생활고 때문에 원하는 공부를 맘껏 하지 못했던 고교시절을 고백할 때에는 잠시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나 삼육대에 입학해 학업과 신앙생활의 꿈을 펼치던 대학시절을 설명할 때는 짐짓 행복한 표정까지 지어보였다.

‘비전과 꿈’, ‘비전을 드리겠다’는 중의적 표현인 새 슬로건 ‘비전드림(Vision-Dream)’은 이러한 김 총장의 경험과 의지를 그대로 반영한 문구라고 할 수 있다.

4년 임기 동안 이루고자 하는 목표에 대해서는 “구체적 수치를 내세우는 목표는 자칫 숫자놀음이 될 수 있다”며 “구성원들이 ‘대학이 실제로 발전하고 있다’고 공감하는 대학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김상래 총장
- 종교적 색채가 강한 대학으로 통한다. 장점과 단점이 있다면.
“종교재단 대학 이미지가 강한 것이 사실이다. 이미지는 사실은 아니지만 현실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음주와 흡연, 육식으로 인한 문제들이 드러날 것이기 때문에 언젠가는 삼육대의 금주·금연·채식교육이 앞선 교육이라고 인정받지 않을까 싶다. 다만 단점을 꼽자면 ‘사람을 변화시키는 교육’이라는 삼육대의 구호가 제3자에게는 ‘나에게 문제가 있으니 변화시키겠다는 것이냐’는 배타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본다.”

- 수험생들이 종교적 색채 때문에 입학하기를 주저하지는 않나.
“학부생들과 주말마다 글로벌리더십교육(GLE) 캠프를 열고 총장과의 대화 시간을 가질 때면 젊은이들이 입학 후 한 달간 늘 ‘금주·금연 교육이 자유를 억제하는 것 아니냐’고 질문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교육효과가 나타난다. 한 학기 끝날 때쯤 ‘삼육대 학생으로서 자랑스러운 점’을 조사해보면 ‘담배꽁초 없이 깨끗한 캠퍼스’라는 대답이 가장 많다. 사실 음주하면서 보건학을 배우고 흡연하면서 약학을 배운다는 것이 모순 아닌가.”

- 취임과 함께 선포한 슬로건 ‘비전드림’에 대해 설명해달라.
“‘비전과 꿈’, ‘비전을 드린다’는 두 가지 의미를 지닌 표현이다. 우리 세대가 학창시절을 지냈던 1970년대만 해도 신분상승에 대한 열망이 사회적으로 컸다. 그런데 최근 우리 젊은이들은 절망하고 있다. 그러나 젊은이들은 ‘할 수 있다’는 비전을 주면 자신의 능력치를 최대한 이끌어낼 수 있다. 삼육대는 서울에 있는데도 사회적 평판이 낮은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육대에 오면 그 다음 기회를 직면할 때 더 커진 잠재력과 가능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비전을 주고 싶었다.”

- 삼육대 졸업생들은 사회적으로 어떤 평가를 받나.
“나는 외부인들에게 ‘삼육대는 실력 있는 젊은이들을 키운다’고 표현한다. 실력의 정의가 다른 대학들과는 다르다. 한자어 실력의 ‘열매 실(實)’은 성실(成實) 신실(信實) 진실(眞實)에서 쓰이듯 인격과 관련된 표현이다. 삼육대는 기독교 인성교육대학으로서 전통적으로 일주일에 한 번씩 노작교육을 하고 전체 신입생들을 초대하는 MVP캠프, 주말마다 GLE캠프 등 인성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 그 효과는 학생과 학부모들에게서 바로 나타난다. 기업에서도 삼육대 학생들은 성실하고 열의 있기 때문에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 취임한 지 2개월 지났는데.
“아주 짧은 기간이지만 대학을 둘러싸고 있는 우리 사회 분위기와 현실을 보고 느끼기에는 충분한 기간이었다. 구태의연한 표현이 될 지 모르겠지만 ‘치열한 경쟁’을 넘어 처절한 상황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우리 대학 구성원들이 소통해 한 방향을 바라보게 하고 나아가 보람을 느끼도록 정책을 입안하고 행정해야 한다는 사실에 무한책임과 부담까지 느껴지곤 한다.”

- 우리나라 고등교육 정책에는 어떤 문제점이 있다고 보나.
“고등교육정책의 관심이 주로 지역에 쏠리는 것 같다. 그러나 정책을 지역과 수도권으로만 나누면 중소규모의 대학들이 사각지대에 놓이기 마련이다. 기업정책만 보더라도 중소기업 지원 기관과 제도들이 있듯이 대학교육에서도 중소규모 대학에 대한 지원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본다. 전반적인 대학 평가가 획일적으로 이뤄지는 점도 문제다. 대학들 중에도 높이뛰기 잘 하는 대학, 멀리뛰기 잘하는 대학이 있는 법인데 말이다.

- 정부가 사립대에 너무 간섭한다는 생각은.
“대학교육은 기본적으로 자율적 선택이 대전제 아닌가. 사립대가 생겨난 이유는 정부와는 다른 교육 철학이 있기 때문이다. 또 지금껏 고등교육이 80% 가까이 담당해온 것은 사립대다. 어느 정도 정부 통제도 필요하지만 그것이 교육 의욕을 절하시키거나 대학의 존재가치까지 절하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 삼육대에서 약학대학과 보건대학의 경쟁력이 높다고 들었다.
“삼육대 내에서만 보면 약학대학이 상대적으로 높은 경쟁력과 우위를 갖고 있다. 입시 경쟁률이 기본 10 : 1에 육박한다. 편입학의 경우 3명을 뽑는데 1000명이 지원한 적도 있다. 그러나 다른 대학 약학대학과의 경쟁력을 비교했을 때는 다르다. 오히려 삼육대 물리치료학과의 경우 다른 대학 같은 계열 내에서도 압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다. 물리치료학과 석박사 재학생 수는 명문대 소속 학생 수의 10배에 이른다.”

- 신임 총장으로서 어떤 분야에 중점을 둘 계획인가.
“삼육대 정원은 약 6000명이며 작지 않은 규모다. 현실적으로 학령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을 감안하면 양적팽창은 경쟁력을 잃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내실화를 겨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중점 분야는 교육과 봉사다. 물론 교육과 연구·산학, 봉사, 국제화 모두 중요한 가치이지만 우선가치는 있다. 삼육대의 경우 교육과 봉사를 앞세운 전륜구동체계이며 연구·산학과 국제화 분야는 후륜에 해당한다.”

- 삼육대의 인재상이 궁금하다. 어떤 학생들이 입학했으면 좋겠나.
“내 경험을 바탕으로 고백적으로 말하고 싶다. 고교 입학식 날이 어머니 장례식이었다. 그 때부터 단 돈 1000원도 부모님으로부터 후원받지 못했다. 내 생활기록부에는 교납금 미납으로 결석이 많다고 적혀있다. 고교생활 내내 꿈이 교육자였지만 생활기록부에 적힌 ‘졸업 후 상황’ 란에는 ‘가사조력’이라고 적혀있다. (목 메어) 꿈이 없었다. 그리고 자기비하에 빠져있었다. 결석이 잦다보니 성적도 저조했다. 그런데 삼육대에 입학하고나서 ‘물 만난 고기’가 됐다. 희망을 알게 됐다. 지금 내가 가진 긍정적 가치들은 모두 삼육대에서 배운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비전을 잃은 학생들이 우리 대학에서 비전 찾을 수 있다고 말하고 싶다. 잘 하는 학생 뽑아서 졸업시키기보다는 절망한 학생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은 것이다.”

- 4년 임기동안 삼육대를 어떤 대학으로 만들고 싶은지.
“목표를 구체화할 경우 자칫 잘못하면 숫자놀음에 빠질 수 있다. 내 목표는 보다 거시적·가치중심적인 목표다. 바로 구성원들이 ‘삼육대가 잘 되고 있다’고 공감 할 수 있는 대학을 만드는 것이다. 기간과 성과목표를 정하지 않아도 교육과 연구, 국제화 분야의 발전을 구성원들이 늘 공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나아가서 대내적으로 면학분위기를 조성하고 대외적으로는 삼육대의 브랜드가치를 드높이고 싶다.”

■김상래 총장은…
1958년 강원도 명주에서 태어났다. 삼육대 신학과를 졸업했으며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박사 과정을 수료한 뒤 영국 셰필드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89년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SDA) 목사를 안수하고 1994년 삼육대 신학과 전임교수로 임용돼 신학과장과 생활관장, 중앙도서관장 등 크고 작은 보직을 거쳐 지난 3월 제13대 총장에 취임했다.

<대담=이인원 본지 회장, 정리=이연희 기자, 사진=한명섭 기자>

▲ 김상래 삼육대 총장과 환담하고 있는 이인원 본지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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