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 기업도시 조성에 LINC사업도 선정 ‘순풍에 돛’

철도대학 통합 후 철도·교통·물류·에너지 특성화 탄력
융합학부·MIDAS 계획으로 ‘기업이 찾는 대학’ 자신

[한국대학신문 신하영 기자] 충주지역에는 대규모 산업단지가 없다. 곳곳에 산재된 기업도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이 많다. 하지만 오는 6월이 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충주시 이류면·가금면 일대 701만㎡ 부지에 조성 중인 충주 기업도시가 완공되기 때문이다.

기업도시는 정부가 지난 2005년부터 추진했다. 지방에 자족형 신도시를 건설, 주택·의료·생활 편의시설을 구축하고 지역 특성에 맞는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다. 전국적으로 6개 지역이 있지만, 그 취지를 살려 계획대로 진행되는 곳은 충주가 유일하다.

충주 기업도시가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접근성’에서 찾을 수 있다. 서울·수도권을 1시간대로 연결하는 중부내륙고속도로가 기업도시 부지에서 불과 3분 거리에 있다. 청주공항까지는 차로 20~30분 정도만 가면 된다. 또 서울-충주-문경을 잇는 중부내륙선철도와 충청고속도로가 조성 중이다. 충주 기업도시가 최적의 ‘물류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는 이유다.

그래서인지 △코오롱생명과학 △미원SC △포스코ICT △롯데건설 △현대엠코 △임광토건 △HL그린파워(현대모비스·LG화학 합작회사) 등의 기업이 입주를 기다리고 있다. 도시 조성이 완료되는 2020년까지 약 3조1366억 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3만여 명의 일자리 창출이 예상된다.

▲ 한국교통대는 철도대학과의 통합 이후 교통·철도·물류 등을 특성화 분야로 설정했다.
◆ 철도대학 통합 후 도약 채비 끝내= 이런 지역적 기반은 옛 충주대가 교명까지 바꿔가며 한국철도대학과의 통합을 추진한 이유이기도 하다. 충주대는 지난해 교과부로부터 통합을 최종 승인 받은 뒤 ‘한국교통대’로 새로 태어났다.

이후 대학의 특성화 분야도 △미래 지능형 교통기술 △차세대 철도 시스템 △스마트 교통·물류 기술 △첨단 융합 부품·소재 △친환경 에너지 기술 △창의적 교통·관광 서비스 △교통약자 보건·복지 서비스로 설정했다. 공과대학 기반의 학과들은 철도·교통·물류 특성화에 맞게 새롭게 개편됐다.

이런 와중에 산학협력선도대학육성사업(이하 LINC사업)까지 선정됐다. 그야말로 ‘순풍에 돛을 달았다’는 비유가 적절하다.

교통대는 지난달 24일 교과부에 제출한 LINC 수정사업계획서를 통해 야심찬 계획을 제시했다. 사업 5차 연도까지(2017년) 가족회사 수를 940개로 늘리겠다고 밝힌 것이다. 현재의 가족회사 수가 333개에 지나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당찬 목표다.

그러나 박준훈 LINC사업단장(제어계측공학과 교수)은 “생산기술연구원과 자동차부품연구원 유치 등으로 기업이 찾는 산학협력 혁신 대학을 만들겠다”며 “충주 기업도시 조성도 교통대의 가족회사 확대와 산학협력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 단장의 말대로 교통대가 제시한 비전은 ‘기업이 찾아오는 산학협력 혁신 대학’이다. 기업이 만족하는 현장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고, 상품기획부터 판로개척까지 기업이 필요로 하는 ‘제품화 전주기’를 지원해 신뢰를 얻겠다는 의미다.

▲ 대학 특성화 실현을 위해 융합학부를 설치, 산업체 수요를 반영한 교육과정을 개설했다.
◆ 기업이 찾는 산학협력 혁신대학= 그래서 고안한 것이 ‘마이더스 계획(MIDAS Project)’이다. MIDAS는 ‘차별화되고 다양한 대학의 지역산업 지원(Mature Regional Industries through Distinctive and Diverse Academic Support)’을 의미한다. ‘마이다스 프라자(MIDAS Plaza)’와 ‘마이다스 트랙(MIDAS Track)’이 대표적이다.

마이다스 플라자는 교통대가 고안한 산·학·연 집적 공간이다. 박 단장은 “충북 북부지역은 대규모 산업단지가 없어 기업 밀착지원을 위한 허브 공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교내에 산학연이 물리적으로 집적화된 공간이 마이더스 프라자”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교통대는 올해 말 디지털도서관 완공을 앞두고 현재의 도서관 건물을 산학협력을 위해 내놓았다. 이 공간은 연면적 5687㎡ 규모의 기업지원시설로 활용된다. 여기엔 자체 연구개발(R&D)역량이 부족한 지역 산업체의 20개 기업연구소가 들어온다. 또 공용장비활용센터, 시제품제작지원센터, 재직자교육센터 등을 설치해 기업·연구소·대학이 연계된 집적 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교통대는 작년 말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자동차부품연구원을 유치했다. 이들 연구소도 마이더스 프라자에 포함된다. 이를 기반으로 기업의 상품기획부터 판로개척까지 ‘제품화 전주기’를 지원한다.

박 단장은 “생산기술연구원 유치로 100억 원 규모의 기자재와 시설을 마이더스 프라자에 집적해 기업이 활용할 수 있게 할 계획”이라며 “또 캡스톤디자인센터, 대학 특성화 분야 실습실 등을 설치해 산학연 교육공간의 기능도 수행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통대는 마이더스 플라자와 기업 지원을 위해 LINC사업비의 40%를 투입한다. 기업의 생산·판매 활동의 전주기를 지원하는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서다. 기업마다 상품기획·제품설계·디자인·마케팅·판로개척 등 지원이 필요한 분야가 다양하기 때문에 철저한 수요파악이 요구된다. 만약 해당 기업이 판로개척을 요구하면 LINC사업에 참여하는 경영정보학과·행정학과·국제사회대학이 나서 판로개척을 위한 전시회나 수요조사를 진행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는 해당 학과 교수와 학생이 참여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현장·실무 교육이 진행된다.

▲ 마이더스 프로젝트를 통해 산·학·연이 연계된 집적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 융합학부 설치 대학 특성화 견인= 마이다스 트랙은 ‘실무’가 강조된 교육 모델이다. 2학년에 올라가는 학생들이 교육대상이며, 필수 이수학점은 15학점이다. 교육과정은 △전공기본 △트랙기본 △트랙심화로 나뉜다. 현장실습과 캡스톤디자인(창의적 종합설계)이 필수 과정으로 포함되며, 교육과정은 철저한 산업체 수요조사를 기반으로 짜여 진다.

현재 지역산업을 기반으로 한 △바이오식품 △에너지부품소재 △태양광산업 트랙 등이 운영될 예정이다. 특히 이 트랙을 이수한 뒤 취업한 학생들과 기업 인사담당자를 조사해 산업현장과의 일치도·유용성을 평가한다. 지속적으로 트랙을 보완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셈이다.

마이더스 트랙이 지역산업과 일치된 특성화 교육이라면, 융합학부는 대학 특성화를 실현할 목적으로 개설됐다. 교통대의 특성화 분야인 철도·교통·물류·에너지·부품소재 분야의 융합형 인재를 키우는 것이다. 여기서도 현장실습과 캡스톤디자인이 필수과정으로 포함된다. 교육과정은 산업체 수요에 따라 탄력적으로 개편되도록 만들었다.

차세대 철도시스템 특성화를 예로 들 수 있다. 현재 교통대는 옛 철도대학이 위치한 의왕캠퍼스의 전체 학과와 철도기술연구원, 현대로템, 코레일인재개발원과 협력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 미래 철도분야를 이끌어갈 인재를 양성할 계획이다.

특히 교통대는 철도대학과의 통합으로 지원받는 구조개혁 지원금(4년간 120억)의 50%를 이 융합학부에 투입한다. 박 단장은 “현재 융합학부에 7개 교육과정을 개설할 계획인데, 한 과정 당 25~30명의 학생을 뽑아 3·4학년생 420명의 정원을 갖출 것”이라며 “이들이 교통대 특성화 분야인 철도·교통·물류 분야 등에서 활약할 미래 인재가 되도록 대학의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인터뷰] “산업대 시절 저력, LINC 성공으로 승화”
박준훈 LINC 사업단장(제어계측공학과 교수)

▲ 박준훈 LINC사업단장(제어계측공학과 교수)
“산업대 저력을 LINC 사업 성공으로 이어가겠다.” 박준훈 사업단장은 교통대의 강점을 기반으로 LINC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교통대는 지난 2009년 9월 전국 12개 산업대 중 처음으로 일반대학 전환 승인을 받았다. 산업대는 1981년 산업체 근무자에게 교육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도입됐다. 박 단장은 “산업대 시절 구축된 기업 인프라와 실무교육이 교통대의 저력”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교통대는 지난 2010년과 2011년 ‘졸업자 2000명~3000명 미만’ 그룹에서 취업률 전국 2위와 3위를 기록했다. 이런 저력을 LINC 성공으로 가져가겠다는 뜻이다.

교통대는 LINC사업의 비전을 ‘기업이 찾아오는 산학협력 혁신 대학’으로 잡았다. 박 단장은 “교통대가 대규모 산단이 없는 충북지역의 산·학·연 허브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교통대의 의지는 향후 완공될 도서관을 염두에 두고, 지금의 도서관을 산학협력 공간으로 내놓은 것에서 잘 드러난다. 올해 배정되는 LINC 1차 연도 사업예산의 40%도 산학협력 기반 구축을 위해 활용된다.

“우리 대학의 LINC사업 목표는 지역 기업과 동반 성장하겠다는 것이다. 지금도 취업률이 높은 편이지만, LINC를 통해 취업률을 75.3%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우리 대학 졸업생 가운데 67.9%가 충청권에 취업한다. 현장 밀착형 교육을 통해 대학의 취업률도 높이고, 졸업생들이 지역산업 발전에도 기여하도록 하겠다.”

이를 위해 교통대는 산학협력단 조직을 대폭 개편한다. 기존 연구비 관리 기능에 머물렀던 산단을 명실상부한 대학 산학협력 활동의 ‘컨트롤 타워’로 만들겠다는 의지다.

“기존 2부 1팀으로 구성돼 있던 산단을 3부 8팀으로 확대 개편한다. 정규직과 전문 인력을 보강해 산학·연구지원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다. 현재 산단 직원 14명을 3년 후 20명으로 확대하고, 산단 내 정규직 비율도 70%까지 끌어올리겠다.”

역할과 기능이 확대되는 산단에서는 연구기획부와 산학협력부가 핵심 기능을 담당한다. 연구기획부에는 기술사업화를 위한 R&D(연구개발) 성과 평가업무와 연구기획 지원을 맡기고, 산학협력부는 기업수요조사와 산업체에 대한 재교육·기술이전·홍보·마케팅 지원 등을 전담시킬 계획이다.

인력 양성과 관련해서는 융합학부에 거는 기대가 크다. 박 단장은 “교통대 융합학부는 국립대 학부차원에선 처음 시도되는 것”이라며 “융합교육을 위해선 학과간 벽을 허물어야 하는데, 산업체 수요조사를 교육과정에 반영하는 과정에서 융합학부에 참여하는 학과·교수 사이의 벽이 자연스럽게 허물어 질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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