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넘어 아프리카로 글로벌 영역 확대

 
전세계 36개국 230개교 자매대학 ‥‥ 외국인 유학생 700여명

[한국대학신문 윤지은 기자] 글로벌이 대학의 화두가 된 지 오래다. 우수한 인적 자원을 교류하고 선진화된 문화를 받아들여 교육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목표다. 많은 대학이 글로벌을 외치고 있지만 그만큼 내실있는 프로그램과 지속가능한 글로벌을 현실 교육으로 녹여낸 대학을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숙명여대의 최근 국제화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다.

올해 창학 106주년을 맞은 숙명여대는 '생각하는 힘을 가진 창조적 인재 양성'이라는 교육 목표 아래 글로벌 리더십 분야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한 글로벌 전략은 올해 들어 정상적 궤도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특히 아시아와 아프리카 지역을 중심으로 인적교류를 확대하는 것은 물론, 검증된 교육자산을 활용해 교육 사업 수출을 통한 수익 창출이라는 성공적인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국제적 수준의 외국인 학생 서비스, 전공별 맞춤형 국제화를 지원하고 개도국 인재 육성의 일환으로 세계지역핵심인재 장학제도를 운영하는 등 ‘내실 있고 지속 가능한 국제화’에 한발 앞서 나가고 있다.

글로벌 교육협력 사업 추진, 글로벌 대학의 명성을 갖추다 = 숙명여대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우수한 교육자원을 활용해 수익사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과 베트남에서 진행되고 있는 글로벌교육협력사업은 이러한 구상의 '첫 단추'다.

지난 2010년 중국 4대 도시로 급부상하고 있는 운남성 지역 소재 운남대, 운남사범대, 쿤밍이공대, 운남민족대, 운남농업대 등 주요 5개 대학과 협정을 맺은 숙명여대는 어학연수 프로그램으로 올해까지 총 61명의 재학생을 운남대와 운남사범대에 보냈다.

올해 3월부터는 운남대에 한국어과목 수업이 개설돼 160명이 몰릴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어과목을 담당할 교사 파견과 교재 발송도 협의 중이다. 운남대에 장단기 교환학생 프로그램, 교수·학생 상호파견, 공동학위 프로그램 등을 전담할 순헌학원을 설립할 예정이다. 국내에서 가장 수준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 숙명 테솔(TESOL) 프로그램을 수출하는 방안도 협의 중에 있다.

베트남에서의 국제화 전략도 눈길을 끈다. 숙명여대는 지난해 말 베트남하노이약학대학에 새로운 캠퍼스를 건설하는 공적개발원조(ODA)사업에서 정부지정 타당성 연구(F/S) 주관기관으로 선정됐다. 서울대를 비롯한 유수의 대학과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정된 사업이다. 일찌감치 베트남 하롱베이에 숙명문화원 건립을 추진하고 베트남 영재들을 초청하는 등 끈끈한 교류를 이어왔던 결과로 풀이된다. 이 사업은 한국 정부가 500억원의 차관을 제공해 하노이 인근에 5000명 규모의 학생들을 수용하는 캠퍼스를 신설하는 유상원조사업이다. 정부의 승인이 확정되면 향후 4~5년간 교과과정을 지원하고 교수요원을 양성해 숙명여대의 앞선 약학교육 시스템을 베트남 현지에 이식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젠 아프리카다' 광범위한 교류, 품질까지 업그레이드 = 숙명여대와 아프리카 간 교육 협력은 올해 들어와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아시아·아프리카 여성 국제 컨퍼런스(AAWC)를 성공리에 개최한 바 있는 숙명여대는 한국국제교류재단의 지원으로 한국과 관련된 화상강좌 및 세미나를 제공하는 글로벌 e-스쿨(Global e-school) 사업을 확대하는 등 아프리카 교육 사업의 거점으로 역할을 확대할 방침이다.

숙명여대는 현재 가스통 베르제르대학과 다카르 경영전문대학, 가나대학 등 아프리카 지역 3개교와 자매결연을 맺었고, 지난 3월 케냐를 방문해 나이로비대학과 교육협력에 관한 논의도 추진했다.

인적교류도 활발하다. 숙명여대 한국문화교류원의 재학생 파견 프로그램으로 22명의 학생이 세네갈의 다카르경영전문대학에서 수학하고 돌아왔다. 김예지(아동복지학과 4)씨는 "먼 나라라고 생각했던 아프리카의 문화를 직접 체험하고 배울 수 있어서 뜻 깊은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아프리카로 눈을 돌리며 교류 지역을 광범위하게 확대하고 교류 품질도한층 높여간다는 방침이다.

"내실이 관건" 양방향 국제화 완성도 제고 = 숙명여대는 현재 전세계 총 36개국 230개교와 자매대학을 맺고, 700여명이 넘는 외국인 학사, 석·박사, 어학연수 과정 등에 재학 중인 유학생들이 캠퍼스에서 학업에 열중하고 있다.

최근에는 선진국 위주의 학생 유치전략을 넘어 동아시아 지역 및 개발도상국의 여성 리더를 발굴한다는 목표 하에 세계지역핵심인재 장학생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여성의 사회적 신분이 비교적 낮은 국가의 저소득층 여성들이 자신의 꿈을 키울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취지다.

재학생들의 해외진출도 눈여겨볼만 하다. 숙명여대의 재학생 해외파견 프로그램은 지난해 한 일간지의 대학평가 해외파견 분야에서 4위를 차지할 정도로 이미 정평이 나있다. 글로벌 특화 프로그램인 SAP(Sookmyung Abroad Program)은 모든 재학생들이 최소 한번씩은 해외연수를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교환학생, 어학연수 뿐만 복수학위 협정을 맺은 외국 대학에 파견을 보내기도 한다. 성적우수자들은 미국 스탠퍼드와 UC버클리 하계대학에 파견하는 숙명 글로벌 아너스 프로그램(Sookmyung Global Honors Program)도 운영 중이다.

숙명여대의 특화된 프로그램인 전공별 글로벌 탐방단은 지도교수와 학생들이 한 팀을 이뤄 해외프로그램을 자체 기획, 공모하는 프로그램으로 매년 약 30여개 팀을 전 세계에 보내 미래 현지 전문가로서의 역량을 갖추도록 하고 있다. 지난 2009년 글로벌탐방단으로 르완다를 다녀왔던 왕민지(정치외교학과 4)씨는 현재 주르완다 한국대사관에서 인턴으로 근무하고 있다. 왕씨는 "해외 인턴십 프로그램으로 다시 방문한 르완다에서 학부생이 얻을 수 있는 최고의 경험을 하고 있는 것 같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글로벌 문화교류의 산실, '한국문화교류원'

숙명여대 글로벌화의 핵심은 문화교류다. 그 중심엔 한국문화교류원이 있다. 지난 2009년 설립된 숙명여대 부설 한국문화교류원은 숙명여대가 축적한 문화 콘텐츠와 교육자원을 활용해 '한국 문화의 전도사'로서의 역할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베트남 하롱베이에 숙명문화원을 건립 중이다. 현지에 숙명여대의 분원을 건립해 한국의 문화를 전파하고 해외 지역의 우수한 인재를 유치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최근 아시아에 불고 있는 한류열풍에 발맞춰 음식, 복장, 대중문화, 한국어 등 한국문화교류의 거점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장기적으로는 이곳을 통해 학생들의 교육과 파견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국제교류재단(Korea Foundation)이 지원하는 각종 사업에도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KF 글로벌 e-스쿨 프로그램의 주관 기관으로서 해외 파트너 대학에 한국과 관련한 실시간 화상강좌와 세미나를 제공했다. 이미 일본 리츠메이칸대, 중동의 쿠웨이트대, 베트남 하노이대 등에 5개 과목을 개설한 상태다. 현재 세네갈 다카르경영전문대학과도 신규 협력을 진행 중이다. 또한 한국과 프랑스 간의 양자 고위급 상설 대화체를 구성해 공동 이슈를 논의하는 KF 한불포럼에도 올해 초 주관기관으로 선정되면서 가속도가 붙고 있다.

외부협력이 아니라 자체적으로 벌이는 사업은 문화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재학생과 결합된 문화교류 프로젝트 역시 한국문화교류원의 주요 업무다. 2010년 창단한 '다문화가정 어린이 오케스트라'는 숙명여대 음대 재학생들이 재능기부를 통해 저소득층 다문화가정 어린이들에게 악기교육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학부생 40여명으로 구성된 숙명문화교류단은 외국인들이 접하기 어려운 한국문화를 체험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으며 해외에서 한국어를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온라인 튜터링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한국문화교류원 관계자는 "농촌봉사활동이나 서울 투어 등 외국인들이 한국 문화에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을 앞으로 계속 개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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