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취업·영어트랙 신설하고 4대 인재상 연계 인증제 시행

산학연포럼, 현장실습관리시스템으로 기업-학생 요구 반영

▲ 금오공대 정문 전경.

[한국대학신문 김봉구 기자] 금오공대는 최근 학부교육선진화선도대학(ACE) 지원사업과 산학협력선도대학(LINC) 육성사업에 연달아 선정되는 겹경사를 맞았다. ‘학생을 잘 가르치고 산학협력이 우수한 대학’으로 공인받은 셈이다. 현대사회가 대학에 요구하는 핵심요건을 갖춘 것으로 인정받은 이번 ACE사업과 LINC사업 선정은 금오공대가 한 단계 더 도약하는 데 큰 힘이 될 전망이다.

두드러진 성과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학교의 핵심 인재상과 연계한 명품인재 인증제 시행과 창업·취업·영어트랙 신설 등 맞춤형 교육 커리큘럼의 체계적 밑그림이 한눈에 그려진다. 산학연포럼을 운영하며 산업체 요구를 적극 수렴하고 기업과 학생을 1:1 매칭시키는 현장실습관리시스템을 마련해 수요자 중심 시스템을 정립한 점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 ‘수요자 중심’ 대학 체계 확 바꾸다 = 금오공대 변화의 핵심은 학생 중심으로 대학 체계 전반을 과감히 바꾼 것이다. 수요자 위주의 커리큘럼 편성과 학교 인재상 연계 트랙·인증제 시스템 구축이 맞물려 시너지를 냈다. 결과는 만족스럽다. ACE사업 선정으로 4년간 114억원을 지원받아 학생교육 체계 개편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대표적인 게 지난해 2학기 시작한 ‘EnBiz(Engineer and Business) 창업트랙’이다. 창의력을 갖춘 기술창업인 양성을 목표로 관련 과목 18개 강좌 중 9개 이상 이수하면 총장 명의의 트랙 이수증을 발급한다. 창업입문과목·창업기초과목으로 기본지식을 가르친 뒤 창업실무과목·기술창업응용과목을 통해 실무 체험과 예비창업으로 이어지게끔 유도한다. 창업트랙이 가능성을 보이자 올해 1학기부터는 영어트랙과 취업트랙도 신설했다.

학생들이 3가지 트랙에 따라 준비하고 각각의 역량을 쌓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영훈 기획협력처장은 “금오공대 ACE사업의 비전은 tech+ 인재 양성이다. 핵심은 인재상과 교육모델에 맞춰 체질을 개편하는 것”이라며 “흩어져 있던 교과목을 3개 트랙으로 정리하고 모자란 부분은 교과목을 신설했다. 자연스레 역량이 결집되는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기존의 ‘kit(금오공대) 인재인증제도’ 역시 금오공대가 고안한 학생교육 시스템의 산물이다. 학교 인재상인 △참사람(참된 인성과 봉사정신) △든사람(전문지식과 실천적 능력) △큰사람(도전정신과 창의적 사고) △난사람(글로벌 마인드와 리더십)과 연계된 4개 영역 요건을 이수한 학생에게는 인증서가 수여되고 4개 영역을 모두 충족시키면 명품인재 인증서를 받는다. 인증을 받으면 학적부와 성적표에 표기돼 취업시 자신의 능력을 어필하는 포트폴리오가 된다.

▲ 금오공대의 수업 장면.

■ 간명한 시스템이 사업 연속선정 비결 = 금오공대가 굵직한 핵심 국책사업에 연속 선정된 비결은 무엇보다도 뚜렷하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마련한 데 있다. 전체적인 학생교육과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맞춤형으로 꼼꼼하게 설계했다. 학교 차원에서 ‘국책사업 추진위원회’를 꾸려 ACE사업과 LINC사업, 교육역량강화사업을 유기적으로 준비하는 노력도 뒷받침됐다.

5년간 100억원대의 국고를 지원받는 LINC사업 선정은 금오공대가 그간 운영체계를 산학협력 친화형으로 바꿔온 노력을 인정받은 결과물이다. 당초 학교의 설립 취지가 구미국가산업단지(이하 구미산단)에 우수전문인력을 공급하는 것이었던 만큼 지속적으로 산학협력체계를 개편해 효과를 봤다.

2009년 금오공대가 주도해 출범한 ‘kit+ 산학연 포럼’은 대학·산업체·지자체·유관기관을 아우르는 지역의 핵심 네트워크로 자리 잡았다. 포럼을 통해 지난해 금오공대·한국산업단지공단·중소기업진흥공단·구미전자정보기술원·구미중소기업협의회 등 5개 기관이 협약을 맺어 지역 일자리 창출을 위한 청년층 현장실습에 협력하는 등 가시적 성과를 내놓았다.

네트워크가 구축되자 현장의 목소리가 십분 반영된 시스템이 개설됐다. 금오공대가 선보인 신개념 ‘kit+ 산업체 현장실습 관리시스템’은 학생과 산업체를 1:1 매칭시키는 방식으로 주목받았다. 웹상의 DB에 학생과 기업이 등록하면 각자의 조건과 요구에 맞춰 서로를 선택할 수 있게 한 것으로, 교수가 매개가 되는 전통적 산학협력 방식을 탈피해 호응이 높다.

■ 구미산단 기반 공대특성화 전략 성과 = 금오공대가 확고한 특성화 전략을 세워 일관되게 추진해온 것은 탄탄한 인프라가 갖춰져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인근에 자리한 구미산단의 존재감이 컸다.

금오공대는 구미산단에 위치한 삼성전자·삼성탈레스·LG전자·LG실트론·STX솔라·세아메카닉스·프로템 등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아우르는 계약학과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LG디스플레이 등과 학생이 방학중 120시간 현장실습을 하는 장기집중교육을 비롯, 중기·단기교육 등으로 세분화해 교육에 중점을 둔 산학교류가 활발하다.

학교와 산단 소재 기업체 간 끈끈한 연계는 지역 인재 공급으로 이어졌다. 금오공대의 지난해 기준 구미지역 취업률은 전체 졸업생의 약 20%, 취업자 대비 약 30%에 이른다. 대부분 지역대학 졸업생이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는 유출 현상이 심각한 것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수치다. 학교 측은 “지역 취업률이 높아 산업체의 만족도가 높다. 장기적인 산학협력 활성화 측면에서도 긍정적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적극적 산학협력으로 금오공대는 2011년 기준 472개 기업체와 가족회사 MOU를 체결했고 220여개 업체와 공동 연구개발(R&D)을 수행했다. 또한 104건의 특허 출원 가운데 53건이 특허로 등록됐으며 기업체 애로기술 지도·자문 259건, 현장실습 257개 업체 학생 379명 참여 등의 실적을 냈다.

▲ 금오공대 교수와 학생들이 함께 실습을 하고 있다.

산학협력·학생교육 체계화에 역점
학생수준 평가시스템 만들고 특허교육 지원까지

금오공대의 빠른 변화는 학생이 되어보면 피부로 느낄 수 있다. 학생교육과 산학협력 모두 수요자인 학생에 포커스를 맞춰 시스템 자체를 바꾸는 학교의 기획 의도가 고스란히 반영됐다.

학생역량진단시스템은 학생들이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역량을 진단할 수 있게 만든다. 시스템에는 학점과 교양·전공능력, 각종 대회 수상 실적 등이 포함된다. 스스로 어느 역량이 부족한지 확인할 수 있고 교수들도 시스템을 학생지도에 활용한다. 학사제도와 학생지도를 통합한 교육의 질 관리가 가능해 ACE사업 평가에서 호평을 받았다는 귀띔이다.

기업의 현장수요에 맞춘 특허교육은 취업·창업에 확실히 도움이 된다. 3학년 때 기업 파견과 변리사 자문을 받으며 특허교육을 이수하고 4학년 때 산업체 요구를 반영한 캡스톤 디자인을 수행하는 내용이다. 최근 3년간 학생들의 특허 출원 실적만 137건이나 됐고, 특허 보유 학생은 관련 기업체에 특채되는 등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체질개선 빠른 결정과 시행 주효했다”
[인터뷰]이영훈 기획협력처장(전자공학부 교수)

- ACE사업과 LINC사업에 연속 선정됐다. 비결이 뭔가.
“관건은 체질 개선이라 보고 학교를 시스템적으로 바꾸는 데 신경을 썼다. 인재상과 교육모델, 산학협력체계 등의 비전을 정확히 밝히고 확실하게 연계되는 프로그램을 마련한 게 비결인 것 같다. 연결고리 설정의 문제가 핵심이다. 학생교육과 산학협력도 결국 연계된다. 학사제도와 학생지도, 취업·창업, 산학협력까지 하나의 시스템으로 재편하는 노력이 빛을 봤다.”

- 각 사업의 세부 추진 프로그램을 소개해 달라.
“전체적인 교육과정 설계에 힘을 쏟았다. ACE사업의 경우 학생 수준을 진단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역량을 스스로 점검해 높이는 내용이다. 학교의 4대 인재상과 연계한 인재 인증제도, 창업·취업·영어트랙 신설 등도 반응이 좋았다. LINC사업은 기존에 진행하던 산학연계 집중교육이 더욱 활성화됐다. 장기·중기·단기로 세분화했고 산학협력 뿐 아니라 글쓰기 교양교육도 시행한다. 특허교육과 현장 수요를 반영한 캡스톤 디자인은 질적 취업률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했다고 평가한다.”

- 타 대학과 차별화된 부분이 있다면.
“학교 특성상 규모가 작고 경영학과를 제외하면 모두 이공계 학과로 균질적이다. 때문에 제도 변화에 대한 구성원 동의를 얻기가 비교적 수월했다. 창업·취업·영어트랙으로 재편한 것을 예로 들어보자. 대규모 종합대학이라면 학과별 사정이 다르고 학문의 특수성이 있어 금방 시행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빠른 의사 결정과 제도 시행이 금오공대의 차별화된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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