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비·금융비용 등 줄여 45~55% 내릴 수 있어”

‘대학생 반값기숙사 어떻게 할 것인가’ 국회 사학진흥포럼

[한국대학신문 윤지은 기자]  “건축비 10%, 금융비용 20~30%, 운영관리비 15~20% 줄여 총 45~55%까지 기숙사비를 낮출 수 있다”

 
‘대학생 반값기숙사 어떻게 할 것인가?:반값 기숙사 실현을 위한 공공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3일 오전 10시부터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사학진흥포럼에서 발표자로 참석한 손영하 경희대 국제캠퍼스 생활관장은 반값기숙사가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손 관장이 이번 포럼을 통해 발표한 ‘적정 기숙사비 산정 기준 제시를 통한 기숙사비 인하 방안’에 따르면 기숙사비 원가요소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축비(설계비, 공사비, 부대비 포함)를 과도하게 높게 책정한 대학의 경우 평당 건축비를 교과부 승인과정에서 인하 조정해 승인하는 등 강제적으로 인하시키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반드시 경쟁입찰제도를 통해 건축회사를 선정해 승인된 건축비 내에서 건축이 가능하도록 하고 필요하다면 정부차원에서 이를 제도화 해야한다고 말했다.

손 관장은 "민자기숙사는 세법상 혜택을 국공립대와 동일하게 부가가치세 영세율을 적용하도록 해 건축비를 절감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공사대금의 10%를 돌려받게 돼 그만큼 기숙사비 인하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금융비용도 크게 절감될 수 있다. 종전의 고금리 일반 금융기관 대출금을 현재 4%대의 사학진흥기금으로 대환대출하면 학생 1인당 기숙사비를 30%까지 낮출 수 있다는 설명이다.

운영관리비도 인건비 절감차원에서 대학직원 겸직, 근로장학생 배치와 함께 건축과정에서 자동제어기능을 강화하고 수도광열비 절감의 노력을 하면 이 역시 15~20%까지 비용이 줄어들 여지가 있다고 그는 밝혔다. 사실 그간 민자기숙사의 경우 전문운영회사인 SPC가 기숙사 시설물 관리를 전담해 시설 관련 제반비용을 부담토록 하고 이 과정에서 높이 책정된 운영관리비는 고스란히 학생들의 기숙사비를 올리는 주요한 요인이었던 게 사실이다. 학생들이 운영관리비의 내역 공개를 요구하지만 대부분의 SPC들은 이를 거부하고 있다.

설립 후에도 운영과정에서 적정한 기숙사비를 유지하고 있는지 운영관리비가 합리적인지 등 전반적인 운영의 질을 평가하고 문제점을 개선, 권고할 수 있는 독립적인 인증센터를 설립할 것도 제안했다.

 
이날 포럼에 함께 참석한 노동성 UAI 도시건축연구소 소장은 기숙사 건립부지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학들을 고려해 대학캠퍼스 부지에 대한 높이제한을 없애고 건폐율과 용적률을 각각 50%이하, 300%이하로 낮춰줄 것을 정부에 요청했다. 노 소장은 또 인허가 절차단순화, 건축허가 일괄 처리, 교통영향분석 생략 등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업협약이나 공사계약관리, 시공관리 등의 부실 및 부당 설계변경 등에 대해 지적하며 “이같은 관리부실을 바로잡으면 학생 1인당 월 2만1663원의 기숙사비를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설립운영규정상 기숙사 수용률을 30%로 올려 대학의 기숙사 시설 투자를 유도하도록 정부에 요구하기도 했다.

한편 토론자로 참석한 국토해양부 주거복지기획과 김영한 과장은 설립돼 운영 중인 기숙사의 대환대출을 요청하는 참석자의 질문에 “주택기금은 신규 설립 기숙사에 지원하도록 하는 것이 원칙이다”며 “현재 운영 중인 기숙사에 공공기금으로 대환대출을 해도 운영은 계속 기존 운영체가 하기 때문에 정부차원에서는 공공성 확보 조치가 있지 않고서는 의구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고 답했다. 김 과장은 기숙사 수용률 뿐만 아니라 기숙사비도 대학평가에 포함시킬 것을 교과부에 제안하기도 했다.

이날 포럼은 한국사학진흥재단(이사장 이원희)과 이진복 국회의원(새누리당, 부산 동래)의 공동 주최로 마련됐다. 정의화 전 국회 부의장을 비롯 국회의원 서병수(새누리당, 부산 해운대구기장군갑), 이주영 전 새누리당 정책위원장, 민병주(새누리당 비례대표), 이헌승(새누리당, 부산진구을), 유기준(새누리당 부산서구), 현영희(새누리당 비례대표), 김세연(새누리당, 부산금정), 문대성(무소속, 부산사하갑) 의원 등 국회의원 상당수가 참석해 대선을 앞둔만큼 학생들의 반값기숙사에 대한 요구에 상당한 관심을 비쳤다. 이외에도 이대순 대학법인협의회장, 김응권 교과부 제1차관 등이 참석했다.

주제발표자로는 김우영 성균관대 건축학과 교수이자 교육시설학회 부회장, 손영하 경희대 국제캠퍼스 생활관장, 노동성 UAI 도시건축연구소 소장, 토론자로는 교과부 시설담당관실 조일환 과장, 국토해양부 주거복지기획과 김영한 과장, 박주홍 전국 대학교 생활관 관리자 협의회장, 고려대 공주영(경영 2)씨 등이 참여했다.

현재 대학의 기숙사 수용률은 17%에 그치고 있다. 기숙사비는 민자기숙사의 경우 서울권에서 2인실 기준 최고 월 412,500원, 연간 330만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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