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국회사학포럼, "사립대 외부감사 내실화 해야"

회계감사 '적정의견', 투명성과 무관
사립대 외부회계 감사기준도 없어
재정지원 대학은 모두 다 감사해야

▲ 16일 국회에서 열린 사학진흥포럼에서 정병수 학교법인 연세대학교 본부장이 '사립대학 재정 및 운영 투명화 방안'을 주제로 발제하고 있다.
[한국대학신문 윤지은 기자] 사립대 외부 감사에 대한 감리제도를 도입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감리 조직은 사립대 공공성을 반영할 수 있는 동시에 회계자료접근이 가능한 교과부 산하 기관이 맡고 교과부가 이를 지도 감독할 필요가 있다는 권고안도 제시됐다. 이같은 지적은 사립대가 외부감사제도를 도입한지 15년이 지났지만 재정투명성 문제는 전혀 해소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부에 사립대 재정지원확대를 요구하기 위해서는 가장 우선적으로 해소돼야할 문제이기도 하다.

16일 오전 9시 30분부터 국회 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사학진흥포럼 '등록금 부담 경감을 위한 대학 재정확충 및 투명화 방안'에서 발제를 맡은 정병수 학교법인 연세대학교 본부장은 "회계감사결과 '적정하다'는 의견은 관련회계기준에 따라 재무재표 등이 작성됐다는 뜻이지 회계가 투명하다는 의미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정 본부장은 "회계감사에서는 투명성이라는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꼬집어 말했다. 보통 회계법인 등에서 받은 회계감사가 의미하는 바가 투명도와는 전혀 무관하다는 뜻이다.

바꿔말하면 지금까지 사립대의 재정투명성을 제어할 도구가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대학교육연구소가 지난달 수도권 소재 20개 주요 사립대의 2011년 예·결산서를 분석한 결과 예산 편성에서 수입은 5716억원 축소 편성하고 지출은 1721억원 뻥튀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지출 예산을 과도하게 잡고, 수입 예산은 줄여 편성하는 관행은 사립대 예산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목돼 왔다. 등록금 인상과 직결됨에도 대학들은 이같은 관행을 고치지 않고 있으며 회계감사에서도 문제시된 바 없었다.

정 본부장은 “외부감사의 실효성을 높이고 외부감사의 감독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감리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감리제도가 사립대의 외부감사에 대한 감사인과 피감사인의 책임을 강화하게 될 것이고 이로 인해 사립대의 재무제표에 대한 신뢰성이 증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감리제도 도입 추진은 정부 산하기관, 특히 한국사학진흥재단이나 한국공인회계사회(KICPA) 등에서 맡고 교과부는 지도관리를 하는 방안이다.

또 “학교법인과 사립대에 대한 외부 감사결과를 공시토록 하고 외부 회계감사 부실로 인한 손해는 손해배상책임을 외부 감사인에게 부여하는 등 외부감사 기능의 내실화를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입학정원을 기준으로 감사대상을 정하던 것을 보조금, 기부금이 일정금액 이상이거나 정부, 지자체 등으로부터 재정지원을 받는 모든 사립대학이 외부감사를 받도록 의무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립대 외부회계 감사기준이 없어 일반 기업 주식회사의 감사기준을 준용하면서 드러나는 문제들을 비롯 감사인의 전문성 부족문제, 외부감사에 대한 정부 지원 필요성 등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서 정 본부장보다 먼저 ‘등록금 부담 경감 위한 대학 재정확충 방안’이라는 주제로 발제한 김병주 영남대 교육학과 교수는 ‘평가인정 사립대학에 대한 경상비 지원안’을 내놨다.

김 교수는 중앙정부의 재정확충 지원과 관련 “부실사학에 대한 지원논란을 잠재우기 위해서 ‘평가인정 사립대학에 대한 경상비 지원’의 형태로 사립대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며 “경상비를 지원받는 사립대는 평가인정을 받아야 하고 대학 거버넌스에 대한 투명성과 신뢰성 확보, 등록금 인상률 · 교수 1인당 학생 수 · 학생선발방식 등 대학에 지원조건을 두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평가인정을 원하지 않는 대학은 정부지원도 간섭도 없이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소위 ‘자립형 사립대’로 가고 나머지 평가인정을 받은 사립대에 지원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의미다. 김 교수는 평가인정제도는 고등교육재정사업과는 별도로 추진해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한유경 이화여대 교육학과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토론에서는 이들 발제자 외에도 김진영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김민구 아주대 기획처장, 신용인 한국공인회계사회 상근연구교육부회장, 한창근 한국전문대학재정관리협의회 회장 등이 지정토론자로 참석했다.

이날 포럼은 한국사학진흥재단(이사장 이원희)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민병주(비례대표) 의원의 공동 주최로 마련됐다.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과 신학용 교육과학기술위원장(민주통합당, 인천 계양갑)을 비롯 서상기(새누리당, 대구 북구을), 강은희, 현영희(이상 새누리당, 비례대표) 등 교과위원들과 새누리당 소속 송광호(충북 제천단양, 정무위), 김정록(비례대표, 보건복지위), 진영(서울 용산, 행정안전위), 류지영(비례대표, 보건복지위), 민현주(비례대표, 보건복지위), 김현숙(비례대표, 보건복지위), 이만우(비례대표, 기획재정위) 등 국회의원만 11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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