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록 성균관대 홍보전문위원

▲ 최영록 성균관대 홍보전문위원
학기 중에는 상당히 붐볐던 대학캠퍼스가 방학을 맞아 고즈넉하기까지 하다. 그런데 얼마 전 우리 대학의 명물인 ‘금잔디광장’에 눈에 불이 번쩍 나는 광경이 전개됐다. ‘국제하계학기’(Internat'l Summer Semester․국제서머스쿨)에 참가하고 있는 외국인 여대생 몇몇이 비키니차림으로 일광욕을 즐기고 있던 것이다. 이런 것이 ‘컬처 쇼크’라는 것일까. 우리로서는 상상하기 쉽지 않은 일이다.

우리 대학이 5년 전에 개설한 ISS에 외국 대학생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첫 해에는 200여명에 불과했는데, 올해 35개국 79개 대학에서 750여명이 참가해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이같은 급증추세는 국제서머스쿨을 운영하는 다른 대학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9개 대학의 순수 외국학생 규모가 지난해 3952명에서 올해 4815명으로 21.8%로 늘어난 것이 그 방증이다. 서머스쿨에 참가했던 학생들이 알게모르게 한국에서의 교육체험에 대해 좋게 이야기한 덕분일 것이다. 홍보는 ‘입소문’이 최고라는 말을 실감하게 한다. 이제 여름 캠퍼스를 외국 학생들이 ‘점령’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대학들이 세계적 석학들을 강사로 초청하는 등 교육프로그램 수준을 높인 것이 요인이겠지만, K팝과 ‘한드’(한국드라마) 등 ‘문화한류’의 영향으로 한국을 배우려는 외국인이 늘어난 것도 그 이유일 것이다. 대학들도 이에 발맞춰 가요와 영화, 음식 등 우리 문화를 체험하는 과정을 속속 개설하고 있다. 우리 대학은 한복차림으로 절하는 법 등 기초예절을 가르치기도 하지만, 해마다 시의성 있는 국제이슈를 선정하여 새로운 생각과 관점을 접하게 함으로써 글로벌 역량을 높이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올해의 주제인 ‘지속가능한 글로벌 가치’(Substainable Global Value)에 대해 참가한 모든 학생이 ‘글로벌 포럼’에서 자기의 생각을 활발하게 발표하는 것 등이 그것이다.

한국의 대학들은 최근 국제화에 눈을 떠 비약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몇몇 대학의 교육수준은 세계 유수한 명문대학들과 비견될 정도로 발전하고 있다. 물론 세계 100대 명문대에 진입한 대학이 아직은 손가락으로 꼽을 수준이긴 하지만 말이다. 굳이 해외에 유학가지 않고도 훌륭한 연구성과를 내는 토종박사들도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게다가 국내에서 석박사과정을 밟으려 유학을 오는 우수한 외국인 학생들도 급증추세다. 교육과학기술부 자료에 따르면, 과학기술 전공 외국인 학생의 숫자가 2003년 1만 2324명에서 2011년 8만 9537명으로 무려 8배나 늘었다고 한다. 선진 IT기술과 글로벌 기업 등 교육한류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요소들이 잠재해 있음을 알 수 있다.

문화수출이 한류의 시작이었고 국제사회에서 하나의 현상을 넘어 국제적 트렌드로 자리잡은 지금, 그 훈풍을 바탕으로 선진교육의 전파가 그 뒤를 이어야 하지 않을까. 2002년 월드컵으로 하나가 된 우리 국민의 힘과 정서가 문화한류에 이어 교육의 한류로 세계를 놀라게 하려면, 글로벌 리딩 대학답게 국제어강의 확대, 외국인학생 지원 서비스, 기숙시설 제공 등 교육인프라 확충에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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