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진전문대학 1위·승강기 대학 2위 ‘기염’

[한국대학신문 김기중 기자] 영진전문대학이 전문대학 취업률 ‘톱(Top)’ 자리를 2년째 고수했다. 교과부가 23일 발표한 정보공시에 따르면, 졸업자 2000명 이상인 ‘가’ 그룹에서 영진전문대학은 79.3%로 취업률 1위를 기록했다. 올해 첫 졸업생을 배출한 승강기 대학은 졸업자 1000명 미만인 ‘다’그룹 2위로 진입하는 기염을 토했다. 주문식 교육의 선순환, 특성화, 대기업의 전폭적인 지원 등 취업률 상위권을 기록한 전문대학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 ‘주문식 교육’으로 2년째 1위= 이번 교과부 정보공시에서 단연 돋보인 대학은 ‘주문식 교육’으로 유명한 영진전문대학이다. 2010년 4위였던 영진전문대학은 2011년 가그룹 1위에 오른 후 올해 취업률 79.3%를 기록해 1위를 고수했다.

안상욱 영진전문대학 산학협력단 부단장은 “94년 주문식 교육을 창안한 이후 최근 다른 대학들이 이를 많이 모방하고 있다”며 “그렇지만 영진전문대학은 이를 ‘선순환 구조’로 만드는데 성공한 게 차이점”이라 설명했다.

안 부단장은 “오랜 기간 노력한 결과, 현재 327개 기업과 협약을 맺고 있는데 이들의 채용 규모가 5000여명이 넘는다. 이에 반해 입학정원은 2812명”이라고 말했다. 채용규모가 입학정원을 능가하기 때문에 취업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는 것. 해당 기업에 맞는 ‘취업약정형 단일 협약반’ 등을 운영하지만,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 결과 기업 사정에 따라 채용 인원이 감소하더라도 유사한 기업 입사가 가능토록 한 점도 다른 전문대학과의 차별점이다.

가그룹에서는 지난해 4위였던 동양미래대학이 취업률 68.8%로 2위를 기록했다. 김중배 교학부처장은 “서울에 위치한 대학이다 보니 들어오는 학생들의 성적이 상당히 좋은 편”이라며 “취업 경진대회, 취업 캠프, 취업지원관제 등의 프로그램이 효과를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재미난 것은, 동양미래대학의 경우 올해 취업률 68.8%로 지난해 취업률 71.2%에 비해 2.4%가 떨어졌지만 순위는 4위에서 2위로 되레 올랐다는 점이다. 동양미래대학의 순위가 오른 데에는 지난해 상위권이었던 영남이공대학과 울산과학대학의 ‘부진’이 있었다.

지난해 취업률 73%로 2위였던 영남이공대학은 올해 65.0%로 8위로 밀려났고, 3위였던 울산과학대학은 졸업자 1000명 이상 2000명 미만인 나그룹 5위를 기록했다. 두 대학 모두 지난해 ‘최고의 전문대학’이라 불리는 WCC 대학으로서 취업률 상위권을 기록했다가 이번에 밀려나면서 자존심을 구겼다.

■ ‘특성화’ 승강기대학 2위 진입= 나그룹에서는 구미대학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취업률 84.7%로 1위를 굳혔다. 2위인 전주비전대학이 72.2%로, 1위와 2위 대학 간 격차가 무려 12.5%나 됐다. ‘취업률 특성화 대학’을 모토로 내걸고 매진한 덕분이라는 게 대학 측 설명이다.

이창희 취업지원처 원장은 “현재 대학생 취업의 가장 큰 문제는 미스매치”라며 “구미대학은 이 분야에서 경쟁력이 강하다”고 말했다. 주변에 공업단지가 있는 점도 강점 중 하나다. 이 원장은 “교수들을 독려해 주변 기업을 방문토록 하고 있으며, 기업체에서 원하는 인재가 되도록 인성 교육에 많은 노력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구미대학은 매주 1회의 유명인들을 초청해 특강을 하고 있다.

다그룹에서는 ‘특성화’가 승부를 갈랐다. 대표적인 사례가 농협대학으로, 지난해 취업률 83%였던 이 대학은 올해 92.1%를 기록해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첫 졸업생을 배출한 승강기대학이 2위를 기록한 것 역시 주목할 부분이다. 지난해 2006년 학생이 없어 폐교한 폴리텍대 거창 캠퍼스를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이 인수해 승강기대학을 설립했는데, 개교 때부터 ‘특성화’를 염두했던 바 있다.

김승호 승강기대학 취업정보센터장은 “승강기대학은 2008년 개교 때부터 ‘승강기산업벨리’를 염두에 두고 설립한 대학”이라며 “내년까지 144억 규모 승강기 연구지원센터가 들어서면 산·학·연·관 벨리가 탄생한다”며 “초창기부터 전략적으로 설립한 대학이다 보니 취업에는 자신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이에 대해 “입학정원이 올해 100명 더 증원됐지만 특성화가 잘 돼 있는데다가 산·학·연·관 네트워크가 튼튼하기 때문에 향후에도 취업률에 대한 고민은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위였던 연암공업대학은 농협대학과 승강기대학의 약진에 밀려 3위를 기록했다. 학교법인 LG연암학원에서 운영하는 대학인 연암공업대학은 LG그룹의 탄탄한 지원을 받고 있다. 매년 약 20억원의 경상비를 LG연암학원에서 지원받고 교육시설 개선에 사용하며, 졸업생 가운데 약 50%가 LG그룹 계열사에 취업하는 점 등이 높은 취업률로 반영됐다.

■ 비수도권 강세···“절박하니까”= 이번 정보공시에서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비수도권 전문대학들이 강세를 보였다. 수도권 전문대학 취업률은 58.3%인데 반해 비수도권 취업률은 62.8%로 무려 4.5%p나 차이가 났다. 4년제 대학이 수도권 56.7%, 비수도권 55.8%를 기록한 것과 비교할 때 상반되는 결과다.

실제로 가·나·다 그룹에서 취업률 70%를 넘긴 수도권 전문대학은 가그룹 2위인 동양미래대학과 나그룹 6위인 경기과학기술대학(70.4%) 두 곳에 불과할 정도였다.

이유는 두 가지로 풀이된다. 수도권 전문대학 학생들의 4년제 편입과 지방대학의 노력이다. 안상욱 영진전문대학 산학협력단 부단장은 “수도권 전문대학 학생들은 입학 당시 편입을 염두에 두는 학생이 많다”며 “이에 반해 비수도권 전문대학 학생들은 졸업 후 취업이 목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김중배 동양미래대학 교학부처장은 “지방에는 대형 공단들이 제법 있는데 서울의 경우 그런 인프라가 약한 게 단점”이라며 “수도권 지역에도 공장이 많고 자원이 좋긴 하지만 취업에 대한 인식 자체는 지방의 전문대학이 더 열성적인 것도 한 몫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창희 구미대학 취업지원처 원장 역시 “2016년부터 학령인구가 줄어든다. 비수도권 전문대학들은 이에 따른 위기감이 확실하다”며 “이에 대한 유일한 출구는 전문대학의 경우 ‘취업’이다. 비수도권 전문대학과 수도권 전문대학의 취업률 차이는 바로 이런 ‘마음가짐’을 보여주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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