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부부간첩사건에 대학교수가 연루돼 대선 북풍이 대학가를 강타할 것으로 우려됐으나 그 여파가 생각보다 미진한 것으로 나타나 대학가는 일단 안도의 숨을 내쉬고 있다.

간첩혐의로 구속된 고영복씨가 교수로 재직했던 서울대는 충격파의 진원지답게 지난주 내 내 간첩사건 파장으로 긴장하는 모습이었다. 이미 지난주부터 서울대 사회학과와 사회대학 내에서 소문으로만 돌던 원로교수의 고정간첩설이 지난 20일 사실로 발표되자 교수, 학생 할 것 없이 충격이라는 반응을 보이면서 이후 파장에 대해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 다.

그러나 고교수 일개인에게만 국한되는 등 사건의 파장이 크지 않자 서울대는 이전의 평온 한 모습을 되찾았다.

고교수가 사회학과 김진규 교수를 포섭대상으로 삼았다는 안기부의 발표에 발끈한 김교수는 명예훼손으로 안기부를 고소하는 등 대선 북풍은 대학가에서 파장이 크지 않았다. 대학가는 이번 간첩사건으로 잔뜩 긴장했으나 그 여파가 생각보다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여유 를 되찾았다.

도한 학생들은 한총련 관련 재판이나 전국학생연대, 단국대, 인천교대, 고려대, 전북대 등 에서 발생한 조직사건의 선고공판을 앞둔 시점에서 간첩사건이 '혹시나 재판에 악영향을 미 칠 악재로 작용하지 않을까'하고 우려했으나 그럴 가능성이 별로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 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주 선거에서 부산대, 충남대, 연세대 등에서 운동권 후보들이 대거 당 선된 데다 경북대, 영남대, 계명대, 대구대, 효성가톨릭대 등의 총학생회 선거에서 한총련 주류인 자주계열후보가 당선돼 대선 북풍은 잠든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분위기다.

정치권에서도 이번 사건과 관련해 정치적 파장이 그리 크지 않을 것이란 예상을 내놓으며 막바지 표몰이에 열중하고 있다.

특히 국민회의는 혹시라도 불똥이 튈까봐 당직자들이 부산하게 여론동향에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보였으나 직접적인 북풍은 없는 것으로 보고 일단 안도하고 있다.

하지만 권영길 후보의 국민승리21측은 안기부 내사자 중 간부내의 이름 몇 명이 거명되자 발표 당일 긴급성명을 내 마구잡이식 수사를 경계하는 등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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