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 타일러 著 <놓치고 싶지 않은 이별>

 
아론은 어릴 적의 부주의로 오른쪽 팔다리에 장애를 가지고 살아가는 중년 남성이다. 아론의 가족들은 그를 ‘항상 도움이 필요한 존재’로서 대한다. 그 때문인지 주변의 관심과 친절을 거부하고 부담스럽게만 여기는 사람으로 성장한다. 정작 그가 필요로 했던 것은 자신을 연민의 눈이 아닌, 단지 신체가 조금 불편한 독립적인 인간으로 바라봐 주는 것이다.

그러던 중 의사이자 여덟 살 연상의 여인 ‘도로시’를 만나고 둘은 서로의 상반된 매력에 끌려 결혼한다. 자녀 없이 나름의 순탄한 결혼 생활을 꾸려나가던 어느날  갑작스런 사고로 아론은 아내를 잃게 되고, 아무도 극복하는 방법을 가르쳐주지 않았던 사별의 슬픔 앞에서 좌절한다.

시간이 지나도 나아지지 않는 슬픔 속에서 살아가는 아론의 앞에 불현듯 도로시가 찾아온다. 그녀의 등장으로 아론은 ‘그녀가 자신에게 돌아온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하게 되고, 진지하게 자신과 도로시의 삶을 되돌아보면서 둘의 관계에 대한 진실이 수면 위로 떠오른다.

이 책은 아내와의 갑작스러운 사별로 삶의 방향을 잃은 한 남자가 ‘삶과 죽음’, ‘자신과 타인의 관계’를 되돌아보고 절망적인 아픔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서 한 단계 성숙한 인간으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담았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사별을 겪고 홀로 남겨진 사람이 느끼는 감정의 소용돌이와 심리적 변화를 앤 타일러만의 부드러운 시각과 섬세한 문체로 담아냈다. (도서출판 멜론, 1만12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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