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변호사단체 총정원 놓고 줄다리기

사법제도개혁추진위가 법학전문대학원(이하 로스쿨) 총 입학정원을 1천2백명 선으로 하는 것이 유력한 도입방안을 내놔 논란이 예상된다. 그 동안 대부분의 대학들은 로스쿨 총 입학정원이 2천명에서 3천명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사법제도개혁추진위(이하 사개추위)는 21일 정부종합청사 별관에서 ‘법학전문대학원 제도 도입에 관한 공청회’를 열고 기획추진단이 마련한 로스쿨 설치·운영 방안을 내놓았다. 이날 공청회에는 학계, 법조계, 시민단체 등 3백여 명이 참석해 로스쿨 제도를 둘러싸고 뜨거운 토론을 벌였다. 사개추위는 이날 발표를 통해 로스쿨이 특정 지역이나 일부 대학에만 편중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개별 대학원의 입학정원을 150명 이하로 제한하는 방안을 내놓았으며 변호사 응시횟수도 5년간 3회 이내로 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로스쿨 총 입학정원에 대해서도 제도 시행 당시의 사법시험 합격자 수를 기준으로 정하는 것이 사개추위의 다수 의견임을 밝혔다. 이 의견에 따르면 총 입학정원 1천2백명 선이 유력하며, 로스쿨 숫자도 10개 안팎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총 입학정원을 정확히 못박은 것이 아니어서 1천2백명 선을 주장하는 변호사 단체와 2천명 이상을 요구하는 대학 간에 팽팽한 의견대립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박종보 한양대 교수(법학)는 변호사 수와 직결되는 총 정원수에 대해 “지금은 변호사간 경쟁이 겨우 시작되는 단계”라며 “변호사의 적정수입을 보장하는 것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경쟁력 있는 변호사를 확보하기 위해 정원수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기식 참여연대 사무처장도 “사법서비스의 양과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로스쿨 총 정원은 2000명 이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욱환 대한변협 사무총장은 “로스쿨 전체 정원은 1200명 선이 최대 한도”라며 “현재 사법고시 합격자 수 1000명 시대에도 과잉 공급 상태”라고 주장했다. 사개추위는 대한변협 산하에 로스쿨 평가위원회를 두어 매년 로스쿨로부터 자체평가 결과를 보고 받고 5년마다 평가를 실시하기로 했다. 대한변협 산하에 로스쿨 평가위를 두는 것에 대해 김창록 건국대 교수(법학)는 “대한변협은 로스쿨 제도 자체를 반대해온 단체”라며 “대한변협이 평가를 맡는 것은 이치에 안맞는다”고 주장했다. 사개추위는 로스쿨 신청자격을 일반대학과 대학원 대학까지로 제한하고 둘 이상의 대학이 연합하는 형태와 산업대학에 자격을 주는 것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또한 전임교수가 20명 이상 확보되어야 하며 5년 이상 변호사 실무경력자가 전체 교원의 20% 이상이 되어야 한다고 정했다. 전임교원 대비 학생 비율은 1대 12 이하이어야 하며, 로스쿨 입학생 중 비법학 전공자와 타대학 출신자가 각각 3분의 1 이상 선발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최인근 기자 igchoi@un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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