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탈북학생 동아리 '통일 한마당' 윤수경양

12일 오후 축제가 한창인 연세대 백양로, 자선 바자회 표지가 붙어있는 한 모퉁이 좌판에 사람들이 몰려있다. 시중보다 무척 저렴한 옷 가격 때문에 물건을 파는 학생들과 사는 학생들 모두 분주해 보였다. 그 중 가장 바쁜 사람은 바자회를 준비한 연세대 동아리 '통일 한마당'의 윤수경양(사학3). 동아리의 살림을 맡고 있는 그녀는 거스름돈을 챙기며 물건을 진열하고 손님과 흥정하느라 몸이 열개라도 모자랄 판이었다. “처음에는 물건이 많아 언제 다 팔릴까 걱정했는데 인기가 좋아 순식간에 다 끝나버리네요.” 대한사회복지회 후원으로 장애 아동 기금 마련을 위해 바자회를 기획했다는 윤 양. 협찬을 받아 가져온 옷들이 거의 동이 나자 비로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통일 한마당'은 연세대에 재학 중인 탈북 대학생들과 남한 대학생들이 모여 만든 신생 동아리입니다.” 애초 새터민(한국에 정착한 탈북자를 이르는 말)간의 친목을 도모하기 위해 만들었던 모임이 남한 학생들을 포함하는 동아리로 발전하게 된 것은 바로 통일에 대한 남북한 대학생들의 생각을 나누는 기회를 자연스럽게 만들어 보자는 생각에서였다. “남한 학생들은 자기 생각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편입니다. 아무래도 자유롭게 자라서 그런 것 같습니다. 북한은 통제된 사회라 학생들의 의사 표현이 이곳처럼 활발하지 못합니다.” 남한 생활 3년째에 접어드는 윤 양은 무엇보다 남한 대학생들의 자유스러움이 부러웠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 학생들에 비해 통일에 대한 의지가 없는 것 같아 놀라웠다고. “1학년 때는 감히 북한에서 왔다고 말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북한에서 온 남한 대학생이라는 정체성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통일을 고민하게 되더라구요.” 현재 '통일 한마당'은 새터민 22명, 남한 학생 2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아직 동아리로 정식 인가를 받지는 못했다. 올 하반기 쯤 학교 측의 허가가 날 것이라고 그는 기대했다. "저희 역시 우리 한민족의 평범한 대학생 입니다. 다만 한반도가 분단 됐기 때문에 남과 다른 것처럼 보일 뿐이지요.” <김용운 기자> woon@un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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