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전 초대작가’ 은성옥 덕성여대 도서관서 글꼴전

▲지난 9일부터 덕성여대 도서관은 늘봄 은성옥 작가의 글꼴전을 열고 있다.

[한국대학신문 이용재 기자] “한글은 우리글이라 읽기 쉽고 조형미가 넘칩니다. 이해하기 어려운 한문보다 한글 작품 활동을 통해 대중들과 소통하고 싶어요.”

17일 덕성여대에서 만난 서예가 늘봄 은성옥 작가는 “우리글인 한글 작품으로 대중들에게 다가서고 싶다”고 말했다. 이달 9일부터 덕성여대 도서관은 ‘늘봄 은성옥 글꼴전’을 열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제566돌 한글날을 맞아 덕성여대 도서관이 기획한 것으로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은 작가의 기존 작품 15편과 함께 미 발표작 15편 등 총 30편을 만나볼 수 있다.

“서예를 처음 시작한 건 1992년이에요. 전업 주부로 지내던 중 취미로 서예를 배우게 됐죠. 절 가르치던 선생님의 권유로 참가한 각종 공모전에 연거푸 입상하면서 소질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작가의 길에까지 들어서게 됐어요. 지난 2001년부터는 대한민국미술대전(국전) 초대작가로 활동하고 있지요.”

국전 초대작가가 된 뒤에도 그는 ‘한글’ 서예 작품 활동에 매진해왔다. 기성 시·소설·수필·성경구절 등을 자신의 방식대로 붓을 통해 옮겨냈다. 그는 “원래 판에 박힌 것을 싫어하는 성격”이라며 “때문에 변형이 불가능한 정통 궁체 대신 판본체나 서간체를 변형해 작품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판에 박힌 것을 싫어하는 성격은 작품 곳곳에 스며들었다. 무엇보다 즉흥적으로 써내려가는 게 특징이다. 그는 “고정된 글꼴을 만들지 않고 소재로 택한 글을 보며 든 느낌을 살려 즉흥적으로 쓴다”며 “종이에 줄을 치거나 접지 않고 순간의 느낌에 따라 쓰기 때문에 간격이 다른 작품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글씨의 모양뿐 아니라 형식도 자유롭다. 다양한 종류의 한지를 사용하고 여백과 그림을 이용하는 등 실험을 시도하고 있다”며 “이번에 전시된 작품 ‘나눔’의 경우 ‘ㄴ’을 겹쳐 써 나눔의 의미를 표현했고 작품 ‘산’의 경우 ‘산’이라는 단어를 산처럼 그려 조형을 시도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대형 작품 대신 소품을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고 앞으로도 소품에 집중할 생각이다. 소품이 대중들과 소통하기에 더 용이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는 “집에 전시하기 어려운 대형 작품보다 소품을 만드는 게 더 즐겁다”며 “앞으로는 방석·이불·커텐 등 생활 속 물건에 작품을 접목해 대중들과 더 가깝게 소통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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