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재산 부산대에 기부한 故 강처녀 여사 16주기 맞아

▲ 고 강처녀 여사
[한국대학신문 송아영 기자] 부산대는 부산 남포동의 ‘곰탕집 할머니’로 유명한 고(故) 강처녀 여사가 평생에 걸쳐 모은 재산을 부산대에 기부해 조성된 기금으로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이 1000명(1019명)을 돌파했다고 23일 밝혔다.

지난 1996년 한 할머니가 당시 시가 50억 원(공시지가 22억 원) 상당의 부동산을 부산대에 기부했다.

“나라를 위한 인재를 양성하는 고귀한 일에 쓰였으면 한다”는 뜻을 밝힌 기부자는 부산 남포동에서 곰탕집을 운영하며 근검절약해 ‘또순이’로 유명했던 고 남안(南安) 강처녀 여사였다. 같은 해 11월 5일 남안 여사는 숙환으로 별세했고, 부산대는 고인의 아호(雅號) ‘남안’을 따 남안장학기금을 설립했다.

부산대는 남안 여사 16주기를 맞아 내달 5일 강처녀 여사의 흉상이 자리한 학내 제1도서관 뜰에서 추모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부산대는 경제적 어려움으로 학업을 계속하기 힘든 학생들을 위해 써 달라는 남안 여사의 뜻에 따라 기부된 부동산을 처분해 남안장학기금 25억 2747만 원을 마련했다. 이 장학기금의 운영수익금(연 1억 원 정도)으로 1997년부터 지금까지 1019명이 총 10억 4568만 원의 장학금 혜택을 받았다.

한편 부산대는 지난해부터 150만 원의 남안장학금 지급액을 등록금 전액으로 확대해 가정형편이 곤란한 학생들이 실질적으로 도움 받을 수 있도록 개선했다.

또 장학생 선발을 비공개 추천선발에서 공개모집·심사선발 방식으로 변경하고 남안장학생 지도교수를 위촉했다. 장학생들의 자긍심을 고취하고 기부자의 선행을 유지 계승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남안 여사는 1928년 경남 진주에서 가난한 집안의 둘째딸로 태어나 5세 때 어머니를 여의고 곤궁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친척집을 전전하다 20세에 홀로 부산에 와 파출부, 주방일 등으로 온갖 고생을 하던 중 1962년 남포동에 4평 남짓한 곰탕집을 열었다. 5년 후 3층 건물을 구입해 종업원 20명을 둔 대규모 식당으로 키워냈다. 자신은 평생을 혼자 몸으로 지내면서도 2명의 오빠와 언니가 사망한 후 남겨진 조카 3명을 대학교육까지 받도록 했다. 그러나 남안 여사는 젊은 날의 힘든 여정으로 고혈압과 중풍을 앓게 됐고 1996년 소유하고 있던 부동산을 남모르게 공증해 부산대에 기부한 후 동래구 온천동 전셋집 한 칸을 얻어 생활하다 그 해 11월 숙환으로 별세했다.

부산대는 1996년 8월 14일 남안장학기금을 설립해 이듬해인 1997년 제1기 남안장학생 21명에게 1390만 원을 전달했다. 같은 해 감사의 마음을 담아 남안 여사의 흉상을 제작해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는 제1도서관 뜰에 세워 기념하며 매년 여사의 기일인 11월 5일을 전후해 추모행사를 열고 있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