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접시의 시’는 중견 시인이자 대학 교수인 나희덕 시인이 시 읽기에 대한 독자들의 고민과 부담을 자상하게 해결해주는 책이다. 시 해석이나 독법을 독자들에게 일방적으로 전달하지 않고 질문을 던지고 답하면서 시인과 독자 사이의 대화를 돕는다.

특히 이 책은 시 읽기를 획일화하거나 도식화하지 않으면서 다양한 시들에 접근하는 방법을 크게 여섯 가지로 정리해 제시하고 있다. 시가 창작되는 과정과 시의 중요한 요소들을 설명하고 이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시 작품들을 자세히 살펴보는 방식이다.

아울러 이 책에 제시된 21편의 시들은 이미 고전이 된 작품이 아니라 김혜순·김선우·이원·이장욱·문태준·심보선 등 최근 우리나라 시 현장에서 생산되고 있는 근작들이다. 시단의 다양성을 보여주고 젊고 실험적인 목소리를 최대한 살펴보고자 한 것이다.

나희덕 시인의 시론에 따르면 시에는 저마다의 입구와 출구가 있고 그것을 통과하는 방법이 조금씩 다를 뿐이다. 이 점을 이해하는 것이 풍성한 시 읽기의 지름길이자 나희덕 시인의 현대시 강의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가을이 가기 전 ‘한 접시의 시’를 통해 시 읽기의 즐거움을 만끽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