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 대학 신규선정 불투명···준비해 온 대학들 ‘허탈’

산단장들 “지역 인재양성, 산업과 동반 성장 위해 절실”
“현장실습으로 미스매치 해소···청년실업 해결도 도움”

[한국대학신문 신하영 기자] “내년도 산학협력선도대학(LINC)사업을 준비해 왔는데 신규선정 예산이 확보되지 않아 허탈하다.”

대학들의 관심을 모았던 LINC사업 추가 선정을 위한 예산 확보가 무산되면서 대학들의 허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올해 사업 선정에서 고배를 마신 대학들의 안타까움이 크다.

30일 대학가에 따르면 올해 LINC사업  탈락을 반면교사 삼아 내년을 준비하던 대학들은 예산이 확보되지 않은 점에 적잖은 실망감을 표했다. 

LINC 사업은 대학의 체질을 친산업적으로 개편하기 위해 올해부터 시작된 대규모 정부지원사업이다. 기존에도 광역권인재양성사업 등 산학관련 사업이 있었지만, 대학 체질을 바꾸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시작됐다. 교수들이 산학협력에 적극 나서도록 하기 위해 업적평가 개선 등 대학의 친산업적 개편을 유도하고 있다.

4년제 대학 기준 올해 지원예산은 총 1700억 원이다. 이를 51개 대학에 배정, 대학 당 33억 원이 지원됐다. 당초 교과부가 이 사업을 설계할 당시에는 2300억 원의 예산을 신청했다. 그러나 기획재정부에서 국가 장학금 확충 등의 이유를 들어 이를 1600억 원으로 삭감했다. 이후 국회 예산안 심의과정에서 100억 원이 늘어난 1700억 원으로 증액됐다.

교과부는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이를 2배 이상 확대할 방침이었다. 지난 4월 이주호 교과부 장관이 ‘지역대학 발전방안’을 발표할 당시 전문대학 예산 150억 원을 포함, 총 3180억 원을 증액 목표로 제시했다.

이 목표치에는 올해 선정된 51개 기존 사업대학 외에도 내년 9개 대학을 추가 선정하기 위한 예산이 포함됐다. 하지만 정부 예산안에 따른 사업예산이 올해보다 484억 늘어난 2184억 원으로 편성되면서 신규 선정은 현재로선 불투명한 상황이다.

대학 산학협력단장(산단장)들은 이에 대해 허탈감을 표하면서도 정부가 지역 산업을 살리고 지역 인재양성을 위해선 내년도 추가선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지난 3월 말 LINC 사업선정 결과, 막판 고배를 마신 대학들의 안타까움은 더 크다. 지난해 2단계(최종)에서 탈락한 건국대 충주캠퍼스의 김보경 산단장은 “교과부의 LINC사업 9개 대학 신규 선정 계획을 듣고 내년 선정을 위해 준비를 해 왔는데 몇 달 전부터 예산 확보가 어렵다는 소문을 듣고 노심초사 해 왔다”며 “예산 확보가 무산돼 아쉽다”고 말했다.

올해 LINC 1단계 사업선정 후 최종단계에서 고배를 마신 24개 대학 대부분이 내년 사업선정을 위해 준비해 온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은 LINC 신청 요건을 갖추기 위해 산학협력중점교수 채용계획을 세우고, 교수업적평가를 개선해 왔다. 업적평가는 산학협력에 대한 평가비중을 높여 교수들로 하여금 산학협력 활동에 나서도록 하기 위해 교과부가 사업선정 기준으로 제시한 것이다.

하지만 대경·강원권의 한 대학 산단장은 “정부가 내년 신규선정 계획을 밝혔으면 그대로 갔으면 좋겠다. 그래야 대학에서도 미리 준비를 할 수 있다”며 “내년 선정을 위해 산학협력중점교수 채용 계획도 마련했는데 예산이 확보되지 않아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특히 산단장들은 지역 산업 발전과 지역 인재 양성을 위해 내년도 추가 선정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인제대 김광일 산단장은 “우리 대학이 위치한 김해 지역에는 무려 6500개 중소기업이 있고, 이 중 상당수가 대학과의 공동연구·현장실습·기술지도에 갈증을 느끼고 있다”며 “이럴 때 LINC 추가 선정을 통해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다면 지역산업을 살리는 데 보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LINC 사업은 중소기업 기술자문이나 학생 현장실습 지도에 대해서도 교수들이 업적을 평가받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때문에 산단장들은 LINC 사업 대학을 확대해 이를 대학가로 확산시켜야 지역 산업과 대학이 동반 성장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를 통해 대학은 졸업생 취업률을 끌어올리는 성과를 거둘 수 있다.

김광일 단장은 “중소기업 중에서도 견실한 기업이 있는데 학생들의 눈높이는 대기업만 찾고 있다”며 “LINC 사업을 통해 현장실습을 강화하면, 이런 미스매치를 해소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 청년실업을 해소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공과대학에만 편중됐던 산학협력을 인문사회계까지 확대하기 위해서도 LINC 사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광운대 최진주 산단장은 “우리 대학은 개교 이래 IT 특성화를 펴왔기 때문에 이공계 취업은 양호하다”며 “다만 LINC사업을 통해 산학협력을 인문사회계로 확대할 계획이었는데 예산확보가 되지 않아 아쉽다. 청년실업 문제 해소를 위해서도 내년 추가 선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대학들로 하여금 동기부여가 생기도록 하기 위해서도 신규 선정이 절실하다는 의견도 있다. 전주대 전오성 산단장은 “우리 대학은 산학협력중심대학 사업을 해왔기 때문에 LINC사업을 통해 연속성을 확보하고, 이를 지역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계기로 삼길 바란다”며 “내년 LINC 추가 선정을 통해 대학에 동기부여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지역 대학 관계자는 “학부교육선진화선도대학(ACE)사업처럼 LINC사업도 내낸 추가선정 가능성을 열어둬야 긍정적 효과가 생길 수 있다”며 “대학들이 LINC사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체질개선을 꾀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LINC 사업을 준비하면서 필수적으로 병행해야 할 교수업적평가 개선 등이 대학의 산학협력 활성화에 도움을 줄 것이란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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