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환 경희대 성금캠페인통합사무국 계장

▲ 김동환 경희대 성금캠페인통합사무국 계장
대학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공존(共存)한다. 대학 존재의 주된 목적은 교육과 연구이지만, 이를 실행 또는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이해관계가 거미줄처럼 얽혀있다. 때문에 복잡한 문제들이 발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행정적인 시도들이 끊이질 않는다.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그러나 해결하려는 노력은 다방면으로 시도해야 한다. 다양하고 적극적인, 동시에 효율적인 시도가 대학 발전을 좌우하는 원동력이라 생각된다.

벤저민 프랭클린(미국 건국의 아버지이자 펜실베니아대 설립자)은 일을 처리하는 방식은 유명하다. 그는 중요한 일과 급한 일을 우선순위로 나눠 처리하는 방식으로 인류 역사상 위대한 업적을 이뤘다. 이 방식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소개하자면 우리가 일상적으로 해야 할 일들을 4가지로 구분하는 것이다. (A)긴급하고 중요한 일, (B)긴급하지 않지만 중요한 일, (C)긴급하고 중요하지 않은 일, (D)긴급하지도 않고 중요하지도 않은 일이 그것이다.

수년간 대학에서 이렇게 일을 하면서 중요하지 않은 (C)와 (D) 비중을 대부분 줄였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A)하기에도 시간이 너무 빠듯해 (B)를 할 시간이 거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에게 긴급하지 않지만 중요한 일 (B)란 나와 내가 속한 조직, 가족, 지역, 나라, 이 지구의 미래를 위한 투자이며 노력이다. 제조업 설비 가동률이 75% 이상으로 상승하면 CEO들은 생산을 늘리기 위해 신규 설비에 대한 투자를 결정한다. 당장 25%의 여유가 있다고 설비 투자를 미루면 성장에 발목을 잡히고, 경쟁에서 뒤처지기 때문이다.

이런 현실 속에서 나와 내가 속한 조직의 업무 능력과 업무량은 100%를 넘어선 지 오래였다. 모든 면에서 한계를 느낀 것이다. 나는 업무의 질적-양적 향상을 위해서는 새로운 투자를 설계해야 했다. 즉 한계를 뛰어넘어 나와 조직의 상생(相生, win-win)을 꾀한 것이다. 당시 경희대에서 처음으로 시행되는 연구년제 지원자 모집 공고를 보고 신청하게 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기업은 인물에 다양한 방법으로 교육-연수진학-경제연구소 등의 방식으로 투자를 하고 있다. 그 효과는 증명된 지 오래다. 대학 역시 교수에 한해 ‘연구년’을 시행하고 있고 보편화 됐다. 대학을 경영하고 관리하는 직원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내게 그 투자 방법이나 형태가 ‘연구년제’였다. (B)를 더 깊이 탐구하고 연구하고자 했던 바램은 1년간 ‘대학의 효과적인 기부금 모금 방법’을 연구하는 것으로 실현됐다.

연구년을 시작할 당시 내가 연구하고자 하는 분야에서 노하우를 가진 이들을 찾아 소통하고 싶었다. 그래서 미국 뉴욕대의 ‘조지 헤이먼 주니어 자선 모금센터’(George H. Heyman, Jr. Center for Philanthropy and Fundraising)에서 기금 모금 전문가 인증 과정과 국제 자선활동 전문가 인증 과정을 수강하면서 우리 대학에 가장 적합한 모금 방법을 연구했다.

업무에 복귀한 지금은 그 1년간 연구한 내용들과 짧은 영어와 다른 문화로 인한 혼란 등 소중한 경험들을 정리하고 있다. 연구한 내용은 부서원과 공유해 우리 대학 실정에 맞게 정교화하며 적용하고 있다. 그동안 풀리지 않았던 문제들이 하나 둘 풀리는 재미가 있다. 본인도 긴가민가했던 이 시도가 조금씩 양파 껍질 벗겨지듯 ‘성과’로서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직원 연구년제가 우리 대학으로서는 최초로 시도됐고 아직 국내 대학에 전반적으로 널리 퍼져있지 않다. 그러나 내 경험에 비춰볼 때 다른 대학에도 직원 연구년제의 도입을 권하고 싶다. 지면을 빌어 우리대학 내에 직원 연구년제가 성공적으로 정착될 수 있게 도움주신 모든 분께 감사한 마음으로 오늘도 최선을 다하려 한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