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연·오세정·신성철·장순흥 등 … 대선 변수 관심

총장초빙 이달 30일까지, 발굴위·선임위 구성 착수
12월 대선도 영향줄 듯···발굴·초빙 2가지 트랙 진행

 
[한국대학신문 신하영 기자] 내년 2월 23일 자진 사퇴하겠다고 밝힌 서남표 총장의 임기가 3개월 넘게 남은 가운데 KAIST 안팎에서는 벌써부터 차기 총장에 대한 하마평이 나오고 있다. 2일 KAIST와 과학계에 따르면, 현재 차기 총장 후보로 자천 타천 거론되는 인사는 6~7명 정도다.

KAIST 총장 인선은 두 가지 트랙으로 진행된다. ‘공모’와 ‘발굴’을 통해서다. KAIST는 이달 중 7인의 학계·산업계 인사가 참여하는 총장후보발굴위원회(Search Committee)와 총장후보선임위원회 구성을 완료할 계획이다. 선임위원으로는 지난달 25일 이사회에서 정길생 이사(한국과학기술한림원장)와 표삼수 이사(KT기술전략실 사장), 그리고 정부 측 당연직 이사인 강영순 교과부 과학기술인재관이 위원에 선임됐다. 나머지 2명은 이사장이 추천하는 외부인사 1인과 교수들이 추천하는 인사 1인으로 채워지게 된다.

발굴위를 통해서는 국내외 인사 중 차기 총장으로 적합한 인사를 찾아내고, 총장 초빙공고를 통해 지원자를 받는다. KAIST는 지난 1일 총장 초빙공고를 냈다. 오는 30일까지 지원자들을 공모한다. 선임위는 이 두 가지 트랙을 통해 들어온 후보자를 심의해 이 가운데 3명을 이사회에 추천하게 된다. 이사회 추천 시점은 내년 1월이 유력하다.

현재 차기총장으로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인사는 6~7명 정도다. 먼저 신성철 현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총장을 들 수 있다.

신 총장은 지난 2010년 서남표 총장 연임 당시 서 총장과 마지막까지 경합을 벌였던 인사다. 당시 신 교수는 교수협의회 추천 후보로 KAIST 총장에 도전했다. 교수들로부터 강한 지지를 받았다는 뜻이다. 서 총장 재임기간 교수들과의 갈등이 끊임없이 표출됐다는 점에서 학내 교수들의 지지는 신 총장에게 ‘자산’이 될 수 있다. 반면 총장 취임 후 교수사회를 개혁하는 데 이런 자산은 한계로 작용할 수 있다. 신 총장은 경기고와 서울대를 졸업하고, KAIST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서남표 총장 재임 1기(2006~2010년)에서 교학부총장을 지낸 장순흥 원자력·양자공학과 교수도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다. 국내 원자력학계 권위자로 통하는 장 교수는 2006년부터 미국 원자력학회 펠로우(석학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경복고와 서울대, 미국 MIT 대학원을 졸업했다.

김도연 국과학기술위원장도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경기고와 서울대, KAIST 대학원을 졸업한 김 위원장은 교과부 장관과 울산대 총장을 거쳐 현재 국과위 위원장을 맡고 있다. 2004년 서울대 공대에서는 ‘훙륭한 공대 교수상’을 수상했고, KAIST에서는 ‘2009년 올해의 동문상’을 받았다. 국과위 위원장으로 국내 과학기술 예산을 총괄해 본 경험이 강점으로 꼽힌다.

특히 서울대 공대학장 재임시절(2006~2007년) 서울대 사상 처음으로 학장을 외부에서 공개 채용하겠다고 밝혀 ‘원로교수임에도 개혁파’라는 평가를 들었다. 학장공채 외에도 교수 승진요건을 강화하는 대신 유능한 교수에게는 정년을 늘리는 제도를 마련, 연공서열을 깼다는 평가도 얻고 있다.

오세정 현 과학벨트 기초과학연구원장도 차기총장 물망에 오른다.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은 오 원장은 1984년부터 서울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서울대 자연과학대 기획연구실장과 자연과학대학장, 한국과학재단 이사, 한국연구재단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특히 경기고와 서울대를 모두 수석 입학·졸업한 것으로 유명하다. 스탠퍼드대 재학 당시에도 미국 과학재단(NSF) 장학생 9생을 제치고 논문 자격시험에서 수석을 차지한 바 있다.

이 밖에도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의 모 교수, 교과부 장·차관 출신 인사 등이 차기 총장 후보로 거론된다. 그러나 하마평에 오른 인사들은 대부분 이를 일축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기초과학연구원장에 취임한 오세정 원장은 “지금 일을 맡은 지도 얼마되지 않았고, 현재 맡고 있는 기초과학연구원의 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오는 12월 대통령선거 결과에 따라서도 KAIST 총장 인선이 영향을 받을 것이기 때문에 아직 후보자를 전망하긴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KAIST의 한 교수는 “내부적으로는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인사들이 있지만, 본인의 의사가 반영된 것은 아니다”며 “또 차기 정권을 어디에서 잡느냐에 따라 거론되는 인사들도 유·불리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KAIST 내부에서는 “러플린·서남표를 뛰어넘는 석학이 와야 KAIST를 세계적 대학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의견도 많아 발굴위를 통해서 추천되는 인사들도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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