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판 에셀 著 <분노한 사람들에게)

2010년 작은 소책자 한권으로 전 세계에 ‘분노 신드롬’을 일으켰던 스테판 에셀은 이듬해 말 프랑스와 독일에서 출간된 ‘분노-나의 결산’이라는 책에서 전작의 한계를 스스로 지적한 바 있다.

“분노는 단지 시작일 뿐 그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다르게 되기 위해서는 새로운 생각, 새로운 관점, 새로운 의지가 필요하다.”

올해 6월 독일에서 출간된 ‘분노한 사람들에게’(2012)는 정확히 그 연장선상에 놓여 있다. 분노한 뒤엔 어떻게 할 것인가? 분노가 필요조건이라면 충분조건은 무엇인가? 무엇이 인류의 새로운 전진을 가능케 하는가? 뜨인돌에서 펴낸 한국어판 부제엔 이에 대한 스테판 에셀의 선명한 답변이 함축돼 있다.

공감하라! 행동하라! 그리하여 세상을 바꿔라!

책은 단순히 ‘분노하라’의 해제에 그치지 않는. 책을 읽고 ‘분노’의 행렬에 동참한 수많은 독자들에 대한 응답이며, 이 시대 앙가주망의 상징인 노(老) 투사의 치열한 사색의 결실이다. 1부 ‘이 땅의 분노한 사람들에게 고함!(연설문)’에서는 특유의 신랄함이, 2부 ‘지금은 깨어날 때(청중 대담)’에서는 인류의 현안들에 대한 일관된 신념이, 3부 ‘공감하라! 지속적으로 항의하라(편집자 대담)’에서는 역사, 철학, 문학, 예술을 넘나드는 해박하면서도 독창적인 사유가 탁월한 흡인력으로 읽는 이들을 몰입시킨다.(뜨인돌,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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