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입시결과보다는 모집단위 내 자신의 위치 파악 중요

[한국대학신문 백수현 기자] 2013학년도 정시모집 원서접수가 21부터 27일까지 시행(가ㆍ나ㆍ다 군별로 상이)된다. 이주가 채 남지 않은 시간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유리한 모집 군을 판단해 지원전략을 수립하는 것이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2014년도 수능 제도 변경과 정시 모집인원 감소의 영향으로 많은 학생들이 하향지원을 할 것”이라고 예상하며 “지원전략 수립 시 배치표나 전년도 입시결과를 참고하기보다 지원하려는 모집단위에서 자신의 상대적 위치를 파악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한다.

올해 정시에서는 △2014학년도 수능 제도 변경 △일부 탐구과목의 변별력 문제 △모집인원 감소 등 다양한 변수가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지난해 입시결과만으로 정시 전략을 수립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지원할 모집 군을 확정하기 전에 변수를 확인하고 유ㆍ불리를 따져보는 것이 좋다. 진학사가 5일 수험생들이 정시 지원 시 유념해야 할 2013학년도 입시 변수에 대해 발표했다.

■2014학년도 수능 제도 변경으로 부담 늘어= 내년 수능에서는 수험생이 비교적 쉬운 ‘A형’과 어려운 ‘B형’ 중 선택해 치르는 ‘수준별 수능’이 처음 도입된다. 재학생, 졸업생 모두 처음 바뀌는 입시제도에 대한 불안감이 높을 수밖에 없다.

특히 상대적으로 변경된 수능제도에 대해 부담감이 큰 수능 3등급 이하 수험생들은 이번 정시모집에서 합격이 보장되는 안전 혹은 하향 지원을 할 가능성이 높다. 인문계 수험생의 경우 자연계열 모집단위 교차지원, 하단 모집단위로 안전지원, 지원 참고표를 기준으로 2~3칸 낮춰 하향지원하는 등 안정적인 합격을 염두에 둔 다양한 지원 패턴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윤리, 지구과학Ⅰ 난이도 조절 실패= 사회탐구 과목 중 윤리의 경우 만점자는 3.15%, 과학탐구 과목 중 지구과학Ⅰ은 만점자가 7.96%에 달했다. 또 윤리는 1~2등급 내 표준점수가 66점~70점으로, 2등급 이내 수험생들의 변별력을 가리는 데 문제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구과학Ⅰ의 경우 1~3등급 내 표준점수가 65점~60점으로, 탐구영역 중 변별력에 가장 문제가 있는 과목으로 파악된다.

따라서 윤리를 선택한 상위권 인문계 수험생과 지구과학Ⅰ을 선택한 자연계 중상위권 이상의 수험생은 대학 기준 점수로 손해를 많이 볼 수 있어 의도치 않는 하향지원을 할 가능성이 높다.

■수리 ‘나’형 선택한 자연계 학생 늘었다= 지난해에 비해 과학탐구 접수자가 증가했다. 접수자 기준으로 전년 대비 3.5%, 4000 여 명이 증가한 것은 매우 큰 증가 폭이다. 과탐을 접수한 자연계열 학생들은 늘어난 반면 수리 가형 접수자는 줄었다. 즉 ‘수리 나+과탐’ 접수자가 늘어난 것이다. 따라서 수리 가형을 지정 반영하는 의치학계열이나 상위권 대학 자연계열의 경쟁은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수리 가ㆍ나형을 선택 반영 대학에 지원하는 학생들의 경쟁률은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선택 반영하는 중상위권 대학에 학생들이 몰릴 가능성이 높아 합격 성적의 상승이 예상된다. 또 어느 해보다 수리 가형에 대한 가산점 비율의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수리 가형에 대한 가산점이 상대적으로 높은 대학의 자연계열 모집단위 지원율은 감소할 것이며, 높지 않은 대학들의 지원율은 예년에 비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수리 가형을 응시한 수험생 중 합격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학교를 낮춰 지원한다면 수리 가ㆍ나 선택 반영 여부와 가산점 비율 등을 반드시 확인하고 지원해야 한다.

■일부 의대 정원 증가…소신지원↑= 올해부터 일부 의과대학의 모집정원이 늘어난다. ‘의·치의학전문대학원 정원 조정 결과’에 따른 조치다. 지원자 성적분포가 조밀해 지원 여부를 따지기 어려웠던 전년과 달리 올해는 전 영역에서 변별력을 확보했고 모집인원도 증가해 ‘소신지원’ 경향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의대 정원 증가로 나군 서울대 자연계열 상위 모집단위 합격생들의 가ㆍ다군 이탈 또는 나군 의대 지원자가 증가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또 군별 모집인원이 증가할 것으로 보여 가ㆍ나군 지원율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다군 의대의 경우 가ㆍ나군 지원자뿐만 아니라 추가합격을 기대하고 지원하는 수험생들이 증가해 지원율은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최종 모집인원 반드시 확인하고 지원해야= 올해 수시모집에서 크게 바뀐 점은 지원횟수 6회 제한이다. 이로 인해 여러 대학에 중복 합격하는 학생들이 많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중복 합격을 하게 되면 한 대학을 선택해 등록해야 하므로 다른 대학에 미등록 결원이 생긴다. 이 인원을 정시로 이월하게 되는데, 올해는 중복합격자 감소로 정시 이월 인원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지난해의 경우 수시 추가합격자는 수시 등록을 포기하고 정시 지원이 가능했지만 올해부터 정시 지원이 불가능하다. 수시 모집인원이 늘어난 상황에서 수시 6회 제한, 수시 추가합격자들의 정시 지원 불가 등으로 인해 정시모집 최종 모집인원이 전년에 비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모집인원이 감소하면 합격 성적도 상승할 수밖에 없으므로 전년도 합격 성적을 기준으로 지원할 것이 아니라, 합격성적이 상승할 것을 감안해 지원해야 한다. 대학별 정시모집 모집요강 상에 나온 모집인원은 최종 확정된 인원이 아니므로 20일 정시모집 인원이 확정된 후 지원 여부를 고민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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