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더라’에 의지 말고 꼼꼼히 따져 봐야

[한국대학신문 백수현 기자] 최근 대입에서는 ‘전략’ 수립이 무엇보다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다. 해마다 변하는 대입정책, 복잡하고 다양한 전형 이름과 방법 등으로 인해 체계적 전략 없는 ‘무작정’식의 도전으로는 더 이상 통하기 어려운 때가 온 것이다.

대입 정보도 쏟아지고 있다. 이제 정보가 없어서 곤란한 것이 아니라 많은 정보를 어떻게 활용해서 전략을 세워야 할지가 문제인 시점이다. 입시전문업체인 김영일교육컨설팅이 대입에서 실패를 불러오는 몇 가지 자세에 대해 발표했다.

■근거 없는 소문이나 정보에 휩쓸린다=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여러 가지 채널을 통해 입시 정보를 수집하는데 이 정보를 활용하는 과정에서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많은 수험생들이 정보창구로 활용하는 온라인의 경우 설명회나 책자 등과 달리 생생한 정보를 빠르게 찾아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출처가 불분명한 경우 정확성과 신뢰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단점도 있다. 근거가 제시되지 않거나 출처가 없이 ‘몇 점으로 지원했는데 붙었다’, ‘논술ㆍ면접을 이렇게 봤는데 붙었다’, ‘어디어디가 커트라인이 높아졌다 혹은 낮아졌다’ 등의 정보는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활용하는 것이 좋다.

■모집군의 성격을 무시하고 지원한다= 정시모집에서는 가·나·다군 총 세 곳의 모집군에 지원할 수 있다. 각 모집군에는 일반적인 특성이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가군과 나군에서 전략적 목표대학을 설정하는 것이 좋다. 다군은 변수가 많아 예측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고, 가·나군에 비해 최초합격 커트라인이 올라가는 경향이 많으며 추가합격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예를 들면 이러한 특성을 무시하고 가·나군에 상향, 다군에 하향 원을 할 경우 비슷한 성적대의 수험생들보다 낮은 수준의 학교에 합격을 하게 될 수 있다.

또 분할모집을 하는 대학을 지원할 때에도 유의해야 한다. 서울대(나군), 고려대(가군) 등 특정 군에서만 선발하는 경우도 있지만 성균관대(가·나군), 한양대(가·나군), 중앙대(가·나·다군), 숭실대(가·나·다군)처럼 대학에 따라 분할모집을 실시하는 곳도 있다. 분할모집의 양상은 다양한데 동일 학과를 두 개 이상의 군에서 선발하거나 계열별로 군을 달리해 선발하는 경우도 있고, 일부 학과만을 분할모집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동일 학과가 두 개 이상의 군에 나뉜 경우에는 군에 따라 합격자 커트라인이 다를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군별 특성과 분할모집 학과의 경향을 충분히 숙지한 뒤 정시모집 지원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좋다.

■모의지원 결과에만 의존해 원서접수를 한다= 정시 원서접수를 앞두고 있는 수험생들에게 모의지원 결과는 무척 매력적인 참고자료이다. 우선 원서접수 상황을 가정할 수 있고 실제 수험생들의 점수와 자신의 점수를 비교해 합격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의지원의 조건이 어떠하냐에 따라 신뢰도는 달라질 수 있다.

우선 실제 정시모집에서는 군별 각 1회로 총 3회의 지원기회가 있고, 한 번 원서를 접수하면 취소와 변경이 불가능하다. 만약 모의지원에서 군마다 복수지원을 하거나 지원했던 학과를 여러 차례 변동할 수 있다면 상당한 허수가 개입되거나 검색을 할 때마다 합격 가능성이 달라질 것이다. 결국 모의지원은 결과는 의미 있는 정보일 수는 있지만 전적으로 의지하면 위험할 수 있다. 주요 판단기준보다는 여러 가지 참고자료 중 하나로 활용해야 한다.

■종이배치표에만 의지해 지원 대학을 결정한다= 종이배치표는 대략적인 지원 가능 수준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참고자료이다. 종이배치표를 기준으로 목표대학을 선택하더라도 각 대학의 △수능 영역별 반영비율 △영역별 가산점 △학생부 성적 △경쟁률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지원해야 한다.

종이배치표 상에서 A대학이 B대학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하더라도 두 대학의 수능 반영방법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자신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수능을 반영하는 A대학에는 합격하고 B대학에는 불합격할 수 있다. 따라서 종이배치표로 아웃라인을 설정한 뒤 여러 대학의 전형분석과 자신의 성적분석을 통해 가장 유리한 전형방식을 활용하는 대학에 지원하는 것이 현명하다.

■‘어떻게든 되겠지’하는 생각으로 지원한다= 수험생 중에는 고3이 되기 전부터 대입에 관한 여러 가지 정보를 수집해 공부하는 것 못지않게 지원전략을 짜는 데에 공을 들이는 수험생이 있는가 하면, ‘그냥 공부만 열심히 하다보면 어떻게든 되겠지’라고 생각하는 수험생도 적지 않다.

예를 들어 어떤 학생은 교차지원에 대한 정보를 모르고 인문계열 대학에 진학한 뒤, 대학 재학 중에 교차지원에 대해 알게 돼, 수리 나형을 치르고 간호학과에 진학하기 위해 재수를 하기도 하였다. 또 특별전형을 주력으로 준비하던 학생이 지원 직전에 지원자격에 해당하지 않는 사실을 알아 결국 원치 않게 재수를 하게 되는 경우도 있었다.

물론 위와 같은 사례가 많지는 않지만 ‘아차’ 했다가 아까운 기회를 놓치게 될 수 있으므로 대입을 준비할 때에는 설명회에 참석하거나, 대학에 직접 문의를 하거나, 입시기관의 합격예측 프로그램이나 컨설팅을 활용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정보 수집’과 ‘전략 수립’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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