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연구실장

 
올해 마지막 대입 관문인 정시모집을 앞두고 수험생들은 올해 입시에서 자신의 목표를 점검하고 정시 지원 성향을 확인해야 한다. 만약 올해 반드시 대학에 진학하려 하는 수험생은 가급적 가나다군 3회 지원을 모두 안정 지원해야 하지만, 평소보다 수능점수가 낮아 재수를 각오한다면 3회 모두 과감하게 상향으로 도전 지원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안정 지원 횟수가 많을수록 합격가능성이 더 높아지고, 도전 지원 횟수가 많을수록 합격률은 더 낮아진다. 정시 포트폴리오 수립에서 지원 성향을 결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가나다군 전체 지원의 위험성을 한꺼번에 점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가나다군 중에서 목표 대학을 어느 군으로 정해야 할까. 올해 정시 가군은 145개교 5만 278명, 나군은 145개교 4만 9591명, 다군은 147개교 3만 5408명을 모집한다. 분할 모집을 포함한 대학 수는 군별로 비슷하지만 모집인원은 다군에 비해 가나군이 각각 1만 4870명, 1만 4183명 많다. 따라서 가나군은 지원학과 선택의 폭이 넓고 모집단위별 선발인원도 많으며 다군보다 합격의 안정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대학별로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가나군 분할 모집의 경우에는 나군에 비해 가군의 합격 안정성이 높다. 반영 방법에 따른 자신의 수능 점수 유ㆍ불리와 목표 대학의 모집군에 따라 어느 군을 합격 목표로 해야 할 지에 대한 전략도 중요하다.

정시는 수시와 달리 자신의 수능 점수 결과를 손에 쥐고 대학별 배치점수를 가늠해 지원하는 ‘선시험 후지원’ 의 전형이다. 따라서 수능 점수에 대한 정확한 분석(자신의 점수는 물론 전체 수험생의 수능 성적도 마찬가지다)과 지원 심리, 복잡하게 작동하는 입시를 이해하고 변수에도 대처해야 한다. 특히 정시는 대부분의 주요대학들이 수능 우선 선발과 수능 100% 선발 전형 위주로 선발하기 때문에 수능 성적의 영향력이 전부이고 당락을 결정짓게 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수험생은 자신이 받은 수능 점수를 손해 보지 않고 최대한 합격선 근방의 점수에 맞춰서 지원하려 하는 경향이 많기 때문에 수험생들의 지원 심리는 다양해지고 복잡하게 된다.

올해는 정시 모집인원 축소, 수시 이월 인원 감소, 2014 수능 개편 변화 등으로 인해 전반적으로 안정 지원이 예상되는 만큼 특정 점수대에서 극심한 눈치 지원으로 마지막 날 경쟁률이 대폭 향상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따라서 지나치게 경쟁률을 의식한 소신 지원은 합격에 그다지 도움이 될 수 없다. 3번의 지원 가운데 안정 또는 적정 지원군은 원서접수 하루 전이나 마감일 오전에 접수하고, 도전지원 한곳만 경쟁률을 끝까지 지켜보도록 한다.

정시 3번의 지원 기회를 모두 예상 합격선과 근소한 점수 차로 지원하게 되면 원서 접수 이후 합격자 발표, 추가 합격자 발표 등 2월말까지 계속되는 입시 기간 동안 초조하고 불안한 시간을 보내게 된다. 더구나 기다리던 추가 합격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으면 상황은 더욱 악화된다. 따라서 정시 가나다군의 3번의 지원을 안정과 적정, 그리고 도전 지원으로 고르게 배분해 넣고 안정 지원한 곳은 1차로 합격하고, 적정 지원은 추가 합격, 그리고 도전 지원은 이어지는 추가 합격으로 3곳 모두 합격하는 지원전략이 정시에서 성공하는 전략이다. 가나다군 3번 모두 큰 점수 차를 남기고 안정지원 하는 것은 합격하고 나서도 어느 곳 하나 속 시원하게 등록할 곳이 없기 때문에 바람직한 지원이 될 수 없다.

1점이라도 손해 보지 않고 지원해야 한다는 지나친 욕심은 올해 정시모집에서 모두 불합격하는 낭패로 이어질 수 있다. 1점과 2점은 수능 시험 한 문제를 맞고 틀린 점수다. 하지만 1점으로 불합격하게 되면 또 다른 1년을 준비해야 할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 2013 정시 지원 성향 및 합격 가능성별 지원 유형(출처: 비상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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