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전국 24개 국·사립대 합의

2008학년도 대학입시에서 전국 주요대학들이 학교생활기록부 반영비율을 50%이상으로 확대키로 했다. 대신 논술 등 대학별 고사의 비중은 줄인다. 이현청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사무총장은 2일, 24개 주요 국·사립대학 입학처장 회의를 열어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08학년도 대입전형에 관한 우리의 입장’에 합의했다고 이날 오후 발표했다. 여기에는 강원대, 경북대, 경상대, 부산대, 서울대, 안동대, 전남대, 전북대, 제주대, 충남대, 충북대 등 11개 국립대와 경원대, 경희대,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연세대, 이화여대, 인하대, 중앙대, 한양대, 한국외대, 호남대 등 13개 사립대 입학처장이 합의했다. 이 사무총장은 “서울대, 제주대, 충북대 입학처장은 개인 사정으로 참석하지 않았으나 발표 내용에는 합의했다”며 “사인은 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6월부터 5차례 이상 논의한 결과 나온 것이기 때문에 구속력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전국 24개 국·사립대 명의로 나온 발표문에 따르면 이들 대학들은 2008학년도 대학입학전형에서 학생부 반영비중이 전체적으로 50% 이상 되도록 확대해 학생부가 대입전형에서 하나의 중요한 요소가 되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이 사무총장은 “평균 50%가 아니라 수시 모집 50%, 정시 모집 50% 등 모든 전형에서 50% 이상의 의미”라고 덧붙였다. 현재 정시 모집에서 외형상 학생부 반영비율은 30~40% 수준이다. 또, 대학별 고사는 필요한 범위 내에서 최소화하여 반영하되 본고사 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소질·적성·특기를 살리는 다양한 전형을 도입하고 동일계 진학, 소외계층 배려, 지역균형발전 등을 위한 특별전형을 확대해 대학 특성화와 다양한 인재 양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24개 대학이 밝힌 학생부 반영비중은 실질반영비율이 아니라 외형상 비율이다. 입학처장들은 오는 18~19일 전국 입학처장 회의를 열어 학생부 실질반영비율 등 구체적인 쟁점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정부와 고등학교에 대해서는 학생부 신뢰도 제고를 위해 노력해 줄 것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이 사무총장은 전했다. 2008학년도 대입전형계획의 주요 사항은 이러한 기본 방향을 바탕으로 오는 6~7월께 발표한다. 24개 국·사립대는 발표문에서 “학교교육 정상화와 대학의 자율성 확보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1년여 앞으로 다가온 2008 대입전형에 대한 일선 교육현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합의하고 이를 공표한다”고 밝혔다. 고려대·서강대·성균관대·연세대·이화여대·중앙대·한양대 등 서울지역 7개 사립대는 지난해 12월 26일 2008학년도 대입에서 수시1학기 모집을 폐지하고 학생부 반영비중을 줄인다고 발표했다가 이번에 입장을 바꿨다. 교육부 요청을 ‘모르쇠’ 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2008 대입제도 정착을 주요 과제로 설정하고 김진표 부총리가 직접 주요 사립대를 방문해 학생부 비중을 높이고 논술 비중을 낮춰줄 것을 요청했다. 부총리가 담당 실·국장 등과 함께 대학을 방문해 설명회를 개최한다는 것 자체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그러나 이번 발표에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하기에는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있다. 교육부 뜻을 수용했다고 하지만 어디까지나 큰 틀에서일 뿐 구체적인 것은 세부 전형계획이 나와 봐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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