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교육과 입학···“체계적 공부하고파”

[한국대학신문 김기중 기자] 지난 2011년 해적에게 납치된 무역선 삼호주얼리호 선장으로 청해부대의 아덴만 여명 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았던 ‘아덴만의 영웅’ 석해균 선장이 2013학년도 한국방송통신대(이하 방송대) 청소년교육과에 합격해 학생으로서 ‘인생2막’을 시작한다.

6일 방송대에 따르면, 석 선장이 합격한 청소년교육과는 자격증 취득이 가능해 방송대에서 경쟁이 가장 치열한 학과로 알려졌다. 지난달 30일 합격소식을 들은 석 석장은 “우리나라 청소년 문제가 심각하고 학생들이 심약하다는 생각에 교육자로서 접근해보고 싶다”며 지원동기를 밝혔다.

경남 밀양 출신인 석 선장은 지난 1970년 고교를 졸업하고 바로 해군에 입대해 5년 4개월의 군복무를 마쳤다. 이후 1977년부터 외항선을 타기 시작해 1992년 선장이 됐으며, 아덴만 해전이 있었던 2011년 1월까지 40여년 동안 바다생활을 해왔다. 계속된 항해생활 중에도 1급 항해사 자격증을 따는 등 공부에 대한 열정이 있었지만, 오랜 선상 생활탓에 대학에 진학할 수 없었다.

아덴만 작전 이후 다행히 구출되긴 했지만 석 선장은 건강으로 인해 더 이상 배를 탈 수 없게 됐다. 이후 석 선장은 해군 충무공 리더십센터에서 지난해 6월부터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안보교육담당관으로서 강연을 해오고 있다.

매일 강연을 하다보니 체계적인 교육을 받고 싶었던 석 선장은 결국 방송대를 택했다. 석 선장은 “책만 보고 배우는 것 보다 학교에 들어가서 배우면 좀 더 전문적인 지식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일주일에 3~4일 정도 전국을 돌며 강의를 하기 때문에 실제로 강의실에서 공부하기는 쉽지 않아 이동 중에도 공부할 수 있는 방송대를 택했다”고 말했다.

사이버대나 다른 온라인 기관 대신 방송대를 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오랜 역사를 지녀 권위가 있다”고 말했다. 석 선장은 “경남 진해에 거주해 창원시 학습관을 지역대학으로 선택해 출석수업 혹은 도서관 이용 등을 통해 남는 시간 틈틈이 공부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아덴만 해전에서 크게 다친 후 2년이 지났지만 당시 입었던 상처가 완쾌되지 않아 석 선장은 정기적으로 병원을 다니고 있다. 오는 4월에는 수술도 한다. “성치 않은 몸이지만 전국을 누비며 청소년과 군인 등 국민을 위해 강연을 하고 있다. 중학교, 고등학교, 기업체 뿐 아니라 군대, 지방행정 연수원까지 찾아 다닌다”고 말한 석 선장은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공부와 강연을 계속 이어가 조금이라도 사회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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