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일 김영일교육컨설팅 대표/중앙학원 원장

“산업유통학과가 뭐하는 학과에요? 졸업하면 뭐해요?”

각 대학의 합격자발표가 왕왕 발표되는 요즘, 주위에선 눈을 동그랗게 뜨고 대책 없는 문의를 하는 고3들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확고한 목표 없이 공부하고 수능을 치르고 입학원서를 낸다면 조만간 여러분도 위의 물음을 던질지 모른다. 장래에 대한 희망은 막막한 수험공부에 지친 이들에게 활력소 역할을 한다. 하지만 목표를 설정함에 있어 별 생각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임하면 안 된다.

하나, 자신의 관심사, 소질, 특기를 먼저 파악하자. 진로고민과 적성파악은 이를수록 좋다. 초등학교, 중학교 시절 이미 자신의 목표를 정했다면 관련 고교로 진학을 했을 것이고, 아직도 꿈을 갖지 않은 이들은 이번 방학동안 진로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해야만 한다. 어떠한 분야에서 나만의 끼가 발산이 되는지,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푹 빠져 스스로 희열을 느끼는지 파악해야 한다.

사실 일주일, 한 달이 걸려도 뚜렷하고 뿌듯한 목표를 정하지 못할 수도 있다. 홀로 자신의 적성과 특기를 가늠하지 못하겠다면 전문기관을 방문하며 ‘진로심리검사’를 받거나 진로상담 전문가에게 깊이 있는 상담을 받는 것도 좋다.

둘, 문과, 이과 후회 없이 택하자. 고등학교 1학년 2학기가 되면 문과 또는 이과의 계열을 정해야 되는 시점이 온다. 예비 고1은 후회 없는 계열선택을 위해서 단순히 수학, 물리 등 자신이 흥미를 갖고 학습에 임할 수 있는 교과영역을 고려하는 것에 그치지 말고 크게 보아서 졸업 후 진학을 희망하는 대학과 그 후 자신의 직업까지 신중하게 고려해봐야 한다. 이미 계열을 선택해버린 예비 고2, 고3도 자신이 푹 빠질 수 있는 분야(학문의 분야를 넘어 다양한 대상)를 찾아내어 대학, 학과 설정의 근거로 삼도록 한다.

셋, 삶의 현장을 간접적으로 맛보자. 현실적인 고민방법도 있다. 신문과 뉴스를 접하면서 어떠한 직업군에 속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오는지, 얼마나 다양한 기업과 사회경제에 대한 정보가 돌고 도는지 유심히 살펴보며 ‘사회에서의 내 역할’을 상상해 보는 것이다. 그리고 온라인 구인구직사이트에 접속하여 채용담당자가 어떠한 자질과 전공을 지닌 ‘인재’를 찾는지도 주의 깊게 본다면 진로 및 목표학과 설정에 있어 큰 도움이 된다.

우리가 밤늦게까지 졸린 눈 부릅뜨며 공부에 매달리는 이유는 간절히 원하는 미래를 얻기 위해서이다. 세상 어느 누구나 그것을 원한다. 각자 자신만의 꿈을 향해 걷고 뛴다. 하지만 불타오르는 절실한 목표를 향해 달리는 이와 가늠할 수 없는 희미한 내일을 하릴없이 받아들이는 이가 느끼는 부담의 무게는 다르다. 전자가 힘차게 펄럭이는 날개를 단 격이라면 후자는 벽돌 서넛을 짊어지고 하루하루를 사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