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 면접장’ 제1회 배재대 동문 취업박람회

▲ 서울 배재정동빌딩에서 열린 ‘제1회 배재가족 희망 일자리 취업박람회’는 실전 면접장이었다. 행사장에선 면접 등 기업체 채용과정의 일부를 진행했기 때문에 인사담당자와 학생들 모두 긴장감이 역력했다. 이날 취업박람회에 참가한 학생 200여명 중 60여명은 실제로 채용될 계획이다. 면접을 앞둔 학생들이 초조한 표정으로 이력서를 인쇄하고 있다. 학생들 뒤편에는 인적성 상담을 받으려는 학생들이 모여있다. ⓒ최성욱

[한국대학신문 최성욱 기자] “생각보다 일이 고될 텐데, 괜찮겠어요? 우리 회사는 야근도 잦아요.”
“신입사원은 일하면서 배우는 기간이라고 생각합니다. 퇴근시간은 중요치 않습니다. 제겐 모두 ‘경험’입니다.”

배재대 졸업반인 A씨(남)의 눈빛은 결의에 차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A씨 앞에는 (주)통우무역의 조보현 대표가 앉아 있었다. 배재고를 나온 조 대표는 금속수입 업무를 맡을 정규직 사원을 뽑으려고 취업박람회를 찾았다. 이 자리에서 A씨 등 배재대생 11명을 면접했다.

그는 “모교와 후배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싶어서 참가했다”면서도 “인사가 만사이니만큼 모교를 떠나 직원 채용은 냉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17일 서울 배재정동빌딩에서 열린 ‘제1회 배재가족 희망 일자리 취업박람회’는 실전 면접장이었다. 박람회장을 찾은 학생들은 한결같이 말끔한 정장차림이었고 부스를 지키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해당업체의 인사담당자들이었다.

이날 A씨처럼 현장면접을 보러 온 학생은 200여명. 이들 가운데 60여명이 실제로 채용될 예정이다. 배재학당 총동문회에는 크고 작은 기업체 대표로 있는 동문이 200여명 있다. 배재대는 이들이 운영하는 기업체 중 80곳에 취업박람회 참가 요청을 했고 총 24개 업체가 뜻을 함께 했다. 올초부터 배재대는 취업박람회에 참가할 재학생과 졸업생을 모집하고 참가업체들과 서류전형 등 채용과정의 일부를 사전 진행했다.

취업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동문을 동원한 것 아니냐는 일부의 비판적 시선이 무색하게도 행사장엔 내내 무거운 긴장감이 감돌았다. 학교측은 첫 행사니만큼 곧바로 정규직 취업으로 연결되길 기대하진 않았다.

행사장에서 만난 우관섭 홍보팀장은 “학생들은 취업 전 직무경험이 중요한데 동문기업이라면 인턴사원과 같은 방식의 채용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문기업이 참가한 취업박람회라고해서 모든 업체들이 ‘최종 면접’을 전제로 한 건 아니었다. 자동차 부품제조업체인 (주)대원강업의 경우 채용과정의 일부를 이번 취업박람회로 대체했다. 이날 면접을 통과한 학생들은 최종면접 등 채용과정을 몇 번 더 거쳐야한다.

이 업체의 인사담당자는 “오늘은 1차 실무면접을 진행했다”며 “합격생들에겐 앞으로 인적성 검사와 최종면접이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오후 3시, 취업박람회가 폐장을 알렸고 조 대표는 면접을 본 11명 중 2명을 낙점했다고 귀띔했다. 행사장 밖에는 대전으로 돌아갈 전세버스 6대가 길게 줄지어 있었다. 발갛게 상기된 표정의 학생들은 그제서야 긴장이 풀린 듯 기념사진을 찍었다. 모두들 합격 소식을 기대하는 눈치다.

의류디자인 업체에 면접을 보고 버스에 올라타려던 임지은씨(의류패션학과, 2012년 졸업)는 “막상 취업박람회에 와보니 동문이라서 이점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했는데, 그보다는 오히려 내가 잘해야 학교 이미지도 산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소감을 전했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