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 학생 유치 위해 적극적 투자 밝혀

바로 사회 진출 가능 학과만 개설, 전체 취업률 평균 70% 상회

[한국대학신문 김기중 기자] 최근 전문대학가에 화제가 된 일이 있다. 지난 3월 중순 김병묵 경희대 전 총장이 전문대학인 신성대학으로 부임했다는 사실은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서울 유명 사립대 총장이자 대교협회장을 지냈던 그가 신성대학을 어떻게 바꿀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부임 한 달을 조금 넘긴 김 총장을 만나 신성대학을 어떻게 이끌지 물었다.

- 취임 축하드린다. 대학 파악 좀 하셨나
“신성대학은 개교한지 18년 된 대학이다. 젊은 대학이지만 전문대학에서는 10위권으로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와서 보니 짧은 기간에 성장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우선 교육환경이 좋다. 재단이 의욕적으로 투자를 하고 있다. 두 번째는 특성학과 중심의 학과 구성이다. 간호학과, 치위생학과, 제철산업과, 보건환경과, 전문사관과 등 졸업 후 사회에 바로 진출 가능성 있는 학과만 개설했다.”

- 전문대학에서는 학과가 아주 중요하다
“그렇다. 기업들은 졸업 후 바로 쓸 수 있는 인재를 선호한다. 예를 들어 제철산업과의 경우 현대제철, 동부제철, 포스코 등에서 서로 학생을 데려가고 싶어한다. 바로 현장에 투입될 수 있는 역량을 갖췄기 때문이다. 간호학과 인력 수급이 어려울 정도다. 전체 취업률 평균이 70%를 넘는다. 지리적 여건도 좋다. 서울과 2시간 정도 거리다. 가히 수도권 전문대학이라 할 수 있을 정도다. 매일 일산·인천·영등포·성남 등에서 34개 통학버스가 학생을 실어 나르고 있다. 700명 정도 수용할 수 있는 기숙사가 2개동이나 된다. 올해 또 한 동을 착공할 계획이다.”

- 당진에 자리한 현대제철과 산학협력관계는
“제철산업과는 개설 때부터 현대제철과 MOU를 맺어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동부제철과 서부 발전소 등과도 협력이 잘 돼 있다. 그리고 얼마 전에는 포스코 인사 담당 상무이사와도 연락을 주고 받았다. ‘현대제철에만 학생을 보내지 말고 우리도 좀 보내달라’ 하더라. 우수한 학생 34명이 서류를 냈고, 28명이나 합격했다. ‘신성대학 제철산업과 학생들이 이렇게 우수한지 몰랐다’며 신입사원 모집 때 많이 보내달라는 요청이었다.”

- 공부를 제대로 시키는 것도 중요한데
“앞서 말했듯 신성대학 교육환경이 좋다. 특히, 도서관은 보유 장서도 많고 시설도 상당한 수준이다. 교수들이 열의가 있고 학생들이 잘 따라오면서 적극 활용 중이다. 일부 학과는 오후 6시 끝나면 교수가 모두를 인솔해 도서관에 데려온다. 9시까지 공부하고나서야 기숙사로 돌아간다. 전문대학 학생이라도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 그래야 사회 나가서도 안 밀린다.”

- 4년제대 총장 출신으로 전문대 맡았다
“설립자 이념이 ‘인성을 갖춘 전문기술인 양성’이다. 이런 이념에 맞도록 우선 2013년 취업률을 전체 평균 80%까지 올려볼 생각이다. 대학에 제복 입고 다니는 학생들 봤나. 전문사관과 학생들이다. 군 관련 학과들이 한 때 침체됐는데 요새는 수십대 1도 넘는다. 졸업 후 절반 정도는 해병대 하사관으로, 절반 정도는 육군 하사관으로 임관해 공무원 9급 수준으로 예우를 받는다. 요새 9급 공무원 시험 경쟁률이 수백대 1이다. 여기에 4년 지나면 7급 예우를 받고 각종 수당도 많다. 그러니 인기가 있다. 앞으로 이렇게 취직 잘 되는 분야들을 새롭게 발굴할 예정이다. ‘신성대학은 취업 잘 되는 대학’ 이미지부터 만들 것이다.”

- 학생도 중요하지만 좋은 교수가 필요하다
“그렇다. 첨단 교육환경과 취업률 높이기에 이어 우수한 교수를 좀 더 확보하고자 한다. 계열별로 우수한 교원을 적극 스카우트 하겠다. ‘신성대학에 그런 교수가 있어?’ 할 정도의 교원을 데려올 예정이다. 취업으로도, 교육으로도 강한 대학으로 변화시키겠다.”

- 전반적으로 대학이 위기인데 재정사정은 어떤가
“서울의 4년제 대학이라도 적자가 나고 있다. 여기 와 보니 그렇지 않다. 재단의 투자 의지가 확고하다. 중요한 것은 지금보다 더 우수한 학생을 유치하는 일이다. 현재 신성대학에 관심을 보이고 지속적으로 학생을 보내는 고교가 이 지역에만 18곳 정도다. 해당 고교 교장을 초대해 대학 안내도 하고 지속적으로 관계를 이어갈 예정이다. 일정한 수준의 학생을 입학시키기 위한 적극적인 홍보는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이들에게 혜택이 있어야 하지 않겠나. 그런 면에서 투자를 좀 더 하겠다.”

- 전문대학서 인성교육 어떻게 하고있나
“‘인성을 갖춘 전문기술인’이 이념인 만큼, 인성교육 잘 하는 대학으로도 소문나 있다. 신성대학은 학사지원부가 인성교육을 전담한다. 사회 저명한 분들이나 외국인 교수를 통해 인성개발을 하고 있다. 이 부서의 효율을 꾀할 예정이다.”

- 박근혜 정부가 전문대학에 관심이 많다
“박근혜 정부의 교육정책은 전문대학과 지방대학 중점 지원이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가 준비를 철저히 했더라. 전문대학에 대한 새로운 교육정책들이 곧 마련될 것이다. 산업기술명장 대학원, 특성화 전문대 100교 육성 등 눈에 띄는 게 많다. 특히 수업 연한 다양화가 진행되면 학제가 융합된다. 우선은 이러한 정책을 향해 노력하도록 하겠다. 초반에 앞장 서도록 정보를 모을 예정이다. 태스크포스팀도 준비토록 하겠다.”

- 전 대교협회장으로 교육정책 평가하면
“우리의 고등교육 정책은 정부 간섭이 사실상 심하다. 고등교육 잘 되려면 우선 자율성이 필요하다. 자율 속에서 발전하는 풍토가 돼야 한다. 경제인 출신인 손병두 대교협회장이 ‘경제만 간섭이 심한 줄 알았더디 대학은 더 심하다’는 우스갯 소리를 하지 않던가. 우선은 대학에 기본적인 것, 그러니까 입학에서 졸업까지 모두 대학에 맡겼으면 한다. 김연아나 박태환, 류현진 같은 이들이 정부에서 장학금 주고 훈련 시킨다고 나오겠나. 부모들은 그들에게 투자하고 그들은 인내하고 노력하고, 그래서 된 거다. 하향평준화를 위한 ‘규제와 통제’보다 자율적 경쟁에 따른 상향평준화를 위한 ‘육성과 지원’으로 정책 기조를 바꿔야 한다. 물론, 잘못을 했을 때에는 아주 엄하게 책임을 물어야 하고.”

- 대학 퇴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대학 평가는 신중해야 한다. 어느 잣대를 가지고 재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아주 획일적인 방법으로 하면 원성을 듣게 된다. 대학 설립 50년 넘은 대학과 10년도 안 된 대학을 같은 잣대로 평가하면 되겠나. 지역도 마찬가지다. 서울·수도권과 지방은 달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역사가 짧은 지방의 대학들은 무조건 퇴출 대학의 카테고리에 들어가게 된다.”

- 그런 점에서 새 정부 정책 평가하면
“대학 퇴출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 사학 퇴출이다. 전체 대학 중 사학이 80% 이상인데, 이걸 강제로 나가란다고 나가나. 박근혜 정부는 이를 개선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방대학을 육성하겠다는 점이라든가, 특성화 전문대 100교 육성이 그렇지 않나. 전문대 100교 육성의 경우 올해 1차적으로 50교, 내년 30교, 다음해에 20교 선정한다. 환영하고 있다. 다만, 정치권이 문제다. 야당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지 않겠나 우려스럽다.”

- WCC 선정 안 됐는데 재도전 하나
“신성대학이 교육역량강화사업을 비롯해 어지간한 교육부 사업은 다 선정됐는데 WCC는 작년에 잘 안 됐다. 4차 평가까지 갔었다고 들었다. 올해가 마지막 해인 만큼, 최대한 노력하도록 하겠다. 그리고 박근혜 정부의 정책에 맞춰 철저히 준비하겠다. 마지막 해를 맞은 WCC는 물론, 처음 시행되는 특성화 전문대 선정에도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 교육이란 무엇이라고 보나. 김 총장 교육철학 무엇인가
“교육이란 것은 어떻게 가르치느냐 문제도 있지만, 학생들이 어떻게 배우느냐도 중요하다. 배우는 데에 어떤 노력을 할 것인가. 나는 ‘창의적 노력’을 강조한다. 남이 생각 않는 아이디어를 짜내도록 노력하라고 한다. 그러면서 교수들이 학생들을 끌고 가야 한다. ‘같은 돈이면 더 이름 있는 대학, 수도권에 있는 대학 보내겠다’는 게 학부모들의 마음일 거다. 하지만 신성대학은 이미 특성화 돼 있는 대학이다. 교수들에게 이름에만 연연하지 말고, 열심히 지도하고 그런 것 잊어버려도 된다고 했다. 총장으로서 그런 풍토부터 조성해야 하지 않겠나. 총장부터 교수, 직원 한 마음으로 대학을 잘 알려서 ‘취업 잘 되는 전문대학’ 만들 거다.”

(대담 이인원 회장, 사진 한명섭 기자·정리 김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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