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민속학전공·아동복지전공 등 폐과 가능성 거론

부총장 “전공선택 비율 낮아 구조조정 필요 … 후퇴 없다”

[한국대학신문 민현희 기자] 중앙대가 학생들의 전공선택 비율이 낮은 일부 인문사회계열 학과들을 폐과할 계획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해당 학과 학생들이 반발하고 있다.

27일 중앙대에 따르면 현재 구조조정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학과는 아시아문화학부 비교민속학전공, 사회복지학부 아동복지전공·청소년전공·가족복지전공이다. 대학 측은 같은 학부 내의 타 학과에 비해 이들 학과를 선택하는 학생들이 적다는 점과 대학 예산 문제 등을 폐과 이유로 들고 있다.

구조조정 계획이 알려지자 학생들은 인터넷, SNS 등을 통해 억울함을 호소하며 학과 지기키에 나섰다. 비교민속학전공 학생들은 최근 발표한 성명서에서 “전국 200여개 대학 가운데 이 전공이 개설된 곳은 중앙대를 포함해 단 2곳뿐”이라며 “우리 민속문화를 세계에 알리며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비교민속학전공의 폐과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올해 아시아문화학부 신입생 가운데 20명 이상이 비교민속학전공을 선택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 측은 전공선택 인원 부족을 학과 구조조정 이유로 삼고 있다”며 “이 같은 식으로 학과를 없앤다면 곧 다른 학과들도 구조조정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아동복지전공 한 재학생은 포털사이트에 “대학은 ‘경영’하는 곳이 아니다. 학문의 비전과 가치에 대해 고민하고 좀 더 나은 학문단위로 발전하기 위한 구조조정이 아니라 모든 것을 이윤과 아웃풋에 근거해 결정하는 형태가 바람직한 것이냐”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는 “아동복지전공을 통해 수많은 아동복지 전문가가 배출됐고 현재도 아동복지에 대한 꿈을 키우며 공부하는 학생들이 있다. 대학의 비민주적이고 모르쇠적인 태도로 하나의 과가 폐지되는 현실이 참 억울하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대학 측의 입장은 단호해 보인다. 김호섭 인문사회계열 부총장은 최근 중대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후퇴는 없다. 학과 구조조정은 이뤄질 것”이라며 “학생들의 전공선택 비율이 낮은 전공에 대해서는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학교를 경영하는 입장에서 예산이 풍부한 편도 아니기 때문에 구조조정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김 부총장은 “최근 2년간 비교민속학전공의 전공선택 비율은 5.1%, 아동복지전공은 2.2%, 청소년전공은 7.1%, 가족복지전공은 3.3%로 같은 학부의 다른 전공들에 비해 매우 낮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대학 관계자는 “학과 구조조정 논의가 있는 것은 맞지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수립된 것은 아니다”며 말을 아꼈다.

중앙대는 지난 2010년에도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당시 중앙대는 18개 단과대를 10개로 줄이고 77개 학과를 46개로 통폐합했으며 이 과정에서 학생들과 갈등이 빚어져 진통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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