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새 사회를 위한 청년 세대의 상상을 펼치자
[시론] 새 사회를 위한 청년 세대의 상상을 펼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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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명 본지 논설위원·한국교원대 교육정책전문대학원 교수

지금 대학생들은 참으로 어렵고 혼란스러운 청년기를 보내고 있다. 아름다운 미래를 위한 상상력을 펼치고 진정한 자기실현을 위해 써야할 창조적 열정을 구직을 위한 스펙 쌓기에 온전히 소진하고 너무 불합리한 제도들-너무 비싼 대학 등록금, 때로 무책임한 대학들, 만연한 비정규직-에 순응하고 만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좀 더 좋은 대학 때문에 안달하다가 대학에서는 학비, 생활비, 그리고 일자리에 때문에 너무 불안하다. 참으로 안타깝고 안쓰럽다. 

새로운 미래인 젊은 세대 대학생들이 심각한 불안과 고통에 휘둘리는 것은 기성세대의 책임이 크다. 기성세대는 정치적 억압에 저항하여 정치적 시민권이 확보되는 민주주의를 정착시켰지만, 스스로 시작한 민주화를 성인이 될 때까지 완성하지 못했다. 민주화 이후에도 경제적 사회적 권리를 위한 충실한 복지 제도를 만들지 못했고 사회적 차별과 억압 또한 철폐하지 못했다. 복지는 최소한만 주어지며 공적 서비스는 열악하고 문화적인 억압과 차별들은 제도화되었다. 그로 인해 더 높은 등록금은 더 좋은 교육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대학 서열화는 더 강화되어 교육을 통한 사회적 불평등은 더 심화되었다. 일자리로의 이행제도는 부실하고 졸업은 불안정과 장시간 노동의 시작이 되었다. 대한항공 승객의 횡포와 청와대 고위 공직자 행패는 다름 아닌 기득권을 가진 기성세대가 젊은 세대의 약자에게 가하는 폭력이고 살아있는 사회적 억압이자 미완된 민주주의를 증명하고 있다.

그러나 청년 대학생들은 모든 책임을 기성세대에게만 돌릴 수는 없다. 이 미완의 민주주의를 완성하는 것은 청년세대의 어깨에 달려있다. 이곳 핀란드 헬싱키 대학의 학생조합을 보면서 학생 민주주의가 얼마나 중요한지, 절실히 깨닫게 된다. 모든 학생들은 학생조합에 참여하여 회비를 내며, 학생회장이 아니라 가치에 따른 정파 후보로 입후보한 학생의원들을 선출한다. 선출된 의원들은 학생의회를 구성해서 학생들의 복지에 관여하고, 대학의 의사결정구조에 참여한다. 학생들의 복지를 위한 논리를 개발하고 정치운동에 적극적이고 민주주의 정치를 훈련한다. 이곳 대학생들은 석사까지 학비가 무료이며 독립된 개인이나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한 달에 500유로 정도를 생활비까지 지원받고 주거, 교통비, 식비, 의료보험의 혜택도 학생조합을 통해 받고 있다. 보수적 정부가 생활비 지원을 융자로 돌리려 하자 학생조합은 대규모 정책반대 시위를 조직했다. 그것이 우리의 기준에서 가장 합리적인 선택인지를 떠나 보편적 복지와 사회적 시민권을 지키려는 학생조합의 정치적 노력은 높이 살만하다.   

우리의 청년세대들도 언제까지 대학서열의 차별 탓만 하고 모든 것을 사회제도 탓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이제 새로운 시대의 가치와 철학과 비전을 모색하고 모두에게 보다 나은 미래가 있는 사회를 만들자고 기성세대를 행동으로 설득해야 한다. 기득권이 있는 기성세대는 변화하기 어렵고 상상력은 낡았고 기성세대의 가진 것이 없는 약자들은 청년들보다 더 무거운 짐을 지고 있다. 청년세대는 새로운 가치와 상상력의 도전으로 타인을 관용하고 배려하는 보다 성숙한 사회를 만들자고 호소할 수 있다. 보다 열린 민주주의, 보다 공정한 경제, 사회적 통합과 연대를 위한 복지국가로 더 아름다운 사회로의 지평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다. 기성세대들이 부동산이나 주식에 개인적 투자할 것이 아니라 세금으로 젊은 세대에게 공동 투자하는 것이 모두에게 더 큰 혜택이라고 주장할 가치가 있다. 그러나 학생들에게 과거 세대의 희생을 요구하자는 것이 아니다. 지금 학생들은 학생회를 마음껏 조직하고 참여할 권한도 있고, 낡은 정치를 청산할 투표권도 여러 차례 행사할 수 있다. 이 아름다운 5월에 대학의 캠퍼스마다 펼쳐지는 봄의 축제가 광주와 6월의 민주화 항쟁의 사랑과 연대의 전통을 이어받아, 생명력 넘치는 사회적 참여의 숲이 숲으로 이어지고 확산되는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해 본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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