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볼로냐 개혁 수입…연구·학생 교류 늘리기로

[한국대학신문 이연희 기자] 중국이 유럽 대학과의 파트너십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학생교류 차원의 협력이었다면 이제부터는 대학 및 고등교육기관 간 협력, 정책제안까지 공유하며 대학개혁을 도모할 전망이다.

글로벌 고등교육전문지 유니버시티월드뉴스(Universityworldnews)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 교육부 관료들과 대학 총장들은 지난해 12월과 4월 두 차례 컨퍼런스와 회의를 개최해 접촉하는 등 양국 정부와 대학 간 교류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지난 4월 25일 브뤼셀에서 열린 ‘EU-중국 협력-교류를 위한 고등교육 플랫폼’ 회의에서는 안드룰라 바실리우 EU 교육담당 위원과 두 위보 중국 교육부 차관 등 양국 정책입안자 200여명과 대학 총장 80여 명이 참석해 국공립대 간 협력을 늘리기 위한 구체적인 협력방안을 토론했다.

이에 대해 마이클 개벨 유럽대학연합(EUA) 고등교육정책팀장은 “이번 협력은 단순히 교류학생 수를 늘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 국제적 공조체계를 창립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번 회의는 추후 양 지역 간 고등교육 파트너십에 타격을 줄 수도 있는 거버넌스 형태와 재정 관련 규정에 대한 토론까지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처럼 양국이 적극적으로 공조하게 된 데에는 정치-경제적 이해관계가 맞닿은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으로서는 빠른 경제적 변화에 맞게 대학교육을 혁신하기 위해서는 최근 성공한 대학개혁 사례를 배워야 하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EU가 지난 1999년부터 2010년까지 국가별로 달랐던 학제를 통일하는 데 성공한 볼로냐 개혁(Bologna Process)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볼로냐 개혁에 따라 20여 개의 EU 회원국 대학을 졸업한 사람은 회원국 어디에서든 취업 자격을 얻게 된다. 이를 위해 EU는 전통적인 학부 5년 과정을 학부 3년·석사 2년·박사 3년 과정으로 개편하기도 했다.

EU로서도 큰 시장과 자본, 인력을 지닌 데다 최근 국제적 위상이 급격히 높아지는 중국의 제안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오히려 미국식 대신 유럽식 대학개혁 모델을 수출하면 친(親) 유럽파 유학생을 양성할 수 있고 취업인력 수출까지 용이해질 수 있다.

이처럼 중국 정부와 유럽 대학-학술협의체에서 이해관계가 맞아들어갔고 중국에서는 직접 비용을 대폭 지원하는 등 이번 협력을 진지하게 수용하고 있어 양국의 고등교육 교류 협력이 더욱 속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두 위보 중국 교육부 차관은 “중국은 2020년까지 30만명의 유학생을 유치해 아시아 고등교육의 허브로 자라날 계획을 갖고 있다”며 “향후 5년간 중국 정부는 3만 명의 국비 장학생과 연구 인력을 유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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