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청소년 게임중독, 알고보니 청소년폭력의 주범
[시론]청소년 게임중독, 알고보니 청소년폭력의 주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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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호 본지 논설위원․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지난 6일 정부에서 ‘학교폭력근절 종합대책’을 최종 발표한 바 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온라인게임중독(이하 게임중독)에 빠진 학생들이 현실과 가상을 구별하지 못하고 다른 학생들에게 폭력을 행사거나, 게임아이템 구매 및 PC방 이용을 위한 금품탈취의 원인이 되어 폭력과 기타 청소년 범죄를 야기하는 원인이 된다고 말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학교폭력을 이기지 못하고 자살한 대구 중학생 사건의 경우에도 가해 학생들이 아이템 구매를 미끼로 돈을 강탈하고 폭력을 행사하는 등 온라인게임이 발단이 되었다. 이처럼 온라인게임중독이 청소년 폭력의 주된 원인이 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게임중독 자체를 마약이나 약물중독과 같이 개인적인 병리현상으로 치부하고, ‘중독’ 대 ‘정상’이라는 단순논리에 근거하여 종합적인 대책을 강구하지 못하고 있다.

학계에서도 게임중독과 폭력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논의가 아직까지 명확하게 내려지지 않고 있다. 일부 학자들은 게임이 청소년들의 공격성과 공격행위를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고 설명하고 있으며,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온라인 게임이 청소년들의 공격성에 단지 미미한 영향만 미치거나 이미 폭력적인 청소년들에게만 영향이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심지어 게임중독과 폭력과는 무관하다는 극단적인 논의까지 나오고 있으나 이는 지나친 주장으로 보인다.

하지만 공식통계에서는 게임중독과 청소년문제행위의 관련성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실정이다. 2010년의 인터넷 중독에 관한 실태조사(행정안전부ㆍ한국정보화진흥원, 2011)에서 청소년의 중독률은 12.4%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 이는 성인의 중독률 5.8%의 두 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여성가족부·문화일보가 중앙대 ‘정보기술(IT)과 가족생활연구팀’에 의뢰해 전국 10개 소년원에 있는 13세 이상∼20세 미만 청소년 1,091명에 대해 소년원 입원 전 인터넷 이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소년원 청소년의 22.8%가 입원 전 게임중독 증세를 보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중독에서 말하는 의존은 약물중독, 도박중독 등의 다른 유형의 의존증과 구별되어 중지하면 이탈증상이 일어나는 것과 같은 신체의존은 없다. 하지만 온라인게임 중독은 정신의존도가 높은 행위중독으로 온라인게임이 가지는 몰입요소(경쟁심, 흥미 유발, 캐릭터간의 유대 등)로 인하여 증대된다. 따라서 조절 능력을 상실하거나, 내성으로 인해 게임을 지속적으로 상용하고 게임을 하지 않을 경우 금단 증상, 게임에 강박적으로 집착 또는 의존하는 등 문제적 징후가 심하게 나타나 신체적, 사회적, 정서적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청소년은 신체적, 사회적, 정서적으로 미성숙한 단계에 있으므로 게임중독에 빠진 청소년들은 학습과 여가활동 등의 다른 활동에 대한 흥미를 잃고, 대인관계에 있어서도 원만하지 못한 성격을 보이는 등의 문제를 보이고 있다. 심각할 경우 청소년들의 현실지각능력을 저하시켜 게임에서 학습하게 된 폭력행위를 모방하여 살인이나 폭력범죄와 같은 극단적인 문제해결의 수단으로 표출될 가능성도 있다.

물론 이러한 극단적인 폭력행위의 표출은 일부 청소년에 한하여 발생한다는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수많은 연구결과에서 검증된 바 있듯이 온라인게임에 장기간 노출되어 있는 청소년일수록 부정적인 행동을 유발할 가능성이 더 커진다는 것이다. 폭력적인 게임에 장시간 노출된 청소년일수록 공격성이 증가하고 이러한 공격성의 증가는 더욱 심한 폭력적인 게임을 선호하게 되어 결국 게임중독으로 인한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게 된다. 더 큰 문제는 청소년기의 조기비행은 전문적인 성인범죄자로 발전할 위험성을 증대시키게 된다는 점이다.

게임중독으로 인한 폭력행위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청소년의 게임중독 문제를 근본적으로 이해하고 대처할 필요가 있다. 온라인게임 자체가 지니고 있는 매력성이 온라인게임으로 빠져들게 되는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할 수 있겠으나, 문제행동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매력성보다 개인과 가정, 그리고 학교의 원인이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즉 청소년 개인의 공격성 및 통제력이 중요한 요인변수로서 영향을 미치는 동시에 청소년과 관계를 맺고 있는 가족, 친구, 교사들이 정서적 지지와 함께 적절한 감독을 하는 것이 폭력행위를 예방할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문제의 해결방안 또한 개인과 가정, 사회의 다차원적인 해결방안의 마련이 시급하다.

우선은 장기간 게임노출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의 마련이 필요하다. 동시에 게임중독청소년들을 위한 치료 및 상담센터를 확대 운영하여 게임중독으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문제를 사전에 차단하여야 한다. 가정에서도 게임중독예방을 위한 부모감독의 중요성을 부각시키면서 자녀와의 정보화 격차를 줄이기 위한 예방교육을 실시하고, 원만한 가족관계를 위한 자녀와의 대화에도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또한 학교에서도 주기적인 게임중독진단을 통하여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야 한다. 아울러 청소년의 게임중독의 예방이 학교폭력을 예방하는 첫 단추임을 깨닫고 정부 주도의 종합대책 마련에 앞장서야 한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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