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식 한국사학진흥재단 대학글로벌지원TF팀장

외국인 유학생은 2004년 1만6000명에서 2011년 8만9000명으로 급격히 증가하였으며, 현재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리고 2단계 ‘Study in Korea’사업에 따라 2020년까지 20만 명을 유치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단기간의 급증한 외국인 유학생으로 인해 대학은 급격히 국제화의 단계를 거치고 있다. 그러나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유학생에 비해 한국대학의 국제화 수준은 아직도 개선해야 될 점이 많이 보인다.

지난 몇 년간 국내대학은 유학생의 국적을 다양화하고 해외대학과의 경쟁을 위해 영어강좌를 지속적으로 증가시켜 왔다. 일부 대학은 영어강좌 비율이 최대 30%로 이르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영어강좌는 수치상으로는 증가하였지만, 대부분은 초급과목 위주에 품질까지 떨어지는 문제가 생겨 보완이 시급하다.

외국인 유학생이 국내대학에서 영어강좌로 해당 전공을 이수하기 위해서는 전공과목 내에 초급․ 중급․고급과목의 영어강좌가 모두 개설되어 있어야 한다. 물론 과목도 선택해서 들을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다양하게 구성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 대부분의 대학은 학과별 영어강좌를 많이 개설하기는 했으나, 대부분이 교양과목 내지 전공의 초급과목 위주로 편성되어 있어 1~2학년을 이수한 외국인 유학생은 들을 수 있는 고급과목이 없는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영어강좌의 운영과 품질의 문제도 있다. 한국사학진흥재단은 작년과 올해 브라질 국가장학생들을 상대로 국내 10개학의 영어강좌의 수준에 대한 인터뷰를 실시한 적이 있다. 이 조사에서 1~2개교를 제외한 대학의 영어강좌가 실제 한국어로 이루어지거나, 과제나 발표가 한국어로만 제공되거나, 실험․ 실습의 영어강좌가 전혀 제공되지 않는 등의 문제가 나타났다. 일부 학과는 수업공지사항과 시험일정 변경 등을 한국어로만 공지하여 시험을 보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실제 학과 홈페이지가 한글로만 제공되는 대학이 다수이다. 강의만 영어로 제공되면 되는 것이 아니다.

석․박사 과정에 대한 비활성화도 개선해야 한다. 해외 대학이나 글로벌기업과의 공동연구는 석․박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바, 이에 대한 외국인 유학생 유치나 공동연구 등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그러나 실제 대학에서 석․박사 과정에 대한 정보는 획득이 수월하지 않다. 특히 박사 또는 박사후과정은 도제식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은 바, 해당 과정에 대한 정보조차 얻기가 쉽지 않다.

독일의 DAAD는 자국의 유학정보를 학문별․관심분야별로 제공하고 있으며, 박사과정의 경우 세부적인 연구 분야와 해당교수에 대한 자료를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하고 있다. 우리는 여기서 독일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식당은 판촉행사를 통해 단기간의 손님을 유치할 수는 있다. 그러나 손님은 음식의 맛과 서비스가 나쁘다고 인식하는 순간 그 식당을 다시는 가지 않을 것이다. 그 소문은 판촉행사로 인해 몰려온 손님에게도 퍼질 것이다.

외국인 유학생의 유치 급증은 식당 판촉행사를 통해 손님이 몰려온 것과 같다. 적정한 교육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는다면, 외국인 유학생들은 한국 대학에 대한 나쁜 이미지를 자국에 소개할 가능성이 높다. 이제는 교육 서비스로 승부할 때이다. 유학생을 위한 전담 센터, 유학 생활 적응을 위한 버디(Buddy) 프로그램, 수업 이해 도와줄T.A(Teaching Assistant) 제도, 기숙사 서비스, 석․박사 과정의 정보 제공 강화 등 외국인 유학생을 위한 시스템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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