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정부 가치 실현할 인물 오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

“퇴임까지 학생 교육 매진···연구행정도 가르칠 터”

▲ 이승종 한국연구재단 이사장
[한국대학신문 신하영 기자] 지난 5일 미래창조과학부에 사직서를 제출한 이승종 한국연구재단 이사장의 사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1월 취임한 이 이사장의 임기는 오는 2015년 1월까지다. 임기가 1년 4개월이나 남은 상황에서 돌연 사의를 표명, 정치적 배경이 거론되고 있다.

이미 연구재단 안팎에선 정부의 공공기관장 물갈이가 본격화된 게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이 이사장은 본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남은 임기가 중요하지 않다. 그 동안 연구재단 안정화에 기여, 내 역할 다했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학교(서울대)로 돌아가 학생들과 함께 하고 싶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 이사장은 연구재단 취임 후 조직 안정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획재정부가 매년 실시하는 공공기관 평가에서 2년 연속 A등급을 받은 게 대표적 사례다.

때문에 이 이사장은 “취임 초기 기재부 기관평가결과가 좋지 않아 재단 직원들의 사기가 많이 떨어져 있었다”며 “지난 2년간 조직 안정화를 위해 노력하고 A등급 평가를 받아 직원 사기도 올랐기 때문에 어느 정도 할 일은 다 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최근 최태인 한국기계연구원장, 이준승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원장 등이 잇따라 사퇴, 공공기관장 물갈이가 본격화 된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일산상의 이유가 크다”며 일단 선을 그었다.

그러나 “그간 재단 안정화를 이뤘다고 보기 때문에 제 역할은 됐다고 보고, 앞으로는 '창조경제'라는 새 정부의 가치를 실현할 분이 와서 (이사장직을) 맡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인 그는 퇴임 뒤에는 대학으로 돌아가 강의에 매진할 뜻을 밝혔다. 연구재단 이사장 취임 전에도 서울대 연구부총장과 한국과학재단 기초연구본부장을 맡았던 그는 “학생들과 떨어져 있은 지 벌써 6년이나 됐다”며 “정년퇴임이 4년 반 정도 남았는데 남은 시간을 학생들과 보내고 싶다”고 밝혔다.

이 이사장은 미래부에 사직서를 냄과 동시에 서울대에 복직신청서를 제출했다. 아직 공식적으로 사표가 수리되기 전이고 이미 가을학기가 시작된 상황이지만, 가능한 빨리 복직하고 싶다는 뜻을 밝힌 셈이다. 그는 “돌아가면 학생들에게 연구만이 아닌 연구행정에 대해서도 가르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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