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학과로 복귀’ 원한 교수들 창의인재형 쏠림

23개 사업단 신청해 21개 확정···선정률 91%이상
해외 학자 유치경험 없는 신규사업단 지원 꺼려

▲ BK21플러스 글로벌인재양성사업 선정 결과.(출처: 교육부)

[한국대학신문 신하영 기자] 대학간 ‘BK21 플러스’ 유치 경쟁의 2차전이라 할 수 있는 글로벌인재양성사업 선정 결과 14개 대학 21개 사업단이 선정됐다. 모두 15개 대학 23개 사업단이 신청했기 때문에 경쟁률은 1대 1에 가깝다. 사실상 신청한 사업단의 91% 이상이 최종 선정되면서 ‘무혈입성’이란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 같은 상황은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다. 연구재단 관계자는 17일 “기존 WCU 사업단이 대거 미래기반창의인재양성형(이하 창의인재형)으로 빠져나가면서 예상보다 신청이 적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 달 16일 선정된 BK21플러스 창의인재형의 경우 전국적으로 1211개(사업단 345개, 사업팀 866개)에 달하는 사업단(팀)이 지원해 각축을 벌였다. 창의인재형은 1998년부터 시작된 BK21 사업을 잇는 대학원생 중심 지원 사업이다.

그에 반해 이번 글로벌인재양성형(이하 글로벌인재형)의 경우 ‘20개 내외’ 사업단을 선정하겠다고 공고한 가운데 23개 사업단이 신청하는 데 그쳤다. 경쟁률은 1대 1을 조금 넘었고, 선정률은 91%에 달했다.

글로벌인재형은 2008년에 시작된 WCU(세계수준연구중심대학)사업의 후속에 해당한다. WCU는 역량 있는 해외 학자를 유치, 국내 대학원의 교육·연구력을 끌어올리고자 시작됐다. 선정 당시 사업단 수는 162개다.

이러한 WCU의 후속사업인 글로벌인재형의 경우 해외 학자를 유치·활용해 본 경험이 있어야 사업 신청이 용이하다. 사업신청서에는 해외학자 유치·활용계획이 포함돼야 하기 때문이다.

경쟁률이 예상보다 낮았던 데에는 이런 배경이 작용했다. 기존 WCU 사업단은 글로벌인재형 대신 창의인재형에 대거 지원(신청)했고, 그렇지 않고 새로 사업단을 꾸린 쪽에선 섣불리 글로벌형에 지원서를 내지 못했다.

연구재단 관계자는 “기존 WCU 1유형의 경우 새로운 학과를 개설해야 선정이 가능했다”며 “여기에 속했던 교수들이 새로 개설한 학과가 아닌 원래 소속 학과로 돌아가고 싶어 했기 때문에 기존 WCU사업의 틀을 잇는 글로벌인재형보다는 창의인재형을 선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신규로 사업단들을 구성한 쪽에선 글로벌인재형에 지원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이 관계자는 “기존에 WCU사업단을 운영해 온 쪽에서 경쟁우위를 가질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에 신규 사업단들은 섣불리 글로벌인재형에 지원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글로벌인재형에 선정된 21개 사업단 중 20개(95.2%)가 기존 WCU에 참여했던 곳이다. 신규 사업단 가운데는 2곳이 신청, 광주과기원(뇌공학소프트웨어 사업단) 한 곳만 선정됐다. 해외 학자를 유치·활용해 본 경험을 가진 사업단들 중심으로 사업신청이 이뤄진 것이다.

더욱이 BK21 플러스의 3가지 사업유형은 유형 간 복수지원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글로벌인재형 △창의인재형 △전문인재형(특화전문인재양성형) 중 하나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대학마다 ‘전략적 안배’가 있었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원래 소속 학과로 복귀가 가능한 창의인재형에 교수들의 지원이 쏠렸고, 신규 사업단들이 사업신청을 꺼리면서 전반적으로 경쟁률이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