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대·경기대·명지대 등 법인 법정부담금 0원

[한국대학신문 신하영 기자] 상당수 사립대학 법인들이 법정부담금을 대학에 전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법정부담금 중 사학연금 등은 학교법인이 부담할 여력이 없는 경우 교육부 장관 승인을 받아 교비로 대신 지출이 가능하다. 그러나 23개 대학은 장관 승인 범위를 벗어난 액수를 교비로 지출하는 등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정진후 정의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2012년 전국 154개 사립대 학교법인의 법정부담금 지출 현황’을 분석한 결과 72.7%(112개교)에 달하는 법인이 법정부담금을 덜 낸 것으로 드러났다.

전체 154개교가 부담해야할 금액은 3863억 원이었지만, 이 중 55.3%인 2137억 원만 부담한 것이다. 정 의원은 “법인부담금을 미납한 112개교 1724억 원이 교비로 전가돼 학생 등록금 부담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법정부담금을 법인이 부담한 비율이 10% 미만인 대학은 22개교다. 이 중 대구대·경기대·명지대 등 6개 대학 법인은 법정부담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았다.

사학재단이 부담해야 하는 법정부담금은 △교직원 연금부담금(60%) △건강보험부담금(30%) △재해보상부담금(2%) △비정규직에 대한 4대 보험료(8%) 등이다. 다만 현행 ‘사립학교교직원 연금(사학연금)’에 대해서는 법인이 법정부담금을 낼 여력이 없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교비회계에서 이를 부담할 있도록 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사학연금 부담금을 교비로 부담할 수 있도록 교육부 장관 승인을 받은 4년제 사립대는 모두 73개교. 이 중 당초 승인금액을 어기고 교비에 더 많은 부담액을 전가한 대학은 23개교다. 백석대의 경우 당초 7억9000만원을 승인받았지만, 실제로는 35억3000만원을 교비로 부담토록 했다. 숭실대의 경우에도 20억8000만원을 승인받고 36억4000만원을 교비로 부담했다. 홍익대도 9억5000만원을 추가로 교비에 전가시켰다.

심지어 △한국외대(25억) △서강대(19억2000만원) △동서대(9억4000만원) 등은 사학연금 교비부담을 승인받지 못했음에도 이를 부담시켰다. 정 의원은 “이런 승인제도는 사학연금에 한정된 것으로 국민연금과 건강·산재·고용보험의 경우 법인이 이를 교비로 전가할 경우 장관 승인을 받는 규정이 없어 더욱 문제”라며 “실제 사학연금의 경우 전체 법인부담금 중 교비 부담은 비율은 31.5%에 그쳤지만, 국민연금의 경우 71.9%, 건강보험 63.9%, 산재·고용보험은 77.2%를 학교가 부담했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또 “법정부담금중 사학연금에 한해 법인부담을 학교가 부담할 수 있도록 승인제도를 도입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승인제도가 없는 건강보험, 국민연금 등은 사학연금에 비해 더욱 심각하다”고 덧붙였다. 

▼ 사학연금 교비부담 승인 대학 중 승인금액 위반 대학(단위:백만원, 출처:정진후 국회의원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