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의존률 70%로 높아져

본지는 한국대학교육연구소(소장 박거용 상명대 교수)가 지난 21일 펴낸 '사립대 재정백서'를 기초로 사립대 재정구조의 실태를 분석했다. '사립대 재정백서'는 지난 96년부터 2000년까지 1백여 사립대의 재정 현황을 담고 있다. ■사립대 재정 수입 현황 사립대의 주요 수입원은 등록금, 법인전입금, 국고보조금, 기부금 등. 이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단연 등록금이다. 법인전입금, 국고보조금 등 다른 재원은 각각 운영수입 총액의 10% 수준에도 채 못미친다. 대학의 예금이자, 입시수수료 등 기타수입도 있지만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는다. '사립대학 재정백서'에 따르면 지난 2000년 현재 사립대 운영수입 총액은 6조7천억원 가량. 주요 재원별 재정 분담 비율은 △등록금 69.3% △국고보조금 4.2% △법인전입금 4.5% △기부금 9.9%다. 5년 전인 96년 상황 (△등록금 67.6% △국고보조금 4.4% △법인전입금 6.6% △기부금 8.8%)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등록금 의존률은 높아지고 법인전입금, 국고보조금 등은 줄어들기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등록금 의존률 실태 = 사립대 운영수입 대비 등록금 의존률이 70% 이상인 사립대는 지난 5년동안 조사대상 1백여개 대학 중 70여개 정도로 전체 70% 선을 웃돌고 있다. 2000년의 경우, 전국 1백5개 사립대 중 등록금 의존률 50%미만인 대학은 5개로, 5%에 그쳤던 반면 80%를 넘어 선 곳은 45군데, 43.7%나 됐다. 가야대(91.1%), 안양대(89.3%), 상명대(89.0%), 협성대(88.7%), 중부대(88.4%) 등은 등록금 의존률이 높은 대학으로 꼽혔다.
5년 연속 등록금 의존률이 80% 이상 육박한 곳은 수원대, 용인대, 한신대, 경성대, 동의대 등 22개 대학이다. ◇ 법인전입금 실태 = 최근 5년동안 법인전입금이 운영수입의 10%를 넘는 대학은 분석대상 1백여 대학 중 평균 15곳. 그나마 96년 17개 대학(17.3%)에서 2000년 11곳(11.1%)으로 줄어들었다. 반면 3% 미만인 대학은 96년 28개(45%)에서 2000년 65개(65.7%)로 크게 늘었다. 지난 2000년 운영수입 대비 법인전입금 비율이 가장 높았던 대학은 26.5%를 기록한 포항공대. 선문대, 성균관대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표1 참조> 그러나 그리스도신대, 대신대, 상명대, 상지대, 서원대, 용인대는 법인전입금이 전무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립대 재정 지출 현황 사립대 재정 지출의 문제점으로 주로 지적되는 것은 이월·적립금. 한국대학교육연구소는 이에 대해 "등록금 이외의 수입 증가분을 이월·적립시키지 않고 학교에 곧바로 투자한다면 등록금 인상은 피할 수 있으며, 불가피하게 등록금을 인상했다 하더라도 등록금 이외의 수입 증가분을 더한다면 교육여건 개선의 여지는 그만큼 증대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구소에 따르면 사립대들은 지난 4년간 등록금 인상분보다 이월·적립금 증가액이 더 높았던 것으로 밝혀졌는데 지난 2000년의 경우, 등록금 수입은 99년 대비 4천6백77억원이 증가한 반면 이월·적립금은 5천2백92억원이 증가. 이월·적립금은 등록금 수입보다 6백14억원이 더 늘었다. 그러나 대학측은 이월·적립금의 경우 학생 등록금 이외의 수입 증가분이므로 별 문제가 되지 않을 뿐 아니라, 불가피하게 이월된 사업이나 거대 사업을 위해 남겨두는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소모성 경비 지출이 많다는 지적도 있다. 2000년 현재 우리나라 전체 상장기업의 접대비 총액은 기업 매출 총액의 0.06%. 그러나 같은 해 사립대의 업무추진비는 지출 총액 5조2천89억원 중 1백75억원으로 전체의 0.34%를 차지했다. 상장기업의 5.7배에 달하는 규모였다.
이밖에도 교지·교사 확보 등과 관련된 자산적 지출이 많은 것도 문제로 드러났다. 최근 5년간 지출총액 대비 자산적 지출은 13.2%(96년)에서 10.1%(2000년) 에 달했다. ◇ 이월·적립금= 우리나라 사립대들이 보유한 누적 이월·적립금은 2000년 현재 총 3조7천8백78억원. 이중 법인 몫이 7천65억원이고, 학교는 3조8백18억원이다. 법인 및 대학의 이월·적립금은 지난 5년동안 1조8천7백77억원이 증가했다. 법인과 학교를 통틀어 매년 쌓아온 이월적립금의 누적규모가 가장 많은 대학은 총 4천7백25억원을 모은 이화여대로, 지난해에 이어 단연 선두를 지키고 있으며 연세대(2천3백15억원), 경희대(2천2백10억원) 순이다. <표2 참고>
한편 2000년의 경우 지출 총액에서 이월·적립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높은 대학은 동덕여대. 동덕여대는 지출 총액의 45.3%를 이월·적립금으로 남겼으며 한림대(39.6%), 홍익대(39.2%) 등도 40%가까이 남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3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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