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개동 검사하니 강의실·식당 포함 44개동서 석면 검출

서상기 “대학 측 주먹구구식 땜질 보수하며 늑장대처”

[한국대학신문 민현희 기자] 서울대 관악캠퍼스 상당수 건물에서 폐암의 원인이 되는 1급 발암물질 석면에 검출됐지만 대학 측은 예산부족 등을 이유로 늑장대처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8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서상기 의원(새누리당)이 서울대에서 제출받은 ‘석면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이 대학이 지난 2010년 3월 30일부터 4월 13일까지 관악캠퍼스 45개 동의 건물을 대상으로 석면노출 등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결과 무려 44개 동에서 석면이 검출됐다.

조사대상이 된 45개 동은 법학관, 자연과학관, 약학관, 자연대 강의연구동, 공학관, 풍동실험동, 경영관, 학생회관, 학생문예관, 복지관, 환경대학원, 중앙전산원, 유전공학연구소, 창업보육센터, 자하연식당, 수리과학연구동, 국제대학원 등이었다. 이 가운데 석면이 검출되지 않은 건물은 복지관뿐이었다.

특히 석면 검출 건물 중에는 학생들이 주로 이용하는 강의실과 식당이 대거 포함됐는데 학생회관의 경우 천장재에서 백석면 3~5%, 화장실 칸막이에서 백석면 7%가 검출됐다. 또 자하연식당 천장텍스와 화장실 칸막이에서도 백석면이 검출됐고 학생문예관에서는 백석면과 함께 갈석면도 검출됐다.

석면은 싸고 단열 효과가 좋아 건축자재로 인기가 높았으나 지난 2009년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1급 발암물질로 지정되면서 사용이 금지됐다. 특히 백석면을 1% 이상 함유한 혼합물질은 취급제한 물질이어서 건축자재로 사용할 수 없다.

이처럼 석면의 위험성이 큼에도 서울대 측은 수리 수요가 생겼을 때 석면 부분을 교환하는 정도의 주먹구구식 땜질 보수만 하고 있다는 게 서 의원의 주장이다.

그는 “서울대는 20년 이상 된 노후건물이 전체건물 373개 동 중 31.1%인 169개 동에 달해 학생들이 석면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대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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