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대비 최고 67.3% 감소 … 中 학생 영미권 선호 탓
대학들 유학생 유치에 팔 걷어 … “정부도 함께 노력해야”
[한국대학신문 민현희 기자] 지방대들의 외국인 유학생 유치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국내 유학생의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 학생들이 영미권 대학으로의 유학을 선호하면서 우리나라의 인기가 시들해진 탓이다.
지방대 관계자들은 “유학생 유치 활성화를 위해서는 새로운 국가 개척, 특화 교육 프로그램 개발 등 대학들의 끊임없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며 “유학생 유치는 지방대의 생존은 물론 지역 경제 활성화, 국가 경쟁력과도 긴밀한 연관이 있는 만큼 정부도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 ‘유학생 감소’ 지방대부터 타격 = 본지가 6일 대학정보공시 사이트인 대학알리미를 통해 수도권 주요 대학과 2011년 기준 유학생 200명 이상인 지방대의 ‘외국인 유학생 현황’을 조사한 결과 유학생 수 감소는 수도권 대학보다는 지방대에서 두드러졌다.<표 참조> 중국 유학생 감소로 인한 영향이 지방대부터 강타한 것이다.
▽[표]대학별 외국인 학생 현황 (출처: 대학알리미, 캠퍼스가 있는 경우 본교를 기준으로 함)
구분
대학
2013년(명)
2012년(명)
2011년(명)
2011년 대비 2013년 증감(%)
수도권
건국대
1759
2000
1918
-8.3
경희대
2738
3045
2583
6
고려대
2048
1799
1704
20.2
동국대
1254
1262
1156
8.5
서강대
1004
905
832
20.7
서울대
1667
1492
1598
4.3
성균관대
2742
2083
1613
70
연세대
3585
3450
3193
12.3
중앙대
975
1066
976
-0.1
한국외대
1199
1132
815
47.1
한양대
1956
1549
1560
25.4
비수도권
강원대
380
381
312
21.8
건양대
197
266
462
-57.4
경동대
71
125
217
-67.3
경북대
821
867
920
-10.8
경상대
247
230
229
7.9
경성대
323
308
327
-1.2
계명대
950
955
990
-4
공주대
429
612
721
-40.5
대구가톨릭대
365
369
373
-2.1
대구대
399
498
699
-42.9
대전대
186
227
203
-8.4
동명대
281
320
392
-28.3
동서대
440
425
506
-13
동아대
271
269
307
-11.7
동의대
263
346
426
-38.3
목포대
368
470
488
-24.6
배재대
606
710
894
-32.2
부경대
645
745
656
-1.7
부산대
724
708
675
7.3
부산외대
294
331
514
-42.8
선문대
907
913
1063
-14.7
세명대
196
245
305
-35.7
세한대
251
264
417
-39.8
순천향대
440
573
617
-28.7
신라대
475
449
471
0.8
영남대
706
769
838
-15.8
우석대
440
618
842
-47.7
우송대
940
677
400
135
원광대
178
232
287
-38
전남대
678
712
779
-13
전북대
530
721
772
-31.3
전주대
360
379
467
-22.9
제주대
458
413
318
44
조선대
225
191
220
2.3
청운대
197
292
336
-41.4
청주대
718
1030
1246
-42.4
충남대
557
609
839
-33.6
충북대
545
정보 없음
404
34.9
한남대
214
198
228
-6.1
한림대
367
504
524
-30
한밭대
225
255
287
-21.6
한서대
366
446
498
-26.5
호남대
388
513
790
-50.9
호서대
268
388
372
-28
실제로 수도권 주요 대학의 경우 최근 3년간 유학생 수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건국대·경희대·동국대·서울대·중앙대 등은 유학생 수에 큰 변동이 없었고 고려대·서강대·성균관대·한국외대·한양대 등은 매년 유학생 수가 증가했다.
특히 성균관대는 외국인 유학생이 2011년 1613명에서 지난해 2083명, 올해 2742명으로 3년 사이 무려 70% 늘었다. 한국외대도 유학생 수가 2011년 815명에서 올해는 1199명으로 47.1% 증가했다. 한양대(25.4%), 서강대(20.7%), 고려대(20.2%)의 유학생 수도 같은 기간 20% 이상 늘었다.
반면 지방대의 경우 강원대·우송대·제주대·충북대를 제외한 대부분의 대학이 외국인 유학생 수가 비슷하거나 감소했다. 특히 유학생 수 감소는 사립대에서 두드러졌는데 경동대는 2011년 217명에서 지난해 125명, 올해 71명으로 3년 사이 67.3% 줄어 조사 대상 대학 가운데 감소폭이 가장 컸다.
또 건양대와 호남대는 올해 유학생 수가 2011년 대비 절반 이상 줄었다. 우석대(-47.7%), 대구대(-42.9%), 부산외대(-42.8%), 청주대(-42.4%), 청운대(-41.4%), 공주대(-40.5%), 세한대(-39.8%), 동의대(-38.3%), 원광대(-38%), 세명대(-35.7%), 충남대(-33.6%), 배재대(-32.2%), 전북대(-31.3%), 한림대(-30%)의 유학생 수도 30% 이상 감소했다.
지방대들은 이처럼 유학생이 감소하고 있는 배경으로 중국의 경제 성장, 고교 졸업생 감소 등을 든다. 이관식 호남대 국제교류본부 교육지원실장은 “중국 경제가 성장하면서 학생들의 관심이 우리나라가 아닌 영미권으로 바뀌고 있다”며 “중국 대학들의 정원은 늘어난 반면 고교 졸업생은 감소하고 있는 것도 중국 학생들의 국내 유입이 줄어들고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유학생의 질을 관리하다보니 수가 감소한 대학들도 있다. 선문대가 대표적이다. 이 대학 국제교류처 노상근 교류협력팀장은 “선문대는 중국보다는 일본, 아프리카 등의 학생을 유치하는 데 힘써왔기 때문에 중국인 학생 감소로 인한 타격은 크게 없다”며 “다만 2011년부터 입학 자격 요건으로 한국어능력시험(TOPIK) 3급 이상을 요구하면서 유학생 수가 줄었다. 반면 TOPIK 4급 이상 학생 비율은 2011년 7.9%에서 올해 32%로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 “유학생 모셔라” 대학들 안간힘 = 우리나라를 찾는 중국 유학생 수가 점점 줄자 대학들은 보다 공격적으로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나서고 있다. 해외사무소 개소는 기본이고 최근에는 해외 고교에 ‘유학반’을 개설하는 대학도 늘고 있다. 우수한 학생을 직접 키워 데려오겠다는 것이다.
조선대는 올해 중국 월수고, 베트남 쑤언록고·엥고씨리엔고 등과 유학반 운영에 관한 협약을 체결했다. 유학반 학생들은 조선대에서 파견한 한국어 강사로부터 언어 교육을 받으며 교육 과정을 수료하면 장학금을 받고 유학을 오게 된다. 호남대 역시 중국 민판실험학교·임천실험고 등과 잇달아 협약을 체결하고 유학반을 운영하고 있다.
지자체가 대학과 손잡고 유학생 유치에 나선 경우도 있다. 대전시는 지난달 20~21일 건양대·대전대·배재대·우송대 등 지역 4개 대학과 함께 중국 우한에서 유학생 설명회를 개최했다. 설명회는 우한지역 고교 관계자, 한국어전공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열렸으며 대전시의 교육 인프라, 유학생 지원정책 등에 대한 설명이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김인홍 대전시 정무부시장은 “대전은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중심도시이자 정부기관들이 인접해 있는 행정도시”라며 “우한의 우수 인재들이 대전시와 보다 많은 교류를 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학들이 유학생 모셔오기에 공을 들이고 있는 가운데 대학 관계자와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유학생 유치 활성화를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유학생 유치 국가를 다양화하고 이들이 매력을 느낄 수 있을 만한 특화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태직 우송대 국제교류처장은 “유학생 유치를 활성화하려면 무엇보다 해당 대학만의 특화된 교육 프로그램을 갖추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우송대의 경우 100% 영어로 수업이 진행되는 솔브릿지국제대학 등 학과 특성화가 잘 돼 있는 게 유학생 유치에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학은 지난해 교육부의 외국인 유학생 유치·관리 역량 인증대학으로 선정됐고 최근 3년간 유학생 수가 135% 증가했다.
대학은 물론 정부도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경남지역 한 대학 보직교수는 “정부는 2020년까지 20만명의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현재로서는 실현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며 “유학생 유치는 개별 대학을 넘어 지역 경제, 국가 경쟁력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정부는 유학생의 양적 증가와 질적 제고를 동시에 이뤄낼 수 있도록 획기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