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이 학생과 직접 MOU를 맺고 파격 혜택에 특별 관리까지

[한국대학신문 이우희 기자] 대학총장이 직접 학생과 MOU를 맺는 '특별한' 장학 프로그램이 있다. 포스텍 PHDs는 노벨상을 받을 만한 박사(Ph.D)를 키워내고자 만든 것으로 포스텍의 의지를 담았다. 그동안 파격적인 혜택과 입학 후 특별관리까지 약속하는 포스텍 PHDs는 소수의 과학영재만 알 뿐 대중에게는 구체적인 내용이 잘 알려지지 않았다. 베일에 가려져 있던 PHDs 장학금을 해부한다.

▲ 2014학년도 PHDs 장학생으로 선발된 윤태호(한국영재 졸업)학생과 가족이 김용민 포스텍 총장과 MOU를 맺고 있다.(사진=포스텍 제공)

PHDs 수혜자는 대학총장이 직접 심사한다. 심사는 워낙 엄격해 마땅한 인물이 없다고 생각되면 아예 선발하지 않을 수도 있다.

포스텍 입학사정관실 관계자는 “단지 성적만 뛰어나다고 선발하는 것이 아니다”며 “장기적인 안목에서 세계적인 과학자로 키우겠다는 약속을 하는 만큼 기본적으로 학생의 인성을 비중있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는 “통상 과학영재학교의 효시인 한국과학영재학교에서 주로 1~2명이 선발되며 대부분 교내 톱5 안에 드는 학생들”이라며 “올해는 한국과학영재학교 수석 졸업생이 선발돼 입학을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PHDs는 포스텍이 특별 관리해 정말 노벨상을 받을 만한 박사(Ph.D)를 만들자는 의지로 고안한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PHDs는 Ph.D의 복수가 아니라 ‘헌신적인 학생을 위한 프로그램(Program for Highly Dedicated Students)’의 약자다. 2012학년 처음 입학한 PHDs 1기생은 현재 포스텍 3학년에 재학중이다.

전액 장학금은 물론 노벨상 수상자급 석학과의 멘토링 연결 등 유·무형의 혜택을 망라한다. 입학사정관실 관계자는 “요새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이 현저히 줄었기 때문에 장학금 만으로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은 별 의미가 없어졌다”며 “PHDs는 장학금 보다는 학생 하나 하나에 초점을 맞추어 세심하게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PHDs의 혜택은 입학 전부터 시작된다. 선정된 학생은 입학전 포스텍의 국가과학자 등 석학 교수에게 R&E(Research&Education) 지도를 받을 수 있다. 원하는 경우 포스텍의 계절학기 수강이 가능하고 수강 과목은 입학시 학점으로 인정된다.

합격 후 입학 전에는 겨울방학 해외 어학연수를 지원한다. 입학전형실 관계자는 “2014학년도 PHDs 수혜자인 윤태호 학생은 현재 미국 UC데이비스로 어학연수를 가 있다”며 “그 곳에는 포스텍 출신 교수님이 계시기 때문에 적응에도 적잖은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학부 등록금은 전액 지원된다. 기숙사비 역시 8학기 전액 무료다. 학부 졸업 후 대학원에 진학할시 대학원 장학금도 지급된다. 학비와는 별도로 생활 보조비를 매달 30만원 씩 8학기 동안 지원한다.

학부 재학시에는 한 차례 단기 해외유학을 다녀올수 있는 기회도 주어진다. 유학 시에는 포스텍 출신 교수와 선배의 인맥을 활용해 노벨상 수상자급 해외 석학과의 멘토링 기회도 제공한다. 포스텍 내에서도 PHDs 학생에겐 자신의 연구와 관심에 부합하는 개인지도 교수를 연결시켜 준다.

혜택은 또 있다. 포스텍 학생들이 최고의 영예로 생각하는 ‘포스텍 아너 소사이어티(POSTECH Honour Society)’ 회원으로 선발된다. 포스텍 관계자는 “아너소사이어티는 공부는 물론 인성까지 선배들의 철저함 검증을 통과해야만 정식 회원이 될 수 있으며, 때문에 멤버는 학년 당 10여 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졸업 후 교수 임용 우대 조항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 관계자는 “일부 이공계특성화대학에서 교수임용을 보장하는 형식의 장학금을 운영하기도 하는데, 이는 현실적으로 지키기 어려운 약속일 뿐 아니라 교육적인 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포스텍 역시 도입을 검토했지만 자기 발전 욕구와 연구 의지를 꺾는 등 학생에게 미칠 부정적인 영향이 너무 커 도입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사실 우수한 학생들에게 문제는 교수가 되는 것 자체가 아니라, SCI급 학술지에 척척 논문을 써 내는 실력있는 학자로 커 나갈 수 있느냐 하는 점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