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45회를 맞은 '대한민국학술원상' 수상자로 인문·사회과학부문 조동일 서울대 교수(한국고전문학)와 자연과학부문 김신홍 일본 쓰쿠바대 교수 등 5명이 선정됐다.

조동일 서울대 교수는 『중세문학의 재인식』3부작의 저술로, 자연과학부문의 김신홍 일본 쓰쿠바대 교수(물리학), 조의환 한국과학기술원 교수(고분자화학), 강석호 서울대 교수(산업공학), 강현삼서울대 교수(유전학)는 각각 「1.8 TeV의 양자·반양자 충돌실험에서의 +Bc 중간자 관측연구」, 「유연한 주쇄로 된 측쇄 액정고분자에 대한 +연구」,「분산 동시 설계기술:인터넷을 이용한 3차원 설계데이터의 동적 브라우징 연구」, 「효모의 전분 분해효소인 STA1 유전자의 포도당 전사억제 기작에 관한 연구」로 학술업적을 인정 받았다.

이중 인문·사회과학부문의 유일한 수상자인 조동일 교수를 만나보았다.

조 교수는 『한국문학통사』, 『중세문학의 재인식』,『한국문학과 +세계문학』등 수많은 저서를 통해 30여년 동안 학국 문학 발전을 선도해 왔다.

◆ 조동일 교수 인터뷰

"고맙다는 말밖에 뭐 할말이 있나" 수상 소감을 묻는 말에 간단히 대답하는 조동일 교수(www.chodongil.pe.kr). '좀더 감상적인 소감은 나오지 않는 걸까' 바라보는 눈에 곧 "학문적 업적만을 엄정히 평가한 학술원상을 수상한 것은 학자로서 가장 큰 명예"라고 잇는다.

이번 학술원상 수상 저서인 『중세문학의 재인식』3부작은, 구비문학을 주체로 기록문학을 새롭게 해명하고, 고전문학을 주체로 연구한 성과를 +확장해 고전문학이 현대문학으로 계승·발전돼 온 과정을 밝히고, +한국문학 이론 정립의 성과를 세계문학으로 적용, 보편적 의의를 확대한 그간의 학문적 역정을 포괄하는 역작이다.

조 교수의 연구는 구비문학에서부터 현대문학, 한국문학에서 세계문학까지, 문학사 전반을 아우르는 방대한 작업이었다. 하지만 +'연구는 혼자, 직접'이라는 생각으로 모든 텍스트를 읽고, 평가했다.

이런 그의 저서를 두고 북한의 한 교수는 "조 교수의 저서들은 공동 연구한 것을 조 교수 한 사람의 이름으로 낸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하기도 했다고.

조 교수는 또 최근에 『이 땅에서 학문하기』라는 저서를 통해 인문학의 위기를 극복해낼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번 학술원상도 +인문·사회학부문 수상자가 혼자 것이 못내 아쉽다.

"연구자들을 먹고 살게만 해주면 인문학은 자연히 발전하게 돼 있어요. +연구교수를 만들어 강의 부담없이 자유롭게 연구할 수 있게 해주고, 학술원 같은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정기적인 공개평가를 통해 책임있는 연구를 지속할 수 있도록 하는 거지"

국가기관을 세워 인문학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발상은 오히려 인문학을 망치는 길이라고 주장한다.

앞으로 조 교수는 『세계문학사의 이해』를 마무리 하고, 『한국문학통사』4판을 쓸 예정이다. 『학문에 바친 나날 되돌아보며』라는 회고록도 구상하고 있다.

"재미는 있지만 워낙 품이 많이 드는 일이라 힘들어서……. 어거지로 하면안되게 돼 있지요. 질이 떨어지면 불량품이 되고, 불량품은 사회를 혼탁하게 만들거든"

환갑을 넘겼지만, 아직도 학자 조동일 앞에는 연구거리들이 널려있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