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최성욱 기자] 지난해 수도권의 한 사립대를 졸업한 C씨(27, 여)는 자신이 취업을 안하는 건지, 못하는 건지 아리송할 때가 많다고 한다. 눈높이를 낮춰 중소기업에 지원하자니 마지막 기회(?)를 스스로 포기하는 것 같았단다. 그래서 계속 대기업의 문을 두드려 왔지만 어느새 서류전형 통과가 목표가 돼 버렸다. 졸업 2년차가 된 올해는 뽑아주기만 하면 어디든 가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C씨는 취업을 안하는 걸까, 못하는 걸까. 과연 중소기업은 C씨에게 ‘하향지원’일까.

최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20대 백수가 2008년과 비교해 무려 32만5000여명이나 늘었다. 이들을 위한 일자리도 2011년에 비해 8만여 개가 사라졌다.

전문가들은 과학기술이 발달할수록 직원 1인당 담당하는 업무효율이 늘기 때문에 ‘고용없는 성장’은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경기도 안 좋은데 신입사원 일자리를 더 늘려달라는 요구가 기업체 입장에선 ‘마른걸레 짜기’로 느껴지는 이유다.

취업준비생들은 면접에 대비해 성형수술까지 감행하고 있는 실정이고, 전국 200여 개 4년제 대학은 매년 학생들 취업에 막대한 등록금을 쏟아붓고 있다. 한해 수백만명의 20대 청춘들이 ‘입사’를 목표로 자신의 신체까지 갈아끼워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지만, 정부는 스스로 직업을 만들어내는 것(창업) 외엔 딱히 해법이 없다고 말한다. 학생들로서도 대학들로서도 다함께 마른걸레를 짜내고 있다.

해가 갈수록 사라질 기업체 일자리만 쳐다보고 있는 사이 20대 청춘들은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치르면서도 여전히 일자리를 찾지 못한채 서성이고 있다. 일자리는 이미 부족하고 감소세는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기업체 입사를 목표로 ‘취업역량개발 전쟁’을 벌이는 게 현명한 걸까.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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