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의원실·사교육걱정없는세상 ‘2014학년도 대입논술’ 공동 분석

▲ 박홍근 의원실과 사교육걱정없는세상 회원들은 13일 오후 서강대 교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본고사형 논술고사 등 수도권 주요 대학들이 앞장서서 논술전형을 왜곡하고 있어 명확한 기준과 규제 방안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사진제공: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사걱세 13일 서강대 기자회견 “선행학습·사교육 내몰 우려”
서강대 본고사형 100%·대학과정 출제율 75.0% “의지있나”

[한국대학신문 최성욱 기자] 최근 치러진 2014학년도 대학입시 논술고사에서 서울권 대학들이 여전히 ‘본고사형’을 고집하고 있는 사실이 드러났다. 선행학습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대학과정 출제’ 비율도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박홍근 민주당 국회의원실과 학부모교육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지난 1월 20일부터 40일간 서울권 13개 대학의 ‘2014학년도 수시모집 자연계열 대입논술고사’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박홍근 의원실 등에 따르면, 조사대상 대학들이 수시모집 논술고사에서 출제한 총 215문제 중 ‘본고사형’ 출제비율은 평균 92.1%로 지난해(89%)보다 3.1%p 높아졌다. 서강대·건국대·한양대·중앙대·서울시립대·이화여대가 모든 논술문제(100%)를 본고사형으로 출제했고, 성균관대(96.3%)·경희대(94.4%)·홍익대(92.9%)·고려대(92.3%)도 본고사형 논술문제를 90% 이상 출제했다.

특히 서강대는 수학에서만 16문제를 출제했는데 모든 문제를 본고사형으로 낸데다 이중 12문제(75%)가 대학과정을 배워야 풀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과정 출제 비율은 조사대상 대학이 20.9%(45문제)로 지난해 37.4%보다 개선됐지만, 서강대(75.0%)의 경우 지난해(50.0%)보다 오히려 더 높은 비율을 보였다.

‘본고사형’ 논술은 최대값, 실수값처럼 정해진 특정 값을 구하는 형태의 논술시험이다. 이 유형은 문제풀이와 함께 정답을 요구하기 때문에 창의적 사고력을 요구하는 논술고사의 취지를 벗어난 것이란 비판을 받아왔다. 또 대입시험에서 대학에서 배울 내용을 미리 출제한 데 대해서도 선행학습과 사교육을 조장한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박홍근 의원과 사걱세 회원들은 이날 오후 서강대 교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본고사 유형의 문제는 학생의 사고력과 문제해결력을 측정하려는 논술 전형의 취지를 전혀 살리지 못하는 형태”라며 “수도권 주요 대학들이 앞장서서 논술전형을 왜곡하고 있어 대입논술고사에 대한 명확한 기준과 함께 이들 대학을 강력히 규제할 방안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교육부는 이르면 오는 9월부터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안(제9조)’을 시행한다. 이 특별법에 따르면 2015학년도 대입부터 대학들은 논술고사에서 입학 단계 이전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나서 출제할 수 없게 된다. 규정을 위반할 경우 해당대학과 담당자는 △정부재정지원 삭감·중단 △학생 정원·학과 감축 △학생모집 정지 △인사상 불이익 등 중징계를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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