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제라도 학문별로 다각적인 접근 가능해 흥미”

교수-학생 간 친밀감 형성 어려워 간소화하는 대학도

▲ 한 개의 강의를 여러 분야의 교수가 담당하는 ‘팀티칭’ 강의가 많은 대학들로 확산되고 있다. 배재대의 팀티칭 강의인 ‘숲힐링캠프’ 수강 학생들이 직접 숲을 찾아 서병기 원예조경학부 교수로부터 나무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 제공=배재대)
[한국대학신문 민현희 기자] 여러 분야의 교수가 돌아가며 진행하는 팀티칭 강의가 학생들의 호응을 얻으며 많은 대학들로 확산되고 있다. 한 개의 강의라도 주별 수업 주제마다 가장 정통한 교수가 수업을 맡음으로써 학생들에게 보다 질 높은 교육, 융·복합 교육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3일 대학가에 따르면 배재대는 이번 학기 ‘환경보존과 미래’ ‘미학과 예술세계’ ‘숲힐링캠프’ ‘술의 두 얼굴’ ‘국제화와 진로설계’ ‘신문으로 세상읽기’ 등 모두 6개의 팀티칭 강의를 개설했다. 이들 강의는 2학점의 교양선택 과목으로 각 과목마다 100명씩의 학생이 수강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 가운데 ‘환경보존과 미래’는 오인혜 생물의약학과 교수를 대표 담당교수로 제약공학과, 일본학과, 간호학과, 복지신학과, 전자공학과, 실용음악과, 미술디자인학부, 여가서비스경영학과, 컴퓨터수학과, 건설환경철도공학과, 유아교육과 등 12개 학과 교수가 강의에 참여한다. 교수들은 오늘날의 환경문제와 이에 따른 미래 전망 등을 자신의 전공과 연계해 학생들에게 강의한다.

‘미학과 예술세계’도 서정욱 심리철학상담학과 교수를 대표 담당교수로 연극영화학과, 사진영상디자인학과, 미술디자인학과, 실용음악과, 건축학부 등의 교수가 함께 강의에 나서고 있다. 미학 이론부터 연극영화·사진·조각·음악·건축 등에서 발견할 수 있는 아름다움에 관해 강의한다. ‘숲힐링캠프’는 서병기 원예조경학부 교수를 대표 담당교수로 자연을 활용한 놀이, 자연 치유, 산림 정책 등에 관한 강의를 제공한다.

팀티칭 강의와 관련, 학생들은 매주 주제에 맞는 전문 분야 교수들에게 강의를 들을 수 있어 좋다는 반응이다. ‘환경보존과 미래’를 수강하고 있는 김수경씨(영어영문 4)는 “매주 다른 분야의 교수님으로부터 강의를 들으니 흥미진진하다. 큰 주제는 ‘환경’ 한 가지인데 학분 분야별로 다르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 재미있다”며 “팀티칭 강의가 계속해서 확대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 대학 이기면 교무처장은 “각 전공별로 융·복합을 시도해 다양하고 유용한 팀티칭 강좌를 운영하고 있다”며 “학생들의 반응이 좋은 만큼 교수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고 싶은 강의’ ‘듣고 싶은 강의’를 공모해 다음 학기에 개설하는 등 융·복합 팀티칭 강의를 늘려나가겠다”고 밝혔다.

건양대는 이번 학기 2학점의 교양과목인 ‘논산학’, 의료공간디자인학과 전공과목인 ‘의료공간디자인개론’을 팀티칭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 중 ‘의료공간다지인개론’은 김영애 교수 등 의료공간디자인학과 소속 교수 9명이 강의에 참여한다. 이들은 고령화 사회에 대비한 의료공간디자인, 디자인 트렌드, 치유공간디자인, 환경과 건강건축, 친환경디자인 등 각자의 세부 전공에 따른 강의를 제공하고 있다.

‘논산학’의 경우 김문준 교양학부 교수를 대표 담당교수로 국방경찰행정학부, 호텔관광학부, 디지털콘텐츠학과 등의 교수가 강의를 담당하며 논산 사람과 문화의 특징, 한국 지성사와 논산의 위상, 논산과 한국문학, 한국의 축제 문화와 논산의 관광산업 등 전공과 연계해 논산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팀티칭은 여러 교수가 분야별로 다채로운 강의를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는 대신 교수-학생 간 지속적인 만남을 통한 친밀감 형성에는 어려움이 생길 수 있어 팀티칭 방식을 다소 간소화한 대학도 있다.

송원대는 지난 학기까지 2학점의 교양필수 교과목 ‘자조(SELF-HELP)론’을 5명의 교수가 팀티칭하는 방식으로 운영했으나 이번 학기부터는 한 명의 교수가 전담하고 학기 중 한 차례 최수태 총장이 특강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자조론’은 학생들의 자아탐색, 인생관 설정 등을 돕기 위한 과목으로 이번 학기에는 총 10개의 분반이 개설됐으며 수업의 효과를 제고하기 위해 각 분반 당 학생 수는 40명 이하로 제한했다.

이 대학 김영교 교무처장은 “‘자조론’은 소규모 강의로 학생들이 담당 교수와의 정기적인 만남과 친밀감을 바탕으로 내적 발전을 이뤄갈 수 있도록 돕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며 “교육 효과를 극대화하고자 한 명의 전담 교수를 두고 총장께서 한 차례 특강을 하는 방식으로 팀티칭을 간소화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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