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도입, 교내 곳곳 누비는 무료버스 3년째 ‘인기몰이’

▲ 산자락에 자리한 가천대 글로벌캠퍼스에는 가파른 언덕이 많다. 2011년 이길여 총장은 언덕을 오르내리는 학생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ECO순환버스’(딱정벌레버스)를 도입했다. 15일 오전, 정문에서 버스를 잡아탄 학생들은 시원한 봄바람을 맞으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눴다. 마치 놀이동산에 온 듯하다.<사진: 한국대학신문 최성욱 기자>

[한국대학신문 최성욱 기자] 가천대 캠퍼스 구석구석을 누비는 무료 셔틀 ‘ECO순환버스’가 학생들로부터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15일 가천대 글로벌캠퍼스(경기 성남)에서 만난 학생들은 수업에 늦지 않으려고 정문에서부터 줄지어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배차시간은 5분. 이 버스는 분당선 가천대역 출입구와 맞닿아있는 정문에서 출발해 기술관-아름관-세종관 등 총 1.75킬로미터에 달하는 오르막 구간을 오른다. 캠퍼스의 맨 꼭대기에 자리한 기숙사에 학생들을 모두 내려주면, 다시 같은 구간의 내리막길을 타고 정문으로 내려온다. 하루 평균 1000여 명의 학생들이 이 버스를 이용한다.  

18인승의 아담한 이 버스를 학생들은 ‘딱정벌레버스’라고 부른다. 울긋불긋한 생김새가 딱정벌레처럼 생겨서 학생들이 붙여준 별명이다. 학생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려고 제작된 이 디자인은 이길여 총장이 미국 시애틀의 스페이스 니들 타워(Space Needle Tower)를 방문했을 때 탔던 엘리베이터 디자인과 흡사하다. 실제로 이 총장은 디자인 작업을 직접 진두지휘할 정도로 버스에 공을 들였다.

지난 2011년, 가천대는 언덕길을 넘어 강의실을 오가야하는 학생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이 버스를 도입했다. 전기충전식이라 매연이나 배기가스가 전혀 배출되지 않는다. 가정용 220V 코드에 꽂아 한 번 충전하면 왕복 3.5킬로미터(소요시간 15분) 구간을 최대 15번까지 돌 수 있을 정도로 에너지 효율이 높은 편이다.

가천대는 딱정벌레 버스 4대를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오전 8시 40분이 첫차, 오후 5시 30분이 막차다. 학생들이 많이 몰리는 오전엔 배차시간을 5분으로 당기고, 비교적 한산한 오후엔 8분마다 한 대씩 운행한다. 점심시간(12시~1시)에는 운행하지 않는다. 이런 식으로 딱정벌레버스는 캠퍼스를 하루에 63회나 돈다. 학생·교직원은 물론이고, 방문객들도 줄만 서면 이 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딱정벌레 버스가 학생들로부터 관심을 끌자 재작년, 가천대는 주차게이트를 딱정벌레 디자인으로 모두 바꿨다. 기존의 딱딱한 주차게이트가 알록달록한 버스디자인과 결합하면서 만화적 상상력을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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