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한달 … 스승의날 반납 '강력한 교육혁신' 촉구

[한국대학신문 손현경 기자] 세월호 참사 한 달 만에 대학교수들이 자성의 목소리를 내는 한편 강력한 교육혁신을 촉구하고 나섰다. 

16일 대학가에 따르면 경희대·연세대·성균관대 교수들이 스승의 날을 반납하고 성명서와 선언문을 통해 세월호 참사에 대한 교수로서의 자기성찰과 함께 정부의 책임 인식과 철저한 조사, 대학교육 혁신 등을 주장했다.  

서울대 교수협의회도 입장 발표를 논의하고 있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대학교수들의 성찰 목소리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정재 서울대 교수협의회장은 “기초 교육을 강화해 이번 참사를 잊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정부 당국은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 뜬소문의 확산을 막야야 한다는 점도 지적하고자 한다”며 “이번 사고를 계기로 산업화 과정에서 쌓인 모순을 청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성균관대 문과대 휴머니스트 교수회의 운영위원회는 ‘우리는 스승이 아니었다’라는 제목의 선언문을 통해 하루 먼저 발표된 연세대 교수의 성명서에 대한 지지의사를 표시했다. 

교수들은 “인문학자로서의 소임을 망각하고 맹목적 자기 이익만을 추구하는 이기적 전문인에 불과했던 자신을 반성하며 인간애를 실천하는 인문적 운동에 적극 참여한다”며 “이를 기회로 대학교수들을 비롯한 사회지도층의 자기반성과 공적 책임의식에 대한 각성이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같은날 오후에는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와 전국교수노동조합,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교수들이 ‘교수단체 긴급 공동토론회’를 열고 세월호 참사의 근본원인과 성찰적 대안을 논의했다.

앞서 언론과 사회각층에서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대학과 학계가 먼저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있어왔다. 대학 관계자들은 뒤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교수들의 이러한 자성과 성찰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다수의 대학 관계자들은 “참사가 있은 지 한 달이나 지나서야 이런 모습을 보인 것은 아쉽다. 그러나 우리 사회 주축 지성인으로 뒤늦게라도 나서서 스스로 반성하고 교육전반과 사회에 변화를 촉구하는 모습을 보여 다행이다”며 지지를 보냈다.

서울지역의 한 대학 총장 역시 “대학교수든 교사든 스승이라면 당연히 먼저 생각하고 행동했어야 했다”며 “단순히 성명서를 발표하고 끝날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변화와 혁신이 필요 할 때”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교수들의 잇단 성명서 발표가 정치적 색깔을 입어서는 안 된다는 우려도 나왔다. 지방의 모 대학 총장은 “잇따른 선언문이 정치적으로 흐르면 안 된다”며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전국적인 추도 분위기가 결코 헛되지 않게 대학을 비롯한 모든 기관이 기초 교육 강화를 제도화·정착화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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