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행진’서 경희대생 3명 연행된 데 반발

“정부가 책임 해경에 떠넘겨” 대국민 담화문 비판도

[한국대학신문 송보배 기자]세월호 관련 집회에 참가한 대학생들이 연행된 것과 관련해 경희대 학생들이 경찰서를 항의방문했다.

경희대생 30여명은 19일 정문 앞에서 18일 발생한 세월호 참사 추모 집회인 ‘가만히 있으라’ 침묵행진에서 대학생 20여명이 연행된 것에 반발하는 성명서를 발표한 후 구로 경찰서를 항의 방문했다.

이들은 “아무 말도 없이 오로지 흰 국화 꽃 한 송이와 ‘가만히 있으라’는 문구가 적힌 종이를 들고 걸어갔을 뿐이다. 이러한 침묵행진이 정부와 경찰들에게는 세상 그 무엇보다도 무서운 위협이었는지 의문이 든다”며“부당한 연행이 자행되는 폭력과 야만의 시대에서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오전에 발표된 대통령 담화문을 겨냥한 듯 “오늘 오전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에 관한 대국민담화문을 발표하며 해경 해체를 선언했다. 세월호 참사 직후 언딘, 세모그룹에 책임을 전가해왔던 정부가 이번에는 해경으로 책임을 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신입생 최경호씨의 연행 과정에서 폭력적인 진압이 있었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폭력과 야만의 시대에서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습니다’는 대자보를 붙인 최휘엽(경희대 치외교학과 3) 씨는 “최경호씨가 경찰 다리 사이에서 폭력을 당하다가 주위 시민들의 만류로 벗어나려는 순간 연행이 됐다”고 말했다.

앞서 18일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기 위해 모인 ‘세월호 추모 청년모임’ 회원들과 시민 200여 명은 을지로에서 청계광장까지 침묵행진을 이어갔다. 참가자들이 청와대 방면으로 진입을 시도했고, 이 과정에서 침묵시위를 제안한 용혜인씨 등 20여명의 광화문광장에서 연행됐다.

한편 은평 경찰서를 방문한 15명의 경희대 학생들은 출입을 막는 경찰 관계자와 30분 이상 대치를 벌이다 입장하기도 했다. 변수민(정치외교학과 3) 씨는 “대표자 한 명만 면회를 하겠다는데도 관계자가 화만 내며 들여보내주지 않았다”며 경찰 관계자의 비협조적 태도에 울분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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